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대박’ 포스터 / 사진=SBS 제공
‘대박’ 포스터 / 사진=SBS 제공
형제는 끝까지 고군분투했다. 투전판에서 도박을 하던 철없던 어린 시절부터 얼굴에 수염이 자랄 만큼 성숙해진 모습까지. 장근석이 이끌고, 여진구가 뒷받침했다. 두 사람은 ‘대박’을 통해 한층 성장한 면모를 선보였다.

장근석은 ‘대박’을 통해 8년 만에 사극에 도전했다. 30대 첫 작품으로 ‘대박’을 택한 장근석은 그간의 ‘꽃미남’ 이미지를 탈피하고, 배우로 새 출발하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각오는 열정으로 뿜어져 나왔다. 대길은 궐에서 왕자로 태어났지만 버려지고,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는 파란만장한 삶을 지닌 인물이다. 극 초반 허당기 넘치고 유쾌한 대길은 극 후반 백성들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렇듯 장근석은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표현력이 필요한 대길 역을 몸을 사라지 않는 열연으로 표현했다.

그는 극 초반 살아있는 뱀을 물어뜯거나 멍석에 말려 똥통에 빠지는 등 처절한 생존기를 연기했다. 갯벌에 박혀 얼굴만 내놓은 채 지나가는 게를 씹어 먹는 등 다소 ‘격한’ 장면도 실감나게 그려내며 배우로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최민수, 전광렬, 이문식 등 출중한 연기력의 중견연기자와의 연기 호흡 역시 돋보였다. 장근석은 “‘대박’을 통해 내가 왜 배우를 해야 하고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고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대박’ 스틸컷 / 사진=SBS 제공
‘대박’ 스틸컷 / 사진=SBS 제공
여진구는 ‘대박’을 통해 첫 성인 연기에 도전했다. 무수리 출신의 숙빈 최씨(윤진서)의 아들인 그는 극 초반 조선 최고의 한량으로 방탄한 삶을 사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는 권력 다툼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위장이었다.

여진구는 스무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묵직한 카리스마를 뽐냈다. 술을 마시고 노름을 하고 기생들과 거침없는 스킨십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더 이상 ‘어린 여진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특유의 저음과 날카로운 눈빛은 여성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여진구는 극 전개에 맞춰 다채로운 캐릭터의 변화를 담아냈다. 한량의 모습부터 정인 담서(임지연)를 만나 고뇌하는 남자의 모습 또 그런 정인을 잃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왕좌에 욕심을 내고, 권력의 정점에 서서 냉혈한 모습까지, 24부작 안에 유약하고 단호하고 강인한 모습을 선보였다. 마지막 회에서 대길을 떠나보내고, 혼자 옥좌에 앉아 “임금은 슬퍼할 겨를 따위는 없다. 그리해서는 아니 된다”고 읊조리는 장면은 성인 여진구가 앞으로 선보일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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