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제작사 D1(가칭, DreamOne)을 설립한다. 외주 제작사 단체는 “D1 설립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맞붙었다.
KBS 측은 23일 ‘제작사 설립 추진과 관련한 KBS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드라마와 예능 등 방송콘텐츠 제작여건은 크게 악화되고 있다. 제작비는 치솟고 있고 광고매출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다 케이블과 종편, 외주사등으로 KBS의 핵심인재들이 빠져 나가 공영방송의 제작기반은 붕괴될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KBS는 이런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방송산업발전에 일조하고 국가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해외향 대작한류드라마를 지속적으로 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작사 D1은 순수 KBS그룹의 자본으로 만들어진 회사다. KBS는 한류를 재점화 할 수 있는 해외향 대작드라마와 국민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그간 KBS는 외주제작사들과의 상생을 통해 방송발전에 끊임없이 이바지했다. 특히 올해에는 ‘태양의후예’와 같은 블록버스터 드라마를 제작, 편성하여국내외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한류재점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KBS는 외주제작사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공동개발, 공동제작을 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KBS가 연예 매니지먼트사업에 뛰어든다는 것은 과장된 것이다. D1은 사전제작 등 완성도 높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중심의 회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KBS의 입장 표명은 이날 오전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독립제작사협회, 한국독립PD협회 등 3개 단체가 공표한 성명서 때문에 나왔다. 3개 단체는 “공영방송사임을 망각한 KBS의 D1 설립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성명을 냈다. 지상파 방송사가 제작에 뛰어드는 것이 외주제작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방송영상산업 생태계를 해치는 일이라는 것.
이들은 “KBS는 D1 설립을 통해 부가판권 사업, 해외 투자 유치 등 본격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어 방송영상산업 생태계를 망가뜨리려 하고 있다. D1을 설립해 드라마와 예능 등 각종 방송프로그램 제작 및 배급을 맡을 경우 그간 만연한 불공정 관행으로 최악 상황에 놓인 외주제작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면서 “많은 드라마제작사와 비드라마제작사, 독립PD는 하청에 하청을 받는 신세가 되거나 도산할 위기에 직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KBS는 제작사들의 노력에 동참하여 한류 콘텐츠 확산을 위해 상생 협력해야 한다. 방송 콘텐츠가 글로벌 산업화하려면 방송사와 제작사의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방송사 중심으로 철저한 갑을 관계가 형성돼 불공정 거래가 만연해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면서 “KBS는 제작사에게 저작권을 나누어주기 못마땅하니, 직접 자본을 유치해 결국 모든 권한을 다 갖겠다는 욕심이다.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 보다, 당사 이익만을 위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KBS가 D1 설립을 강행할 경우 협회는 유관단체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KBS의 수신료 납입 불가 운동을 추진하는 등 강경한 대응책을 펼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