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tvN ‘또 오해영’ / 사진제공=tvN
tvN ‘또 오해영’ / 사진제공=tvN
‘또 오해영’이 단순한 로코(로맨틱 코미디)드라마 그 이상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tvN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 연출 송현욱)은 동명이인의 잘난 오해영(전혜빈) 때문에 인생이 꼬인 여자 오해영(서현진)과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남자 박도경(에릭) 사이에서 벌어진 동명 오해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다.

‘또 오해영’은 지난달 첫 방송 이후 12회가 방송된 현재까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으며, 역대 tvN 월화드라마 중 독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tvN 측은 10일 ‘또 오해영’의 인기 비결 세 가지를 공개했다.

#잘난 동명이인에 기 눌려 살아온 지독히도 짠한 여주인공

이름으로 얽힌 오해, 같은 이름을 지닌 동명이인에게 비교당하며 기 눌려 살아온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또 오해영’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공감지수가 높은 드라마다. 결혼 전날 파혼하고 동기들이 승진할 때 혼자만 미끄러지고 집에서도 쫓겨나 쪽방에 굴러들어온 흙 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여주인공 오해영은 시청자들에게 짠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해영은 자신의 학창시절에 대해 “아름다운 진짜 이영애랑 막돼먹은 이영애랑 같은 학교에 다녔다고 하면 이해가 되시려나? 학교 때 난 그냥 조용하고 평범한 애였고, 걔는 스타였고, 걔 때문에 내가 기죽어 지낸 거지 뭐. 나대면 더 비교당하니까 없는 것처럼 조용히”라고 설명한다.

‘또 오해영’을 집필한 박해영 작가는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과 마주했을 때, 그 때의 묘한 긴장감을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거라 생각한다”며 “같은 이름 때문에 비교가 되면서 동명이인 앞에 기죽게 되는 그런 일상의 감정을 흥미롭게 풀어내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잘난 동명이인에게 억눌려 살아온 지극히 평범한 30대 초반의 여자주인공 오해영은 일상적인 일이라고 치부할만한 외모나 스펙 등 타인과 비교당하는 사회적인 시선과 편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끔 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드라마틱한 전개

남자주인공 박도경은 마치 기시감처럼 가까운 미래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도경에게 보이는 미래의 장면에는 여주인공 오해영이 등장하며 과연 두 남녀가 어떤 인연을 맺게 될지 방송 초반부터 궁금증과 긴장감을 유발했다. 첫 방송에서 도경은 “난생 처음 보는 여잔데, 꼭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 온 여자 같아요. 그 여자에 대한 단상이 아무 때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데, 왠지 그 여자랑 엄청나게 엮일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이미 엮여 있는 것 같기도 하고”라고 설명하며 미스터리함을 더했다.

지난 방송에서는 도경에게 보이는 미래에 자신이 교통사고를 당해 죽기 직전의 모습이 보여 눈길을 끌었다. 도경은 자신의 참담한 미래를 알게 됐지만 사랑 앞에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 옆에서 잠이 든 해영을 바라보며 속으로 “끝까지 가보자”라고 굳게 다짐했다. 남자주인공이 지닌 초능력은 이렇게 드라마의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자주인공과의 로맨스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어내며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참신한 멜로라는 호평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tvN ‘또 오해영’을 연출하는 송현욱 PD는 “극 중 인물들은 평면적인 인물들이 아니다. 인물이 처한 특별한 상황 속에서 순간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시청자분들이 공감할 수 있고, 미치도록 짠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연출에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송 PD는 또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도경과 해영을 통해 시청자분들이 우리 마음속에 잊고 있었던 뜨거운 사랑, 우리 삶의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상 최대 가장 솔직한 로맨스

오해영은 일반적인 로코 드라마 속 주인공보다도 사랑 앞에 거침이 없다. 사랑 앞에 솔직하고 당당한 오해영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해영은 결혼식 전날 약혼자에게 이별 통보를 받은 뒤 가슴 아파했지만 이내 꿋꿋하게 일어나 다시 한 번 사랑에 빠지는 일에 겁내지 않았다. 해영은 “생각해 보면 원 없이 사랑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 만나면 발로 채일 때까지 사랑하자. 꺼지라는 말에 겁먹어서 눈물 흘리며 돌아서는 그런 바보 같은 짓은 다시는 하지 말자. 아낌없이 다 줘버리자”라고 굳게 다짐했다.

짝사랑하던 도경과의 사랑을 시작할 때도 해영은 자신을 ‘쉬운 여자’라고 칭하며 자신의 사랑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보고 싶다”는 도경의 전화 한 통에 한달음에 달려온 해영은 도경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애틋한 시간을 보냈다. 해영은 늦은 밤 바닷가에서 서울로 돌아가려는 도경의 팔을 붙잡고 아쉬움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기존 로코 드라마 속 여자 캐릭터와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이와 관련해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사실 남녀 간의 사랑을 담는 로맨틱 코미디는 드라마의 극성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또 오해영’에는 두 명의 오해영이 외모, 스펙 등으로 비교되면서 사회적 메시지 또한 담아내는 로맨틱 코미디를 그리고 있어 더 주목받았다”며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의 진가를 알아보는 남자의 시선은 물론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맞게 사랑으로 그려지지만, 그 이면의 메시지는 편견을 극복하는 사회적 의미를 담게 된다는 거다. 따라서 ‘또 오해영’의 성공은 남녀 관계를 그리면서 사적인 멜로가 아니라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의미를 담는 이른바 ‘사회적 멜로’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혜리 기자 hyeri@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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