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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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tvN ‘디어 마이 프렌즈’가 치열하고 당당하게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고 있는 모든 황혼 청춘들을 위로하며, 행복한 엔딩을 선사했다.

‘디어 마이 프렌즈'(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찬)는 지난 2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가득 담긴 노희경 작가의 대본과 브라운관을 찢고 현실로 나온 듯한 연기자들의 명연기는 마지막회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날 방송은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가구 시청률 기준 평균 7.2%, 최고 9.5%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종회에서도 케이블과 종편을 통틀어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마지막회는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이어가는 황혼 청춘들의 모습이 깊은 감동을 안겼다. 간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장난희(고두심)는 삶에 대한 새로운 의지를 갖게 됐다. 그리고 딸 박완(고현정)을 찾아 서울까지 날아온 서연하(조인성)의 깊은 사랑을 인정하고 둘의 사이를 허락했다. 비행기 티겟을 내밀며 슬로베니아로 가서 연하와 지내라는 엄마의 말을 완강히 거부하던 박완도 딸의 행복을 바라는 엄마의 진심을 받아들이며 설레는 마음으로 연하에게 향했다.

조희자(김혜자)는 악화되는 치매 때문에 아들 유민호(이광수)의 만류에도 결국 요양병원을 가기로 결심했다. 문정아(나문희)와 이성재(주현), 오충남(윤여정)은 그런 희자를 안쓰럽게 지켜보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희자의 요양원행을 도왔다. 하지만 요양원에 들어간 희자는 “네가 말했던 것처럼 나도 죽더라도 길 위에 죽고 싶다”고 정아에게 말하고, 그 말은 들은 정아는 희자를 병원에서 데리고 나온다. 그리고 이영원(박원숙), 김석균(신구)을 포함해 난희, 충남, 성재, 희자, 정아, 쌍분까지 모두 함께 번개 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닌 지금 현재 생생히 살아있는 자신들의 존재를 마음껏 느끼게 된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방송 전,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 연령대 시청자들의 폭넓은 지지로 tvN 드라마의 새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최종 15, 16회에서는 평균 8%와 최고 11%를 넘는 시청률 수식 상승을 이뤄내며, 놀라운 뒷심을 발휘했다.

시청률 수치를 넘어선 작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열광은 그 어떤 작품보다 돋보였다.

숱한 작품을 통해 입증된 노희경 작가의 필력은 ‘디어 마이 프렌즈’를 통해 더욱 완성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우리 모두는 시한부다.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겐 가장 젊은 한 때다”, “세상에서 제일 큰 죄는 지 죄를 모르는 거다. 모르고 진 죄는 셀 수가 없잖아” 등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명대사 퍼레이드가 시청자들의 폐부를 찔렀다. ‘꼰대’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고 상쾌하게 그려내면서도 그 속에 담긴 깊은 메시지를 놓치지 않은 홍종찬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도 돋보였다.

무엇보다 돋보인 것은 연기 구멍을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었던 모든 배우들의 열연이었다. 평균 연기 경력 50년이 넘는 ‘시니어벤져스’ 군단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캐릭터의 핵심을 극대화하면서도 현실을 그대로 옮긴 듯한 명품 연기는 그들이 왜 ‘연기의 신’이라 불리는지를 증명했다. 대선배들과의 어울림 속에서도 감정의 결을 놓치지 않은 고현정의 연기력도 압도적이었다. 여기에 특별 출연임에도 극의 흐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조인성, 이광수, 성동일, 장현성, 다니엘 헤니 등의 존재감도 돋보였다.

늙고 병들어 죽음에 이르는 노년의 묵직한 이야기를 다뤘던 ‘디어 마이 프렌즈’는 방영 기간 내내 많은 웃음과 울음을 선사했지만, 마지막 회에선 저마다의 행복을 위해 힘써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따뜻함을 안겼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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