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또 오해영’ 스틸컷 / 사진=tvN 제공
‘또 오해영’ 스틸컷 / 사진=tvN 제공
“1회를 보고 알았죠. 서현진 씨를 차기 작품 주인공으로 섭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tvN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 연출 송현욱) 속 서현진의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마치 물 만난 고기 같다. 배우 서현진이 ‘인생작’을 만났다. 서현진은 ‘또 오해영’에서 예쁜 오해영(전혜빈)과 비교 당하는 ‘그냥’ 오해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드라마는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는 서현진이 있다.

서현진은 결혼 전날 파혼 당한 기구한 인생의 오해영의 모습을 코믹과 진지함을 오가며 그려내고 있다. 그는 망가짐을 불사하지 않는다. 팔이 부러지고 코피가 터지는 등 다소 오바스러운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탱고 노래에 맞춰 홀로 춤을 추는 ‘한(恨)’을 품은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 역시 웃음을 자아낸다.

‘또 오해영’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또 오해영’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그런데 오해영, 짠하고 애틋하다. 짝사랑하는 남자의 옆방에서 “나 생각해서 일찍 좀 다녀주라.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 나 심심하다. 진짜!”라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들은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일에 치이고, 사랑에 치이는 2030 여성들은 오해영의 모습에서 자신을 본다.

서현진은 2001년 SM엔터테인먼트 4인조 걸그룹 밀크로 데뷔했다. 그룹은 단 한 장의 앨범을 남긴 채 그룹이 해체됐다. 2006년 ‘황진이’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얼굴을 내비쳤으나 뚜렷한 대표작은 없었다. 그러나 내공은 점점 쌓이고 있었다. 박호식 CP는 “‘삼총사’ 감독과 친구인데, 그때 ‘서현진 대박이야’라고 말했다”면서 “감히 말씀드린다. 모니터를 하다가 배우를 보고 물이 올랐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서현진이 그렇다”고 감탄했다.

서현진은 단아한 이미지로 주로 사극에 얼굴을 많이 비췄지만 지난해 방영된 tvN ‘식샤를 합시다2’를 통해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며 ‘로코퀸’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리고 ‘또 오해영’을 통해 그 매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서현진 전성시대’는 이미 예고됐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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