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MBC ‘복면가왕’ 우리 동네 음악대장 / 사진제공=MBC
MBC ‘복면가왕’ 우리 동네 음악대장 / 사진제공=MBC
‘우리동네 음악대장’은 2016년 1월 24일 MBC ‘복면가왕’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김종찬의 ‘토요일은 밤이 좋아’부터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까지 ‘음악대장’은 어떤 장르의 곡이든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현재까지 19주째 가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 겨울에 ‘캣츠걸’을 꺾고 가왕에 올랐던 ‘음악대장’을 위해 여름옷을 준비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우리 모두 언젠가 ‘음악대장’을 꺾는 새로운 ‘복면가왕’이 탄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음악대장’이 여름을 지나 가을·겨울까지 가왕 자리에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도 사실. 만약 ‘음악대장’이 무려 24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2016년 내내 가면을 벗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2017년 1월 1일, ‘음악대장’이 제 46대 가왕전에서 25연승에 도전하기 전, ‘복면가왕’에는 무슨 벌어졌을지 가상으로 정리해봤다.

# 고심에 빠진 제작진
‘음악대장’이 20연승에 도전할 때쯤, 제작진 내부에선 진지하게 ‘명예졸업’을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명예졸업’은 MBC에서 ‘나는 가수다 시즌1’이 방송될 당시, 출연자가 일정 기간 탈락하지 않고 생존할 경우 자동으로 하차하는 룰이다.

그러나 ‘클레오파트라’가 4연승을 달릴 때도, ‘캣츠걸’이 5연승을 할 때도 “명예졸업은 없다”고 선을 그었던 제작진이었다. ‘음악대장’의 하차를 위해 이제 와서 명예졸업을 만들면 말을 뒤집는다고 질타를 받을 게 뻔했다. 그래서 제작진은 ‘음악대장’을 시작으로 명예졸업자를 배출해, 명예졸업자 8인이 채워지면 왕중왕전을 개최하는 것도 고려했다.

제작진이 명예졸업 카드를 만지작거린다는 것을 알게 된 ‘음악대장’은 “명예졸업은 절대 명예롭지 않다”라고 제작진에게 강하게 주장했고, 결국 제작진은 ‘음악대장’을 꺾을 만한 목소리를 계속해서 수혈해야했다.

‘복면가왕’ 제작진이 ‘음악대장’의 명예졸업식을 추진했지만 반대에 부딪혀 결국 그를 견제하기 위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 사진제공=MBC, 편집=송주연 song@
‘복면가왕’ 제작진이 ‘음악대장’의 명예졸업식을 추진했지만 반대에 부딪혀 결국 그를 견제하기 위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 사진제공=MBC, 편집=송주연 song@
# ‘음악대장 특별법’ 탄생
결국 ‘복면가왕’ 제작진은 12월 4일, 제44대 가왕전부터 ‘음악대장’을 견제하기 위한 ‘음악대장 특별법’을 도입했다. 제작진은 ‘음악대장’에게 사전에 4곡의 노래를 준비하게 했고, 현장에서 돌림판을 돌려 그가 부를 노래를 정했다. 일명 ‘돌려돌려 노래판’. 이날 특별히 ‘보니하니’의 이수민이 등장해 노래판을 돌려줘 ‘음악대장’을 비롯해 삼촌팬들의 마음을 ‘심쿵’하게 했다. 무대의 완성도를 1/4로 떨어트리게 하려는 심산이었지만 이러한 견제에도 불구하고 ‘음악대장’은 살아남았다.

2주 뒤, 제45대 가왕전에서 제작진은 ‘음악대장’에게 ‘무반주 노래’를 요구했다. 그러나 ‘음악대장’은 이마저도 해냈다. 이적의 ‘다행이다’를 담담하게 불러 압도적인 점수 차로 승리를 거뒀다. 결과 발표가 끝나고, 김성주는 24연승에 성공한 ‘음악대장’에게 이적의 노래를 고른 이유를 물어봤다. ‘음악대장’은 “포털에서 ‘무반주로 부르기 좋은 노래’를 검색했더니 지식검색 답변에 ‘다행이다’가 있더라. 그래서 이걸로 연습했다”고 답해, 방송이 끝난 뒤부터 상당히 오랫동안 ‘무반주로 부르기 좋은 노래’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있었다.

2017년 1월 1일, MBC ‘섹션TV 연예통신’에 출연한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우리 동네 음악대장’의 팬임을 밝혔다. / 사진=MBC ‘섹션TV연예통신’ 캡처, 편집=윤준필 yoon@
2017년 1월 1일, MBC ‘섹션TV 연예통신’에 출연한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우리 동네 음악대장’의 팬임을 밝혔다. / 사진=MBC ‘섹션TV연예통신’ 캡처, 편집=윤준필 yoon@
# 도전장을 내민 레전드들
‘음악대장’의 계속해서 연승을 이어가자 국내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대중이 가수를 평가하는 기준이 ‘음악대장’에 맞춰졌기 때문. 항간에 의하면, 한 번도 경연에 출연한 적이 없었던 이승철, 이선희, 조용필 등 ‘레전드’라고 불리는 가수들도 ‘복면가왕’에 출연해 ‘음악대장’과 자웅을 겨뤄보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복면가왕’이 포맷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로 진출하게 되면서 덩달아 24연승의 신화를 쓴 ‘음악대장’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덕분에 방한하는 할리우드 스타들과 유명 뮤지션들은 “두 유 노 뮤직 제네럴(Do you know Music General?)”이란 질문을 항상 들어야만 했다. ‘복면가왕’에 ‘과묵한 번개맨’으로 출연했던 스틸하트의 밀젠코 마티예비치 또한 미국으로 돌아가 주변 동료들에게 현장에서 만난 ‘음악대장’의 위엄을 전하며 ‘복면가왕’ 출연을 강력하게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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