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궁궐은 사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사극의 사실성을 높이고, 극적인 효과도 더한다. 드라마 속 실제로 등장하는 궁궐의 의미를 안다면, 사극을 감상하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 < 드라마 속 궁궐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대박 창경궁 통명전
대박 창경궁 통명전
'대박'
'대박'
# 창경궁 통명전(通明殿)

‘대박’ 1회에서 이인좌(전광렬)가 최무수리(윤진서, 훗날 숙빈 최씨)에게 말한다. “금상은 산책에 나서며 폐서인 인현왕후의 거쳐였던 통명전에 들리지. 통명전 마루 안에 폐위 왕후의 신을 놓고 그 위에 큼지막한 연잎을 올려놓거라.” 인현왕후에 대해 연민을 갖고 있던 숙종의 마음을 이용하는 것. 이인좌의 계획대로 산책을 하던 숙종(최민수)은 통명전에서 최무수리를 발견하고, 그의 미모와 마음씨에 반한다. 이는 훗날 영조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통명전에서 최무수리와 숙종이 만났을까? 역사 속 모습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통명전이 실제 인현왕후의 거쳐였던 것은 사실이다. 숙종이 인현왕후를 향한 최무수리의 마음에 감동을 받은 것도 전해오는 이야기다. ( 역사 속에는 숙종이 밤 산책을 하던 중 인현왕후의 생일상을 만들고 절을 하는 최무수리를 발견한다.)

통명전은 창경궁에 위치한 전각이다. 왕비의 침전으로, 왕과 왕비가 합궁 시 사용했던 곳이다. 드라마 속 이인좌의 말처럼 인현왕후가 거처했던 장소로 익히 알려져 있다. 숙종 때 장희빈이 인현왕후를 저주하는 흉물을 통명전 일대에 묻어 사약을 받는 것에 이르기도 했다.

현재 통명전 건물은 아쉽게도 숙종과 최무수리가 만났을 시절의 건물이 아니다. 1834년(순조 34년)에 재건됐으며, 현판은 순조의 어필이다. 드라마 속 보이는 통명전 현판은 가품이며, 진품은 건물 안쪽에 걸어 보호하고 있다.

통명전 서쪽에는 열천이라는 우물이 있다. 이 우물은 영조가 직접 ‘열천(冽泉)’이라 이름 지은 곳으로, ‘이가 시리도록 맑은 물’이라는 뜻이다.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가 통명전 뒤에 있는 우물을 좋아해 영조가 즉위 후 이름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창경궁엔 이처럼 영조에 얽힌 역사가 곳곳에 있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SBS ‘대박’ 캡처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