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디마프’ 방송화면 캡처
사진=tvN ‘디마프’ 방송화면 캡처
tvN ‘디어 마이 프렌즈’ 4회 2016년 5월 21일 토요일 오후 8시 30분

다섯줄 요약
뜻밖의 사고에 넋이 나간 문정아(나문희)와 조희자(김혜자). 치인 사람을 뒤로 하고 정신없이 도망친 둘은 결국 겁에 질려 박완(고현정)을 불러낸다. 돌아와서 차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고해성사도 하지만 죄책감에 괴롭고, 완은 그녀들이 낸 사고를 눈치 챈다. 정아와 희자는 자수를 결심하고 함께 경찰서로 간다. 완과 서연하(조인성)는 서로 사랑은 하지만 함께일 것은 아니라고 관계에 선을 긋는다.

리뷰
정아와 희자의 드라이브 중의 사고는 희자의 망상장애의 한 부분이겠거니, 그게 아니면 사람으로 착각할 만한 무엇을 들이박은 것이겠거니 했다. 아니, 그러길 바라며 기다린 4회였다. 하지만 드라마의 전개는 이상하게도 진짜 사고를 낸 이야기로 흘러갔다. 쓰러진 사람을 확인했고, 누군가 다가오기에 도망을 쳤으며, 자신들의 상황에 무서워 운전을 멈추고 넋이 나간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런 정아와 희자가 도움을 청한 곳은 완. 완과 연하의 이야기가 조금씩 밝혀지고 지금은 멀쩡하지 않은 연하의 다리로 인한 둘의 관계, 완이 지금 유부남 동진(신성우)을 곁눈질 하고 있다는 것까지 드러나는 때였다. ‘디어 마이 프렌즈(이하 디마프)’는 그런 완을 통해 다시 정아와 희자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신경질을 내면서도 결국 데리러 온 완의 도움으로 집으로 온 희자와 정아. 차에 묻은 피가 떠올라 급히 피를 닦아내고, 집으로 간 정아는 석균(신구)에게도 딸에게도 묵혀둔 감정을 이제야 표출해본다. 희자 역시 자기 나름의 방법대로 시간을 보냈다. 성당에서 죄를 고백하기도 하고, 영화를 보러가서 민호(이광수)의 품에 안겨 한참을 잠이 들어 있기도 했다. 처음부터 두 손을 꼭 잡고 있었던 정아와 희자는 끝까지 손을 놓지 않고 결국 함께 자수하러 경찰서로 간다. 나를 위해, 서로를 위해, 우리를 위해서였을 것.

뺑소니 사고를 냈고,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잘못이었다. 실제로 초보운전의 노인이 밤중에 운전을 하다가 뺑소니를 냈다는 사고 소식을 접했다면, 우리는 엄청난 비난을 했을 것이다. 잘못했으니까, 그런데 그 잘못을 심지어 노인이 했다니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디마프’의 정아와 희자를 보고 있자니 무작정 욕을 할 수 없었고, 왠지 모르게 먹먹하기까지 하다. 분명 그들이 한 행동은 잘못이 맞는데 말이다. 사고 현장을 찾았다가 완의 차 뒷자리에서 보여준 정아의 멍한 표정, 영화관에서 민호의 품에 안겨 잠이 든 희자의 모습과 함께였던 완의 내레이션은 이 이상한 감정을 고조시켰다.

철없고 막무가내며 뻔뻔하기까지 한, 이해 안 되는 노인네들이라 화냈던 완은 희자와 정아에게 했었던 모진 말들과 마음들을 후회한다. 뺑소니를 둘러싼 이야기는 사건의 진실이나 옳고 그름을 떠나 정아와 희자의 살아온 날들, 늦었지만 가장 올바른 선택을 한 마음, 함께 손잡고 있는 둘의 우정, 그런 둘을 너무도 쉽게 비난했던 완의 마음 등이 어우러져 우리의 가슴에도 먹먹함을 안겨주었다.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두 친구의 이야기로 우리에게 이런 감정을 선사하다니. 이것이 바로 노희경 작가의 힘이고, 이를 완벽히 표현해내는 배우들의 남다른 품격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오묘한 감정의 감동은 감동이고, 일단은 정아와 희자의 자수가 좋은 몫을 하길, 혹은 사고의 또 다른 진실이 꼭 숨어있길 바랄 뿐이다.

수다포인트
-눈물 담당 확실하게 하고 있는 이광수 배우, 나오기만 하면 눈물을 쏙 빼내요.
-오라는 게 아니지만 돌아가진 않겠지만, 사랑은 한다는 완과 연하. 하, 이 몹쓸 사랑
-석균 아저씨도 나름 짠하지만, 적당히 해요 제발. 보는 데 내 속이 터질 뻔.
-정아의 삶에 희자마저 없었다면 어쩔 뻔 했을까요.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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