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가수 최영태 / 사진제공=플루토뮤직
가수 최영태 / 사진제공=플루토뮤직


‘슈퍼스타K’ (이하 슈스케) 출신 가수 최영태가 최근 첫 번째 미니앨범 ‘아무 말 없이’를 발매했다. ‘아무 말 없이’는 그가 지난 2011년 ‘슈스케3’에서 선보인 자작곡으로, 심사위원 이승철의 호평을 받으며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그는 방송 출연 후 약 5년 만에 이 곡을 타이틀로 선정, 본격 가수 활동에 나섰다.

‘아무 말 없이’를 타이틀로 선정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시즌3 이후 재도전한 ‘슈스케5’에서 일명 ‘악마의 편집’ 희생자가 됐다. 아직도 최영태라고 하면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갓 스무살을 넘긴 나이에 대중의 질타를 그대로 감내해야했던 그였기에 ‘슈스케’는 좋지만은 않은 기억으로 남았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슈스케’를 ‘Mnet의 덫’이라고 표현했다. 유명세라는 달콤함 때문에 많은 이들이 출연을 결심하지만,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희생양이 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 또한 ‘슈스케’를 통해 인생의 쓴맛을 알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을 계기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었고,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무작정 욕할 수 없는 경험이라고 씁쓸히 덧붙였다.

10. 첫 미니앨범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최영태: ‘슈스케3’가 끝나고 CJ와 계약하면서 앨범을 마음대로 낼 수 없었다. 1년 반을 채우고 나왔는데 바로 앨범을 내자는 생각보다는 발전하자는 생각이 더 컸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딜레이가 됐고 2014년에 처음으로 싱글을 냈다. 꾸준히 내려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시작하니까 1년에 한 곡도 쉽지 않더라. 이후 지금의 회사와 함께하게 됐다.

10. ‘슈스케3’ 당시 지금의 타이틀곡 ‘아무 말 없이’로 이승철의 극찬을 받았다.
최영태: 굉장히 영광이었던 순간이다. 곡을 팔라고도 하셨는데 결국 내가 부르게 됐다. (웃음) 만약 진심이셨다면 매니저를 통해 연락하시지 않았을까. 방송이 끝나고 다른 곳에서 (이승철 선배님을) 뵌 적이 있는데 자작곡 얘기는 안 하시더라. 아무래도 농담이었던 것 같다.

10. 지드래곤 닮은 외모로도 주목받았다.
최영태: 뭔가를 준비하고 나간 방송이 아니었다.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다. 참가 당시 나눠준 종이에 별명을 적는 칸이 있었는데 거기에 지드래곤이라고 적었다. 잠시 미쳤었던 것 같다. 범접할 수 없는 분인데.. 지금은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웃음) 그 당시에도 말이 많았다. ‘오나미드래곤’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그랬다. 지금은 절대 못 그런다. 어릴 때라 세상 무서운 줄 몰랐다.

10. 배우 김민석이 뜨면서 ‘슈스케3′ F4 무대도 재조명됐다.
최영태: 당시 박필규, 박장현, 김민석 형과 F4라는 이름으로 합동 무대를 했다. 지우고 싶은 영상 중 하나다.(웃음) 민석이 형과는 방송 이후 같이 CJ에 들어가게 돼서 계속 연락하면서 지냈다. 지난 3월 모임을 통해 오랜만에 얼굴을 봤는데 정말 반가웠다. 특히 형이 드라마로 확 뜨지 않았나. 기분이 좋더라. 형이 바빠져서 자주 연락은 못하겠지만 앞으로 더 잘됐으면 좋겠다. 장현이 형도 브로맨스라는 팀으로 꾸준히 활동 중이다. 멀리서 응원하고 있다.

