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1박2일’ 유일용, 유호진 PD / 사진제공=KBS
KBS2 ‘1박2일’ 유일용, 유호진 PD / 사진제공=KBS
유호진 PD가 밀고, 유일용 PD는 이끈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분다. 초대 나영석 PD의 뒤를 이어 ‘1박2일’을 이끌며 사랑받아온 유호진 PD가 유일용 PD에게 메인 프로듀서 자리를 내준 것.

유호진·유일용 PD는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1박2일’ 기자 티타임 자리에 참석해 일련의 소문들에 대한 사실과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앞서 유호진 PD는 건강상의 이유로 ‘1박2일’에서 한 달 간의 휴식기를 가졌고, 그 자리를 후배 유일용 PD가 메꿨다. 그 사이에 임시 PD였던 유일용 PD는 메인 프로듀서가 됐고, 시청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이에 대해 유호진 PD는 “프로그램을 2년 정도 진행하다 보니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도 나빠져 작년 말부터 회사에 칭얼댔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결정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내가 휴가를 가게 됐고, 그 사이에 정리가 됐다”라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PD 교체 소식에 대해 시청자들은 불편한 시선을 보냈다. 프로그램 특성상 방송에 자주 출연을 했던 친근한 얼굴의 PD가 낯선 사람으로 바뀌는 데에 대한 거부 반응과 더불어, 최근 유일용 PD가 진행했던 이화여대 편과 울릉도 편이 이전에 비해 재미가 덜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와 관련해 유호진 PD는 후임 유일용 PD에 “나 대신 독박을 썼다. 미안한 마음이다”라며 “유일용 PD는 서산 대농의 아들이다. 집에 소가 60마리나 있다. 어린 시절 만화책을 살 돈이 없어 우렁이를 잡아 팔았던 추억이 있더라. 농촌 시대, 대가족의 삶을 기억하는 사람이기에 프로그램에 더욱 디테일한 내용을 담을 것이라 믿는다”고 응원했다.

유호진 PD는 후임 결정이 결코 쉽게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유호진 PD는 “나도 오랜 기간 ‘1박2일’을 보고 배웠기 때문이 이끌 수 있었다. 그래서 낯선 사람보다는 ‘1박2일’에 참여했던 유일용 PD를 포함, 여러 리스트를 추천했었다. 그중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됐다. 유일용 본인은 당황했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유일용 PD는 “처음 기사를 접하고 많이 놀랐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워낙 ‘1박2일’이 오랜 시간에 거쳐 안정화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변화에 시청자분들이 불안하고 불편해하시는 것 같다”라며 “프로그램을 어떻게 바꾼다는 생각은 없다. 잘 하고 있는 멤버들·제작진들과 화합하려는 마음이 크다”라고 우려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유호진 PD는 현장에서 물러나지만, ‘1박2일’을 떠나지는 않는다. 그는 방송을 잘 이끌기 위한 회의와 편집 과정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유호진 PD는 “팀원으로 돌아가는 거다. 부담이 덜하니, 과감한 편집도 시도해보고 아이디어도 계산 없이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왜 ‘프로듀서’ 명칭을 다냐고 묻는다면,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1박2일’이 최근 일요 예능 시청률 1위를 탈환하며 다시금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장 안팎에서 고군분투할 ‘유유 콤비’의 협업이 ‘1박2일’에 기분 좋은 결과를 안길 수 있을까.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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