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원티드’ 화면 캡처 / 사진=SBS 제공
‘원티드’ 화면 캡처 / 사진=SBS 제공
휘몰아친 60분이었다.

톱 여배우의 은퇴선언부터 아이의 납치 그리고 대중을 향한 외침까지, 잠시 숨 돌릴 틈도 없는 전개가 이어졌다. 아이를 잃은 엄마는 절절했고, 이를 둘러싼 캐릭터들은 생명력을 보였다. 열정 가득한 형사부터 방송사로부터 외면당한 PD 그리고 속물적인 여배우의 남편까지. 웰메이드 장르물의 포문이 열렸다.

22일 첫 방송된 ‘원티드’(극본 한지완, 연출 박용순)에서는 인기 가도를 달리던 여배우 정혜인(김아중)이 아들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영화 촬영장에서 갑작스러운 은퇴를 선언했다. 정혜인은 아들 현우(박민수)와 함께 촬영 현장에 잠시 머물렀다. 그러다 아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혜인은 촬영장 구석에서 아들이 흘리고 간 핸드폰을 발견하고 이후 “경찰에 신고하면 현우는 바로 죽습니다”는 메시지와 함께 밧줄에 묶여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의 동영상을 보게 된다. 아이가 괴한의 손에 유괴된 것.

정혜인은 속수무책이었다. 경찰서로 향했지만 납치범은 그이 모든 행동을 꿰뚫고 있었다. 낯선 여자가 그녀의 집에 우편물을 두고 도망갔다. 그 안에는 “정혜인이 진행하는 생방송 리얼리티 쇼를 만들어라. 매일 밤 10시, 10회까지 미션수행에 성공하면 무사히 현우를 보내주겠다”는 납치범의 황당한 요구가 있었다. 만약 리얼리티 쇼를 만들지 못하면 현우는 죽고, 시청률이 20% 이하로 떨어지면 현우는 다친다는 협박이 곁들여졌다.

그는 옛 연인이자 재기가 필요한 방송국 PD 신동욱(엄태웅)을 찾아간다. 그는 무릎을 꿇고 아이를 찾는 생방송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망설였던 신동욱이지만 결국 리얼리티 쇼를 만들기로 하고 제작진을 모은다. 두 사람은 정혜인의 남편이자 케이블 방송국 UCN 사장인 송정호(박해준)를 찾아가 편성을 내달라고 한다. 그는 편성을 내줌으로서 자신이 얻는 이익에만 몰두했다. 프로그램 편성을 하고나서도 제작진은 아이를 찾는 것보다 프로그램 홍보에만 몰두한다. 정혜인은 분노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이 정도는 참지 못하냐?”는 비수였다. 그는 눈물을 머금고 시청률이 가장 높다는 토크쇼에 나갔다. “제가 은퇴를 발표했던 날, 제 아들이 납치됐다”고 카메라를 향해 폭탄선언을 했다. 잔인하고, 잔혹한 생방송 리얼리티 쇼의 서막을 알렸다.

빠른 전개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휘몰아친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유괴, 납치, 생방송 리얼리티 쇼 등 파격적인 소재가 첫 회 만에 모두 풀렸다. 2회부터는 벌려놓은 이야기의 뒷수습에 들어간다. 과연 아이는 왜 납치됐고, 생방송 리얼리티 쇼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과연 범인의 목적은 무엇일까? 수많은 궁금증을 자아내며 ‘원티드’는 큰 반향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여기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거나 김아중의 얼굴을 밀착 클로즈업하는 등 스릴감 넘치는 연출과 아이를 잃은 김아중의 절절한 모성애 연기는 빛을 발했다. 여배우는 없었다. 오로지 아이를 찾고자 하는 마음만이 드러났다. 앞으로 그가 납치범의 요구에 따라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은 더욱 처절하게 그려질 전망이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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