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배우 안우연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배우 안우연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솔직함’이란 것은 인간이 가진 감정 중 가장 어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솔직해지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용기를 내지 못하는 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배우 안우연은 달랐다. ‘최대한 솔직하게’라는 자신의 신념을 바탕으로 연기도, 사랑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솔직한 배우’를 꿈꾸는 안우연은 그만큼 용기 있는 배우였다. 안우연이 열연 중인 KBS2 ‘아이가 다섯’ 속 태민 역시 굉장히 용기 있는 남자다. 흔한 ‘밀당(밀고 당기기)’도 없고 상대방의 마음을 떠보는 일도 없다. 오롯이 자신의 감정만 솔직히 표현한다. 용기를 기반한 태민의 솔직함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솔직함으로 무장한 안우연과 태민이 만났다. 용기는 커졌고, 매력은 배가 됐다.

10. 두 번째 작품이 지상파 장편 가족극이 됐다. 전작 tvN ‘풍선껌’과 반응이 사뭇 다를 것 같은데 기분은 어떤가.
안우연 : 전보다는 좀 더 많은 반응이 오고 있다. 어머니 교회 집사님도 알아봐 주시고, 아버지 회사 분들도 많이 물어봐 주신다. 다들 신기해하시더라. 반응이 많다는 건 그만큼 많이 봐주신다는 뜻이니까 마냥 기분 좋고 행복할 따름이다.(웃음)

10. 특히 어른들이 많이 알아보시지 않나.
안우연 : 맞다. 특히 어머님들이 많이 알아봐주신다. 식당 같은 데서 어머님들이 반찬 서비스라든지, 1.5인분을 주신 다든지 많이 챙겨주신다. 하하.

10. 더불어 여성 팬들도 많아졌다.
안우연 : 여성 팬분들이 많아진 건 아직 잘 모르겠다. 실감이 안 난다.(웃음) 얼마 전에 길에서 어떤 여자 분들이 날 알아보시긴 했다. “태민이 아니야? 아니야?”하시는데 거기서 맞다고 할 수는 없잖아. 하하. 애써 모른 체 지나갔다. 이런 적이 처음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신기했다.

배우 안우연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배우 안우연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10.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안우연 : 촬영 현장은 더할 나위 없이 너무 즐겁다. 넷(안우연, 성훈, 신혜선, 임수향)이 이야기도 잘 통해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드라마 자체가 유쾌하고 즐거운 로맨스이다 보니까 그 분위기가 현실에도 많이 반영되는 것 같다. 재밌고 편하게 촬영하고 있다.

10. 기존에 했던 작품들과는 달리 어른, 대 선배 연기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잖아. 신인 입장에선 어려울 법도 할 텐데.
안우연 : 나는 주로 성훈 형, 임수향, 신혜선 누나 등 젊은 연기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긴 해서 선생님들과 만날 때가 많이 없다. 그래도 가끔 안재욱 선배님이나 다른 선배님들과 촬영을 하는데, 또래들과 연기할 때보다 긴장되는 건 사실이다.

10. 가장 인상 깊은 조언을 건네준 선배님은 누구인가.
안우연 : 신인이기 때문에 많은 선배님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그래도 한 분을 꼽자면, 안재욱 선배님이다. 남자 대기실에서 다 같이 촬영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안재욱 선배님께서 진짜 세심한 부분까지 조언을 해주셨다.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신인으로선 정말로 감사한 일이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조언을 해주시니까 헷갈리기도 했었다. 그런데 안재욱 선배님께서 선배들의 조언은 비슷한 맥락일 거라고, 내가 좀 더 분석하고 열심히 하면 조언을 토대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을 테니까 주관을 잃지 말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르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10. 현장에서 가장 편한 사람은 누구인가.
안우연 : 아무래도 젊은 연기자인 성훈이 형, 임수향, 신혜선 누나인데 셋 다 너무 친하다. 한 명만 꼽기 어려울 정도다. 그래도 꼽아보자면 아마 연태 역할의 (신)혜선 누나가 아닐까 싶다. 연태랑은 초반부터 계속 붙어있었기 때문에 제일 먼저 편해진 사람이기도 했다.

