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선율 하나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 또 그것을 해내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가슴 떨리는 일이다. 댄스, 록, 발라드, R&B, EDM, 힙합 등등 세상엔 정말 다양한 음악이 존재한다. 어떤 이는 발라드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어떤 이는 댄스를 들으며 흥을 돋우고, 어떤 이는 힙합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기도 한다. 작곡가가 없었다면 즐기지 못할 일들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곡가들의 세계는 어떨까. 음표를 그리며 감동을 전하는 작곡가들을 만난다. [편집자주]
코스믹 사운드
코스믹 사운드
코스믹 사운드(본명 김기현). 리스너들에게는 산이와 애프터스쿨 레이나의 듀엣곡 ‘한여름밤의 꿀’ 작곡가로 익혀 알려졌다. 그는 ‘한여름밤의 꿀’에 이어 산이와 백예린의 ‘미유(Me You)’까지 히트시키며 달달한 힙합 음악의 강자가 됐다. 그러나 이것만이 코스믹 사운드의 전부가 아니다. 코스믹 사운드는 김도훈 작곡가가 이끄는 RBW와 만나 프로듀서로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 마마무의 소속사로 알려진 RBW(공동대표 김진우, 김도훈)는 자체 ‘K-POP 아티스트 인큐베이팅 시스템(RAISE)’을 개발해 OEM 방식으로 아티스트를 제작하는 회사. RBW 합류 후 코스믹 사운드는 마마무 정규 1집 수록곡 ‘이모션(Emotion)’를 작업하며 다른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제 그가 프로듀서로서 진짜 역량을 펼칠 때가 왔다.

10. 가장 최근 RBW에 합류한 프로듀서다. 김도훈 작곡가와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
코스믹 사운드 : 지난 해 9월 21일이다.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 OST인 김민재와 솔라 듀엣곡 ‘별’을 작업하면서 김도훈 대표님을 만나 RBW에 들어오게 됐다. 그전까지는 계속 혼자서 작업했다.

10. 작곡가 생활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코스믹 사운드 : 2010년도에 시작했다. 직장 생활을 하려고 했지만,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아서 사업을 하고 싶었다. 자본이 없어서 무자본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TV에서 용감한 형제를 보게 됐다. 실용음악과 보컬 전공이어서 나도 한 번 작곡에 도전해볼까 생각한 것이 작곡가로 이어지게 됐다.

10. ‘나도 한번 해볼까’로 시작했지만, 진짜 작곡에 빠져든 계기가 있을 것 같다.
코스믹 사운드 : 장비를 구매해서 시작하다보니 어느새 빠져들었다.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 종일 작곡을 했다. 2011년 11월 24일 발표딘 산이의 ‘불행했음 좋겠다’는 노래가 대중음악 데뷔작인데 그때부터 더 재미를 붙인 것 같다.

10. 코스믹 사운드라고 이름 지은 이유도 궁금하다.
코스믹 사운드 : 자미로콰이의 ‘코스믹 걸’이라는 노래가 있다. 그냥 그 노래를 좋아해서 ‘코스믹’을 썼다. 용감한형제나 박진영처럼 자신이 만든 노래에 ‘브레이브 사운드’, ‘JYP’ 같이 노래의 시그니처도 만들어 놨다. (웃음)

코스믹 사운드
코스믹 사운드
10. 산이와 작업을 많이 했다. 산이와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
코스믹 사운드 : 같이 잠깐 작업했던 형이 있는데 그 형이 산이 형과 친해서 소개를 받았다.

10. 산이와 만나 2014년 히트곡 ‘한여름밤의 꿀’을 탄생시켰다. 그 당시 소감이 어땠나?
코스믹 사운드 : 작곡을 처음 시작할 때 어머니의 반대가 심했다. 그때 어머니에게 5년 내로 히트곡을 만들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여름밤의 꿀’이 작곡을 시작한 지 5년차가 되는 해에 탄생됐다. 덕분에 어머니에게 자랑을 많이 했다.

10. 산이 덕분인지 디스코그래피에 힙합곡이 많다. 힙합을 좋아하는가.
코스믹 사운드 : 사실 힙합을 전문으로 하는 작곡가가 아니다. 어쩌다 친한 사람들이 래퍼였을 뿐이다. 난 대중음악 작곡가다.

10. 그럼 처음 작곡가 되기로 했을 때, 어떤 색깔 음악을 하고 싶었나?
코스믹 사운드 : 김도훈 대표님을 정말 닮고 싶었다. 2006년도 내가 다니던 대학에 김도훈 대표님이 특강을 오신 적이 있다. 그때는 강한 인상을 못 받았는데 작곡을 시작한 뒤로, 곡들이 나오면 작곡가를 눈여겨보게 됐다. 눈여겨 본 곡들마다 김도훈 대표님이 작곡한 곡들이었다. 다 좋았다.

10. 작곡가 생활을 하면서 본인이 어떤 분야를 잘하는 것 같다고 느꼈나?
코스믹 사운드 : 아무래도 달달한 음악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사실 난 외국 스타일, 팝적인 것을 많이 하고 있다. 마마무 정규 1집 수록곡 ‘이모션(Emotion)’도 그런 느낌으로 만든 것이다. 앞으로 나올 곡들도 그런 느낌이다. 사실 ‘한여름밤의 꿀’과 ‘미유’가 잘돼 달달한 타입의 노래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 맞춰서 작업한 것이다. 아리아나 그란데, 티나셰 같은 아티스트를 좋아한다.