10. ‘슈스케5’에서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최영태: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당시엔 정말 힘들었다. 문제가 된 장면이 팀 미션 준비 과정인데, 사실 그날 방송이 되기 전 작가 누나한테 전화를 받았다. 내가 좀 안 좋게 그려지더라도 이해해 달라더라. 이후에 방송을 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수준이 아니었다. 조원이었던 내가 조장으로 나오더니 팀을 리드하는 것처럼 그려졌다. 또 멜로디를 알려주는 과정에서 부른 콧노래가 다른 팀으로 이동할 때의 모습과 엮어져 ‘콧노래를 부르며 떠나갔다’라는 자막과 함께 편집됐다. 재미를 위해 자극적인 편집을 하는 제작진도 이해는되지만 내 입장에서는 정말 황당했다.

가수 최영태 / 사진제공=플루토 뮤직
가수 최영태 / 사진제공=플루토 뮤직
10. 당시 팀을 버리고 떠나던 무책임한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최영태: 오해다. 원래 있던 팀에 나와 장르가 겹치는 친구가 있었다. 함께 잘되자는 걸로 의견을 모아서 내가 다른 팀에 가기로 얘기가 됐다. 책임감 때문에 편곡까지 끝내고 옮기겠다고 한 건데 전혀 다르게 그려졌다. 그때 정말 전국민에게 욕을 먹은 것 같다. 사는 게 힘들다는 걸 그때 많이 느꼈다. 만약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Mnet의 덫에 걸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편집할 게 없을 정도로 말을 아끼면 된다.(웃음)

10.이후 SNS를 통해 Mnet을 욕한 게 그 이유였나?
최영태: 맞다. 그것도 살짝 오해가 있는 게, 물론 탈락하고 나서 억울한 것도 있었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내가 괜찮다는 걸 보여주려고 장난스럽게 쓴 의도가 컸다. 당시 래퍼들이 컨트롤 비트로 서로를 디스하는 게 유행할 때라 그 표현을 쓴 건데 미운털이 박혀서 그런지 반응이 안 좋더라.

10. ‘슈스케’는 흑역사인가?
최영태: 그렇지는 않다.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그것 때문에 알려진 것도 있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으니까. 사실 ‘슈스케’가 아니었다면 아무것도 못했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잘 되지는 않았지만 그 과정들 만큼은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남겨진 영상들은 흑역사라고 할 수 있겠다.(웃음) 시즌3에서 부른 ‘어글리(Ugly)’ 무대와 F4 무대는 정말 지우고 싶은 모습이다. 시즌5 영상 중에서는 첫날 오디션 장면과 ‘바운스’ 무대를 없애고 싶다.

10. 그 당시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최영태: 그때에 비해 살이 좀 쪘다. 젖살까지 빠져서 살짝 나이가 들어 보인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게 가장 큰 변화다.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 ‘슈스케’에 나가서 마음가는 대로 행동했다. 지금은 못 그런다. 눈치보는 것도 많아졌고 주위 시선도 신경쓰게 됐다.

10. 노래는 5년 전 곡이라는 게 아이러니하다.
최영태: 사실 ‘아무 말 없이’는 노래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곡은 아니다. 타이틀 뿐만 아니라 수록곡 전부 5년 전에 쓴 곡들이다. 내 요즘 노래들이 차갑고 퇴폐적인 분위기라 그런지 주변에서 과거 노래들이 더 좋다고 하시더라.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고, 또 첫 미니앨범인 만큼 옛날 노래부터 들려드리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제 색깔 보다는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곡을 먼저 선보이고, 계속 싱글을 내면서 좀 더 완성도 있고 지금의 감정을 노래한 곡을 들려드릴 계획이다.

10. 5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각오도 남다를 것 같다.
최영태: 사람과 사랑이 그리워서 느낀 감정들이나 연애를 못 할때의 아쉬움과 같이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담아 노래를 만드는 편이다. 계속해서 소모하는 식이 아닌, 자식을 아끼는 부모의 마음으로 한 곡 한 곡 소중히 내보내고 싶다. 그래야만 노래를 듣는 사람에게도 내 진심이 전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항상 부끄럽지 않고 떳떳한 가수가 되려고 한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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