10. 든든한 선배도 있고, 함께 있으면 즐거운 동료들이 있다. 현장이 마치 가족 같은 느낌도 들겠다.
안우연 : 그렇지. 굉장히 가족 같은 편한 분위기에서 촬영하고 있다.

10. 이게 가족극의 힘인가.
안우연 : 사실 태민이와 상민(성훈)은 가족 이야기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상민과 태민의 부모님은 해외에 계셔서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가족들을 옆에서 지켜보면 선생님들께서 (임)수향 누나나 혜선 누나를 진짜 딸처럼 대해주시는 게 느껴진다. 그런 걸 보면서 ‘가족극이긴 가족극이구나’라고 느낀다. 부럽기도 하다. 하하.

Q. 태민과 상민의 부모님은 끝까지 등장하지 않는 건가.
안우연 : 아직까지 아예 얘기가 없다. 하하하. 전작 ‘풍선껌’ 때도 마지막에 준수(안우연) 엄마 목소리만 등장하고 끝났다. 이번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하하.

10. 주말 가족극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 것 같나.
안우연 : 아무래도 ‘편안함’이 아닐까싶다. 가족 이야기라는 게 결국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고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친근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가 ‘편안함’을 자아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거고. 배우로서는 정말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배우고 시청자들이 어떤 포인트에서 공감을 하는지 알 수 있는 배움의 장소라고 생각이 든다.

10. 본인은 가족극도 처음이지만, 긴 호흡의 드라마 역시 처음이지 않나.
안우연 : 그렇지. 사실 이제 두 작품밖에 안 된 신인이기 때문에 모든 게 첫 경험인 셈이다. 하하. 긴 호흡의 드라마를 하면 다들 체력 안배를 잘하라고 하신다. 이제야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다. 연속촬영을 하면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현장 자체가 파이팅이 넘치기 때문에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나보단 촬영 분량이 많은 주인공 선배님들이 더 힘드실 거다.

배우 안우연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배우 안우연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10. 두 여배우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모두 ‘케미’가 잘 사는 것 같다. 태민의 힘인가, 안우연의 힘인가.
안우연 : 누구의 힘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하. 아무래도 실제로 서로 잘 맞고 친하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연기로 보이는 게 아닐까 싶다.

10. 성훈과 ‘형제 케미’도 만만치 않다. 태민은 상민과 굉장히 우애 깊은 형제잖아.
안우연 : 실제로도 성훈이 형과는 정말 잘 맞는다. 서로 가장 편하기도 하고. 형이 조언도 가끔 해주시고 장난도 많이 치신다. 내가 현장에서 가장 의지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10. 극 중의 모습과는 정반대다. 드라마에선 형 상민이 어른스러운 동생 태민에게 많이 의지하잖아.
안우연 : 듣고 보니 그렇다. 하하.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진짜 반대구나.

10. 전작과 비교해보자면, 전작 ‘풍선껌’의 준수와 ‘아이가 다섯’의 태민은 묘하게 같으면서도 다르다. 저돌적인 모습은 닮아있지만 무언가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안우연 : 착하고 순수하다는 점,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는 것은 태민과 준수가 비슷하다. 나 역시도 그렇게 느꼈기 때문에 이번 태민 역할에서는 준수와는 차이를 두고 싶었다. 똑같이 표현하게 되면 내 능력의 한계인 거잖아. 걱정 많이 했는데 그땐 ‘연하남’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준수는 귀여운 느낌이라면 태민은 성숙한 느낌? 웃긴 건, 나이로는 준수가 태민보다 위다. 그렇지만 준수가 더 동생 같다. 하하.

10. 태민과 실제 안우연의 나이가 같지 않나.
안우연 : 맞다. 태민도, 안우연도 스물여섯 살 사회초년생이지.(웃음)

10. 그렇다면 우연과 태민은 나이 말고도 어떤 점이 닮았나.
안우연 : 솔직한 점이 가장 닮았다. 태민이는 거짓말을 잘 안 한다. 나 역시 거짓말을 싫어한다. 실제 내 좌우명이 ‘최대한 솔직하게, 최대한 겸손하게’이기 때문이다.