10. ‘한여름밤의 꿀’로 코스믹 사운드의 대표색이 정해졌다는 아쉬움도 있겠다.
코스믹 사운드 : 다른 다양한 음악도 더 할 수 있는데 그런 것만 보고 달달한 것만 주문하니까 아쉽긴 하다. ‘한여름밤의 꿀’은 거의 산이 형이 다 했고, 나는 음악적인 분위기만 만들었을 뿐이다.

10. 산이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 산이는 음악적으로 어떤 사람인가?
코스믹 사운드 : 산이 형의 아이디어를 따라올 사람이 없다. 그는 단순히 힙합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을 굉장히 잘한다. 가사도 빨리 쓰고, 표현력이 정말 좋다. 좋고 싫은 것도 확실해서 음악을 할 때 도움이 된다. 그냥 칭찬을 듣는 것보다 싫은 소리도 많이 듣고 더 성장한다. 잘됐을 때는 좋은 말도 많이 들었다.

10. RBW에서 프로듀서로서 역량도 보여주게 될 텐데 어떤 가수를 만들고 싶나?
코스믹 사운드 : 진한 힙합 알앤비 스타일의 아티스트를 제작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AOMG 레이블 같은 스타일을 좋아한다. 대중에게 크게 반응이 올지 안 올지 몰라도 미국적인 음악을 해보고 싶다.

10. RBW에 들어오기 전과 후의 차이도 있겠다.
코스믹 사운드 : 밖에서 혼자 할 때는 당장은 적당히 잘 하고 있어서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먼 미래를 보면 혼자서 떠맡아야 하는 부담이 컸다. 리더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RBW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인 김도훈 대표가 있어 든든하다. RBW의 합리적인 일처리도 정말 좋다. 보통 일처리를 할 때는 리더의 뜻대로 휩쓸릴 수도 있는데 여기는 좋은 콘텐츠라는 목표를 위해 모두가 일하는 회사다.

10. 작곡가 생활을 5년을 이어오면서 음악에 대한 바뀐 생각이 있나?
코스믹 사운드 : 음악을 시작할 때는 그냥 잘하는 것들을 따라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오리지날리티가 중요한 것 같다. 오리지날리티를 가지고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을 때 그 뒤에 오는 부가적인 것들은 일반적인 것과 비교할 수 없다.

10. 애착이 가는 작업물은 무엇인가.
코스믹 사운드 : 산이 형과 했던 모든 곡들과 마마무 ‘이모션’이 제일 애착이 간다. ‘이모션’의 경우, 내가 달달한 것 말고 다른 스타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곡이다. ‘이모션’이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의 곡이다.

10. 또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을 텐데.
코스믹 사운드 : 지금은 마마무랑 많이 해보고 싶다. 마마무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아티스트다. 산이 형과도 많이 했는데 계속 더 많이 해보고 싶다. 산이 형과 작업하면 마음이 편하다. 굉장히 잘하고 아이디어가 좋으니까 작업하면서 내 실력이 느는 것 같다. ‘한여름밤의 꿀’을 작업할 때, 완성되기 전 음악을 듣고 산이 형이 ‘이곡으로 나가면 자기 이미지 깎아먹는다’고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결국에는 산이 형이 피드백을 해주는 대로 수정을 해나가면서 만드니 좋은 곡이 탄생됐다. 산이 형에게 고맙다.

10. ‘한여름밤의 꿀’의 대히트가 부담이 되지는 않나?
코스믹 사운드 : ‘한여름밤의 꿀’ 이후 피드백을 받으며 작업을 해보니까 어떻게 하면 더 좋을지 감이 왔다. 부담은 더 줄었다. 탄력을 받았다.

10. ‘어떻게 하면 더 좋을지’의 감은 무엇일까?
코스믹 사운드 : 확실한 것은 내가 들었을 때 아쉬우면 남들도 아쉬울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듣고 좋다고 했을 때, 남들이 다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좋은 건 취향이 나뉘니까. 그래서 나부터 만족시키려고 하는데 잘 되지는 않는다. (웃음) 작업할 때는 몰랐는데 발표하고 나서 아쉬운 점이 보여 후회를 하기도 한다.
코스믹사운드
코스믹사운드
10. RBW 안에서 이루고픈 목표가 있나?
코스믹 사운드 : 가수를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제작해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여러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10. 인생의 꿈이 있다면.
코스믹 사운드 : 내 인생의 목적은 행복한 것이다. 자기가 생각하는 이상과 현실이 잘 맞을 때 느끼는 것이 행복이다. 제가 앞으로 뭘 바랄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바라는 것들을 위해서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목표를 다 이뤄냈으면 좋겠다.

10. 어떤 작곡가가 되고 싶은가?
코스믹 사운드 : 잘 사는 작곡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방송의 기회가 있으면 방송도 하면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작곡뿐만 아니라 제작 또는 다른 사업이든 뭐든 할 수 있는 것을 전부 하고 싶다. 난 내가 뭔가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행할 때 삶의 활력소가 생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른 영역을 많이 하고 싶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R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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