[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굿와이프’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굿와이프’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이런 법정 수사극을 기다려왔다.

박진감 넘치는 사건 전개와 섬세한 인물 묘사는 원작만큼 흥미로웠다. 검사 남편의 스캔들과 15년 만에 변호사로 발을 내딛게 된 주인공, 여기에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 등이 한 회안에 꽉 채워졌다. 11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전도연은 물론이고 유지태, 윤계상, 김서형 등 명품 배우들의 열연이 곁들어지며 1회부터 ‘웰메이드’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8일 방송된 tvN ‘굿와이프’(극본 한상운, 연출 이정효) 1회에서는 승승장구하던 검사 남편 이태준(유지태)이 스캔들과 부정부패 의혹으로 구속되고, 결혼 이후 일을 그만뒀던 아내 김혜경(전도연)이 가정의 생계를 위해 서중원(윤계상)의 로펌 소속 변호사로 복귀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오프닝부터 강렬했다. 이태준과 김혜경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기자회견장으로 향했다. 이태준이 “금품을 받거나 성상납을 받은 적 없다”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태준의 은밀한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은 이미 일파만파로 퍼졌다. 이태준은 수감됐고, 8개월 뒤 김혜경은 연수원 시절 동기였던 서중원의 로펌 자리에 취직했다. 연수원을 졸업한지 15년 만에 진짜 변호사가 됐다. 서중원의 누나 서명희(김서형)는 김혜경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서중원은 “천재라고 불렸다”며 그의 능력을 믿었다.

김혜경은 첫 사건으로 남편 살해 혐의로 기소된 한 여성의 변호를 맡게 됐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만큼 보석 허가를 받는 것이 그의 첫 임무. 담당 검사는 이태준을 들먹이며 김혜경을 방해했지만 진심어린 호소로 피고인은 보석 허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김혜경은 피고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 과정서 조사원 김단(나나)과 환상의 플레이로 피고인이 주장했던 범인의 도주로가 찍힌 CCTV 영상을 확보했다.

김혜경은 피고인의 무죄를 확신하고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게을렀던 경비원이 CCTV를 복사했고, 숨진 피해자의 몸에서 발견된 개의 털을 바탕으로 피해자의 내연녀에게서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이끌어냈다. 결국 검사 측에서는 피고인의 공소를 취소했고, 김혜경의 첫 사건은 승리로 마무리됐다.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가정주부로 살아가던 김혜경이 남편의 배신으로 충격을 받고, 변호사로 로펌에 입사에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긴박감 넘치고, 촘촘하게 그려졌다. ‘굿와이프’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미드 리메이크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날 베일을 벗은 ‘굿와이프’는 원작의 스토리에 충실했지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캐릭터들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2005년 ‘프라하의 연인’ 이후 11년 만에 드라마로 컴백한 전도연은 주부로 살다가 변호사로 첫 발을 내딛게 된 설렘과 어리숙함 그리고 날카로운 촉으로 시청자들이 김혜경 역에 완벽히 몰두할 수 있게 해줬다. 전도연의 ‘원맨쇼’라고 불려도 좋을 만큼 그는 맹활약을 펼쳤다. 유지태는 비리 검사로 파격적인 연기를 펼쳤고, 윤계상은 변호사 대표로서의 유연함과 강단 그리고 부드러움 등을 한 번에 뽐냈다. ‘굿와이프’를 통해 첫 연기에 도전하게 된 나나는 냉철한 모습부터 사투리 애교까지 다채로운 매력으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뽐냈다. 예상치 못했던 ‘연기돌’의 발견이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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