10. 본인이 봤을 때 태민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안우연 : 음, 왠지 부모님들께는 올바른 청년의 이미지로 사윗감으로서 매력을 풍기는 게 아닐까 싶다. 여성분들한테는 솔직한 표현 때문이 아닐까. 태민이는 쑥스러워서 말 못하는 것도 곧잘 말하잖아. 느낀 바를 솔직히 표현하는 거지. 이런 것 때문에 많은 여성분들이 설레는 것 같기도 하다.

10. 초반 태민은 연태의 마음을 몰라주는 얄미운 ‘짝사랑남’이었다. 하지만 태민의 노력이 밝혀지고 나서 ‘눈치 없다’란 표현은 연태에게로 옮겨갔다.
안우연 : 작가님 감사합니다. 하하. 솔직히 태민이도 눈치가 없긴 했다. 연태 마음도 몰라주고. 연태가 얼마나 속상했을까 싶더라.

10. 본인은 연태가 더 안타까웠나, 태민이 더 안타까웠나.
안우연 : 사실 연태가 더 안타까웠다. 그렇지만 난 태민을 연기해야했으니까 태민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10. 가장 연태가 안타까웠을 때가 아마 4회에서 연태가 진주(임수향)의 신발을 숨겼을 때였던 것 같다. 태민은 연태 앞에서 망설임 없이 진주를 업었잖아. 그땐 이미 연태에게서 마음이 떠난 상태였겠지?
안우연 : 그때도 사실 난 연태가 너무 안타까웠다. 하지만 태민의 입장은 달랐다. 태민은 진주한테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연태 눈치를 보지도 않았고 보아서도 안됐다. 무조건 진주를 위해서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 했지. 태민은 한 여자에게 관심이 있으면 다른 여자는 안 보는 남자이기 때문이다.

10. 상민-태민 형제가 한 여자만을 바라보며 직진하는 것이 참 닮은 것 같다.
안우연 : 생각해보니 그렇네. 상민과 태민의 연애 스타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래서 형제인 건가. 하하.

배우 안우연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배우 안우연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10. 공교롭게도 연이은 두 작품 모두 바른 청년 캐릭터다. 이후에는 과감한 캐릭터에도 도전해보고 싶을 것 같다.
안우연 : 그렇지. 하지만 꼭 전작 캐릭터 때문이 아니라 배우이기 때문에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10.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은가.
안우연 : 하고 싶은 것은 많다. 극적인 역할도 해보고 싶다. 예를 들어 사이코나 독한 악역 같은. 하하. 사실 어떤 역할이라도 좋을 것 같다.

10. 두 번째 작품에 임하고 있잖아. 첫 번째 작품과 비교해선 어떤가, 느끼는 바가 많이 다를 것 같기도 하다.
안우연 :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에 전작 ‘풍선껌’을 다시 한 번 몰아봤다.(웃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비교해보자면 조금의 여유가 생긴 것 같기도 하다. 그땐 내게 주어진 것만 하기 바빴던 느낌이라면 지금은 조금 더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 ‘풍선껌’ 때는 정말 김정난 선배님이 거의 모든 걸 이끌어주셨다.

10. 궁극적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안우연 : 솔직한 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에 있어서 솔직한 배우. 무작정 대사를 외워서 연기하는 건 거짓말인 것 같다. 그 대사를 정말로 내 것으로 만들어서 하는 게 연기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연습을 쉬지 않는다. 지겹도록 연습을 해야 그 대사가 내 것이 되고,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기 때문이다.

10. 배우로서 대중들에게 어떤 기억을 전하고 싶은가.
안우연 :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나중에 ‘연기파 배우’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사실 요즘 시청자분들에게 많은 힘을 얻고 있다. SNS에 응원을 남겨주는 팬분들부터 식당 어머니들까지 많은 분들이 주신 사랑으로 힘을 얻는다. 혼자 살면서 노는 것도 절제하고 연습만 하면서 살기 때문에 고독할 때가 많다. 그럴 때면 시청자분들이 주신 응원이 굉장히 큰 힘이 된다. 이런 고마운 마음을 좋은 연기로 보답해드리고 싶다.

한혜리 기자 hyeri@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