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영화 ‘봉이 김선달’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CJ 엔터테인먼트
영화 ‘봉이 김선달’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CJ 엔터테인먼트
여러 야담집을 통해 조선 말을 풍미했던 ‘봉이 김선달’이 돌아온다. 훨씬 젊고, 유쾌하게 변모한 그가 올 여름 극장가에서 또 한번 호방한 사기극으로 관객을 홀릴 예정이다.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는 영화 ‘봉이 김선달'(감독 박대민)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언론시사회에는 박대민 감독과 배우 유승호·고창석이 참석했다.

‘봉이 김선달’은 임금도 속여먹고, 주인 없는 대동강도 팔아 치운 전설의 사기꾼 김선달의 통쾌한 사기극을 다룬 영화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구전 설화를 토대로 김선달의 치밀한 면모가 깃든 에피소드들이 121분의 러닝 타임을 꽉 채운다.

박 감독은 “김선달은 누구나 다 아는 인물이고, 대동강을 팔아먹는 것도 익숙한 이야기다. 익숙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영화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과 김선달이라는 인물을 새롭게 맛볼 수 있는 것이 우리 영화의 장점”이라고 밝혔다.

감독이 말한 것처럼, 구전 설화 속 ‘평양의 그 김선달’은 배우 유승호를 통해 팔색조 매력의 소유자가 됐다. 유승호는 여장을 한 채 남자에게 능청스럽게 윙크를 날리는가 하면, 배우 고창석과 함께 중국인 사냥꾼 짝패가 되어 양반에게 사기를 치고, 임금으로 분하기도 한다. 이처럼 여러 번의 분장을 한 것에 대해 유승호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현장에 나갈 때마다 다른 사극 현장에 있는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변장한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김선달’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유승호의 분장술 외에도 영화 속에는 풍성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세련된 사운드와 치밀한 거리 계산이 박진감 넘치는 스릴을 선사하는 김선달(유승호)과 보원(고창석)의 추격전이나 대동강을 배경으로 성대련(조재현)에 맞서 펼쳐지는 사기판이 그 예다.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봉이 김선달’에 출연한 배우들간의 연기 호흡이다. 김선달과 보원, 보원과 윤보살(라미란), 다시 김선달과 견이(시우민)로 이어지는 김선달 사기패 속 콤비들은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함께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배경은 조선 말이지만 극 중 ‘절대 권력’이자 ‘절대 악’으로 등장하는 성대련과 김선달 사기패와의 대결은 우리네 현실을 떠오르게 한다. 돈과 권력을 갖고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성대련의 탐욕과 악행은 일부 파렴치한 기업의 슈퍼 갑질과도 닮아있다. 박 감독은 “예나 지금이나 악당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것을 사기를 통해서 통쾌하게 깨부수는 이야기가 요즘 관객들에게도 쾌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만들게됐다”고 전했다. 얼음처럼 시원한 권선징악의 쾌감이 필요하다면, 올여름 봉이 선생이 이끄는 사기패와 한 판 신명나게 놀아보는 것은 어떨지.

오는 7월 6일 개봉.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