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배우 박종환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배우 박종환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10. 영화를 대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박종환: 응원하고 싶다. 좋다고 느꼈던 작품들에는 때로 ‘아주 개인적인 일’이 나오는데, 그런 영화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했다는 얘기조차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영화들을 보면 엄청난 위로를 받고, 동시에 응원하게 된다. 그런 이야기를 연출하는 감독들 또한 응당 응원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 ‘오아시스’의 설경구 선배가 했던 역할이 그런 측면에서 아주 감명깊게 남았다.

10. 박종환에게 완주는 어떻게 남았나. 또 ‘양치기들’은 어떤 영화인가.
박종환: 저에 대한 기록 영화이자 ‘사람들’에 대한 기록 영화다. 완주는 극중 나이도 저랑 비슷하고, 생계를 유지하는 삶의 방식, 속도도 비슷한 것 같다. 30대는 소중한 것과 필요한 것 중 후자를 택하는 나이대라고 느낀다. 어릴 때와 비슷한 것을 겪어도 다르게 받아들이고, 실수를 하고, 착각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10. 혹여 아쉬움이 남는 점이 있었나.
박종환: 아쉬운 장면은 많다. 나 스스로에게도, 감독에게도. 감독에게 아쉬웠던 것은 내 걸음걸이를 찍은 장면이다. 내가 걷는 뒷모습이 영화에서 많이 나온다. 그런데 나도 몰랐던 내 걸음걸이 특유의 특징이 그대로 나와서 배우들이 웃기려고 일부러 그렇게 걸은 거냐고 물어보더라. (웃음) 그래서 동작이나 자세를 취할 때 멋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10.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멋지다. 포즈 외에도 데뷔 이후로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던 다른 것이 있었나.
박종환: 발음, 발성은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은 것이 아니라서 언제나 좀 아쉬웠다. 내가 느끼는 것보다 좀 더 과감하게 표현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10. ‘양치기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다른 배우들의 대사도 포함이다.
박종환: 완주의 대사 중에 있다. 고석태 교수를 다시 찾아갔을 때 교수가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봤을 때 “돈 벌고 있어요”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이 영화의 시발점이 됐기도 했고, 돈을 벌기 위해 순수함을 잃어버렸다는 자책감에 그렇게 말한 것 같기도 하고.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대사다.

배우 박종환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배우 박종환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앞으로 하고 싶은 영화는 무엇인가.
박종환: 아주 유의미한 영화들이 있는 것 같다. 주연 배우가 굳이 제가 되지 않더라도.

10. 지금까지 연기를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박종환: 영화 보기다. 영화를 보고 나면 여운이 오래가는 편인 것 같다. 가끔 삶보다 소중한 것 같다는 착각도 했다. 그런데 착각이었다. 삶보다 소중하지는 않다. (웃음) 영화는 현실을 잊게 해줬다. 내게는 책보다 감각적이었다.

10. 책보다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여운이라. 혹시 최근에는 가장 감명깊게 본 영화가 무엇인가.
박종환: ‘폭스캐처’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했다고 밝히며 시작된다. 등장 인물들이 겪게 되는 감정들을 선입견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게 됐다. 감독님이 원래 다큐멘터리를 연출하셨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자연스럽고 솔직한 감정을 묘사하신 것 같다.

10. 연기가 하다가 막히게 되면 어떻게 하나.
박종환: 그런 순간이 많이 찾아온다. 특히 상업 영화를 하는 경우, 표현해야 하고 도달해야 하는 목표점이 있기 때문에 마치 미션처럼 느껴진다. 그때는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만 부끄러움이 같이 공존한다. 카메라가 앞에서 돌아가고 있는데도. 적응하려고 마음가짐을 다잡는다. ‘나는 적응 중이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 이렇게 되새기며.

10. 다음 영화 ‘원라인’에 대한 설명을 간단하게 한다면.
박종환: 대출사기극인데 케이퍼 무비 형태다. 여러 인물들이 같이 움직여 사기 범행을 모의한다. 나는 주인공의 조력자 역할을 맡았다.

10. ‘양치기들’을 기대하고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박종환: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 영화를 통해서 독립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기고 더 가깝게 느끼셨으면 좋겠다. 독립 영화와 상업 영화를 별개로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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