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장진리 기자]같은 드라마인데 어딘가 이상하다.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되고 있는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이야기다. 한국판 ‘태양의 후예’에는 없었던 음료수가 송중기와 송혜교 곁에 등장하는가 하면, 한국판에서는 북한군인으로 나왔던 배우들이 갑자기 중국판에서는 유창한 영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두 가지 버전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답은 바로 중국에 있다.
태양의후예_수트출격
태양의후예_수트출격
깐깐한 중국 심의, 만리장성을 넘어라

두 남자 주인공인 유시진(송중기)과 서대영(진구)이 육군 특전사라는 직업을 가진 탓에, ‘태양의 후예’에는 종종 북한군이 등장하고는 한다. 첫 방송에서는 유시진(송중기)이 북한군 안상위(지승현)와 싸움을 벌였고, 지난 6일 방송분에서도 남북특사회담 경호를 맡았던 유시진, 서대영이 북한 측이라 추측되는 인물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그려졌다.

그러나 중국판 ‘태양의 후예’에서는 북한이라는 설정이 전면 삭제되고, 이름이 없는 제3의 가상국가로 대체됐다. 설정이 변화하며 첫 방송의 격투 장면은 대부분 삭제됐고, 한국어 대사는 영어 더빙으로 바뀌었다. 이는 자칫 외교 문제로 번질 우려 때문에 중국 측이 심의를 반려할 가능성을 대비해서였다. 처음부터 한중 양국 동시 방송을 준비했던 ‘태양의 후예’는 중국 심의를 철저히 준비해 왔고, 깐깐한 심의절차도 무사히 넘을 수 있었다.

제작사 NEW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제3의 가상국가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대사가 다 영어로 처리됐다. 촬영을 따로 한 것은 아니고, 영어 더빙을 덧입힌 것”이라고 밝혔다.
태양의 후예 중국 PPL
태양의 후예 중국 PPL
마법처럼 생긴 음료수? 정체는 ‘CG PPL’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를 통해 방송된 11회 방송분에서는 거짓말 같은 일이 일어났다. 우르크의 돌계단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송중기와 송혜교 옆으로 음료수가 등장한 것. 특히 이 음료수는 한국판에는 등장하지 않던 것이라 ‘가짜 PPL 논란’까지 일었다.

그러나 이는 가짜 PPL이 아닌 사후 PPL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촬영, 제작 후 CG로 드라마 위에 광고를 덧입혀 만든 방법이다.

‘태양의 후예’ 관계자는 “CG 작업으로 구현한 사후 PPL이다. 중국 쪽 PPL만 원하는 기업을 상대로 요청을 받아서 사후 PPL을 하게 된 것”이라며 “동영상에 등장하는 음료수 PPL은 한국기업으로, 중국 광고만 원해서 사후 PPL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장진리 기자 mari@
사진. 태양의후예문화산업전문회사&NEW, ‘태양의 후예’ 아이치이&KBS2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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