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개그우먼 조승희, 정경미, 김경아 / 사진=김형기 PD
개그우먼 조승희, 정경미, 김경아 / 사진=김형기 PD
“‘번개맨’ ‘뽀로로’ 지겨우시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엄마들을 위한 공연 ‘투맘쇼’!”

국내 첫 개그 축제 ‘홍대 코미디위크’가 ‘투맘쇼’로 화려하게 막을 열었다. ‘투맘쇼’를 준비한 개그계 대표 ‘육아맘’ 정경미와 김경아는 90분 동안 160여 명의 ‘맘’들에게 웃음과 공감, 감동까지 안기며 최고의 하루를 선물했다.

앞서 정경미와 김경아는 ‘엄마 마음은 엄마가 가장 잘 안다’는 콘셉트로 코미디 토크 콘서트 ‘투맘쇼’를 직접 기획했다. ‘투맘쇼’라는 이름에는 ‘두 명의 엄마(Two Mom)가 엄마들에게(To Mom) 전한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1일 오전 11시, 서울 홍대에 위치한 윤형빈 소극장은 ‘투맘쇼’를 보기 위해 모여든 아이 엄마들로 북적였다. 코미디 부흥을 위해 야심차게 열린 ‘홍대 코미디위크’의 첫 무대인 만큼 출연자들과 관객들 모두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객석을 꽉 채운 엄마들은 시작 전부터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먼저 등장한 개그우먼 조승희의 입담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복면가왕’ 패러디 무대와 함께 등장한 정경미와 김경아는 “요즘 엄마들이 볼 수 있는 공연이 별로 없는 것 같더라. 엄마들을 위해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난 뒤인 오전 11시로 공연 시간을 잡았다. 무대 한 켠에 수유실도 마련했으니 편하게 즐겨 달라”는 인사로 엄마들을 위한 공연임을 강조하며 본격 무대의 시작을 알렸다.

‘투맘쇼’ 개그우먼들과 무대를 빛낸 ‘맘’들 / 사진=김형기 PD
‘투맘쇼’ 개그우먼들과 무대를 빛낸 ‘맘’들 / 사진=김형기 PD
‘투맘쇼’는 관객들과 함께하는 코너를 통해 엄마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관객들과 토크쇼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고충과 스트레스를 나누는가 하면 엄마들만 아는 신조어를 소재로 한 콩트와 임신 및 육아 관련 퀴즈 등 현실적이면서도 공감 가는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정경미와 김경아는 억척스러운 아줌마 콘셉트로 등장, 실제 남편에게 들은 말이라며 임신 중 겪었던 일화부터 19금 이야기까지 방송을 통해서는 볼 수 없던 거침없는 입담으로 관객들을 쉴 틈 없이 웃겼다. 정경미는 임신 중 남편 윤형빈을 격투기 대회에 내보낸 사연 등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로 폭소를 유발했다.

유아 프로그램인 ‘꼬마버스 타요’ ‘뽀롱뽀롱 뽀로로’에 등장하는 캐릭터 이름 맞히기, 주제곡 가사 맞히기 등의 게임이 진행됐으며, 이어진 ‘투맘오락관’ 코너에서는 6명의 ‘맘’ 관객들과 팀을 이뤄 ‘몸으로 말해요’ 게임을 함께 했다. 열렬히 반응하고 무대에 참여한 관객들에게는 육아에 필요한 각종 푸짐한 선물들까지 건네 뜻밖의 행복감도 안겼다.

공연 말미, 정경미와 김경아의 육아 현장 사진이 스크린 위에 보여졌다. 지쳐서 잠든 모습부터 아이들과 행복하게 웃는 모습까지, 모든 엄마들이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영상에 이날 공연의 의미가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개그우먼 김경아와 정경미의 육아 모습 / 사진=김형기 PD
개그우먼 김경아와 정경미의 육아 모습 / 사진=김형기 PD
이날 무대를 마친 정경미는 “맨날 밖에서 놀다가 아이를 키워보니 정말 힘들더라.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육아는) 힘든 가운데 정말 행복한 일 아니냐. 다같이 힘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경아는 “다 같이 즐긴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다”며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에 고마움을 전하던 중 감정이 복받쳤는지 눈물을 보였다. 진행을 맡았던 조승희 역시 눈물을 보이며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만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몇몇 관객들은 두 사람의 모습에 미소 지으며 함께 눈물을 훔쳤다.

성공적인 공연으로 보람을 느끼는 출연자들과 그들을 통해 마음을 위로 받은 관객들이 함께 행복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이날 공연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엄마들을 응원하고자 했던 개그우먼들의 진심이 전해져 더 흥겨웠던 ‘투맘쇼’. 그 첫 번째 무대가 훈훈한 여운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