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돌아와요 아저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태양의 후예’, ‘운빨로맨스’, ‘굿바이 미스터 블랙’, ‘함부로 애틋하게’, ‘딴따라’, ‘동네변호사 조들호’ 포스터 (사진=SBS, KBS, MBC 제공)
‘돌아와요 아저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태양의 후예’, ‘운빨로맨스’, ‘굿바이 미스터 블랙’, ‘함부로 애틋하게’, ‘딴따라’, ‘동네변호사 조들호’ 포스터 (사진=SBS, KBS, MBC 제공)
지상파가 케이블의 기세에 눌리는 양상이었으나, ‘태양의 후예’가 자존심을 일으켜 세웠다.

2016년 상반기 방송계는 ‘시그널’ ‘치즈인더트랩’ ‘또 오해영’ 등 tvN 드라마의 열풍이 거셌다. 상대적으로 지상파 드라마에 대한 화제성은 떨어졌다. 그러나 지상파는 KBS2 ‘태양의 후예’가 있었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은 것은 물론, 한류 붐까지 다시 일으키며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웠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써 첫 성공을 거뒀고, 송중기는 중화권 스타로, 송혜교는 한류여신 자리를 공고히 했다. 1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까지 뒤따랐다.

‘태양의 후예’는 영화 투자배급사 NEW의 첫 번째 드라마 투자 작품으로 지난 2월 24일부터 4월 14일까지 한중 동시 방영됐다. 100% 사전 제작 드라마의 성공 부재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도 컸지만 뚜껑을 연 ‘태양의 후예’는 이 같은 우려를 모두 불식시켰다. 첫 회 14.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첫 회를 끊은 ‘태양의 후예’는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고 마지막 회에서는 38.8%라는 경이적인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송송커플’, 진구와 김지원 ‘구원커플’이라 불리며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송중기는 국내를 넘어 중화권 스타로 발돋움했다. 특수부대 알파팀 팀장 유시진 대위 역을 맡은 그는 군인으로서의 사명감과 좋아하는 여자를 향한 직진 로맨스로 환호를 얻었다. 여기에 군대식 ‘다나까 화법’과 함께 “~지 말입니다” “그 어려운 걸 해냅니다” “그럼 살려요” 등 극 중 대사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송중기는 드라마 종영 이후 한국과 중국에서 100여 편에 달하는 광고 섭외 요청이 들어왔고, 몸값 역시 2배 이상 뛰었다.

때문에 ‘태양의 후예’와 동시간대 방영된 SBS ‘돌아와요 아저씨’와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태양의 후예’가 종영하고 나서야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뒷심을 발휘할 수 있었다.

‘태양의 후예’는 종영 이후에도 화력을 발휘하고 있다. 앞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한류 수출의 파급효과-드라마 ‘태양의 후예’ 사례>라는 보고서를 통해 ‘태양의 후예’의 직·간접 경제효과가 1조원이 넘는다고 분석했다. ‘태양의 후예’는 중국 일본 외에 유럽 지역을 포함해 세계 32개국에 수출됐다. 극중 송중기와 송혜교가 착용하고 사용했던 상품의 매출이 크게 늘었고, 국내 촬영지인 정선, 태백, 파주 비무장지대(DMZ) 등이 관광 상품으로 개발되며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정부기관은 중국은 물론 태국 등 동남아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발빠르게 맞춤형 관광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KBS는 ‘태양의 후예’로 그간의 부진을 모두 털어냈다. 그러나 KBS는 물론 지상파 드라마에서 ‘태양의 후예’의 뒤를 잇는 대박 드라마는 나타나지 않았다. 시청률 30%는 다시 꿈의 수치가 됐다.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시청률 10% 중반대를 기록하며 그나마 체면치레는 했지만 지상파 주중극 대부분이 10% 안팎의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장근석 여진구 주연의 SBS ‘대박’과 ‘대상’ 배우 지성과 tvN ‘응답하라 1988’에서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인 혜리가 출연한 SBS ‘딴따라’ 역시 저조한 시청률로 퇴장했다. 대세 남녀가 뭉친 MBC ‘운빨로맨스’ 역시 예상만큼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태양의 후예’ 후속작이었던 KBS2 ‘마스터-국수의 신’은 초반 조재현의 물오른 악역 연기로 화제를 모았으나 시청률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제 시청자들의 시선은 하반기 ‘태양의 후예’처럼 톱스타가 출연하는 100% 사전 제작 드라마에 쏠리고 있다. 먼저 7월 6일 방송되는 김우빈 수지 주연의 KBS2 ‘함부로 애틋하게’가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SBS ‘보보경심: 려’ SBS ‘사임당, 빛의 일기’ KBS2 ‘화랑: 더 비기닝’ 등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박보검, 김유정 주연의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방송 2회 만에 1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SBS ‘닥터스’와 ‘원티드’ 역시 침체된 SBS 주중극의 구원투수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MBC는 이종석 한효주 주연의 서스펜스 멜로 ‘W-두 개의 세계’로 주중극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목표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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