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곡성 단체
곡성 단체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의 흥행질주가 심상치 않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지난 12일 개봉한 ‘곡성’은 누적관객 405만 3,478명을 기록, 개봉 열흘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개봉 12일 만에 400만 고지에 올랐던 천만 영화 ‘국제시장’(2015)과 ‘7번방의 선물’(2014)보다 이틀이나 빠르다.

곡성을 보고 온 관객들의 반응은 반반이다.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걸작이라고 극찬하는 관객들도 있지만, 이야기 전개가 논리적이지 않고 관객들의 생각만 혼란스럽게 만드는 불친절한 영화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성’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 ‘곡성’이 가파른 흥행곡선을 그리고 있는 비결은 뭘까. 이전에 한국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곡성’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이 한몫했다. ‘곡성’은 갑작스럽게 비현실적인 불행을 맞닥뜨리게 된 가장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 무속신앙과 가톨릭 등 종교적인 요소가 가미돼 진정한 선과 악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살인사건을 둘러싼 비밀을 밝히는 평범한 스릴러 영화인 것 같으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곡성’만의 독특한 전개 방식이 관객들에게 경험해본 적 없었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결말에 대한 다양한 해석 또한 ‘곡성’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을 부르는 요인이다. ‘곡성’은 명쾌한 결론을 내려주지 않으면서 영화를 끝낸다. 일부 관객들은 이를 두고 ‘혼란스럽다’, ‘불친절하다’라고 말하지만, 저마다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화가 끝난 뒤에도 관객들은 한동안 ‘곡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결말뿐만 아니라 영화 곳곳에 감독이 숨겨둔 다양한 장치들 역시 관객들의 분분한 의견을 이끌어내며, 재관람을 자청하는 관객들도 많다. 이런 점들이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지난 18일(현지시간) 칸 국제 영화제 공식 상영을 마친 이후 현지 언론의 뜨거운 찬사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칸 영화제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걸작”, “넋이 나갈 만큼 좋다”, “최근 몇 년간의 한국 영화 중 최고” 등 ‘곡성’을 향한 뜨거운 호평이 공포-스릴러 영화를 좋아하지 관객들마저 ‘곡성’이 얼마나 대단한 영화인지 관심을 갖게 만든다.

시나리오 작가 박미영 씨는 “‘곡성’은 마치 영화관에서 처음 영화를 봤을 때의 짜릿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선사해준다”면서 “그 느낌을 영화관 밖에 나와 주변에 전해주는 것인데, 이것이 마치 ‘허니버터칩’ 열풍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라 평했다.

이어 “주변에서 ‘곡성’에 대해 워낙 많은 이야기들을 하니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들도 궁금해지는 것 같다”라며 “막상 허니버터칩을 맛본 뒤에 입맛에 따라 의견이 갈렸던 것처럼, ‘곡성’ 또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표현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