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장진리 기자]
곽시양01
곽시양01
다 잘 될 거야, 긍정의 기운을 담은 이 말처럼 뭐든지 잘 됐다. 스물여덟, 늦깎이 배우로 데뷔해 만대일의 경쟁률을 뚫고 뮤직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의 남자주인공을 꿰찬 것에 이어 일일드라마 ‘다 잘 될 거야’의 주인공으로 안방에 우뚝 섰다. ‘방 안의 코끼리’로 스크린 주연 데뷔도 앞두고 있다. 모든 것이 ‘운칠기삼’인 것 같은 곽시양의 질주. 그러나 그 뒤에는 진득한 땀의 결실을 만들어낸 그의 숨은 노력이 있다. 하나씩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이뤄가는 기분이라는 곽시양은 한 계단씩, 조심스럽게 세상 가장 환한 별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10. 일일드라마 한 편을 마쳤다. 마라톤을 끝낸 기분일 텐데.
곽시양 : 사실 처음에는 부담감이 많았다. 지상파 드라마의 주연으로 내가 한 작품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 걱정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시청률에 대한 압박도 있었고, 그 외의 무언의 압박도(웃음). 시청률이 안 나오면 말하지 않아도 나만이 느끼는 분위기가 있다. 시청률이 안 나오면 이게 내 탓인가 싶어서 자책도 많이 하게 됐다. 스태프 분들과 배우들의 팀워크가 좋았고, 결과적으로는 시청률도 조금씩 오르더라. 일터보다는 놀이터같이 편안한 현장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 덕분이다.

10. 인터뷰를 하면 여러 가지 생각들이 정리되지 않나. 작품하면서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나.
곽시양 : 다른 것보다 다시 한 번 주변의 고마운 분들이 더 생각난다. 내가 더 잘해야지(웃음).

10. 마라톤 같은 일일드라마를 하고 스스로 많이 발전한 점을 꼽는다면.
곽시양 : 체력적인 면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다. 또 순발력이 많이 늘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무래도 일일드라마다 보니 감정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편이다. ‘다 잘될 거야’를 통해 특히 순발력을 많이 배웠다.

10. 반대로 아쉬운 건 없나.
곽시양 : 매 작품을 끝낼 때마다 항상 아쉽다. 배우라면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모니터를 하면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촬영한다고 했는데 내가 왜 저랬지 싶을 때가 있다. 반대로 그런 아쉬운 점이 보일 때에는 이제 이런 것도 보이는구나, 조금은 성장했다는 생각도 들고(웃음).
곽시양02
곽시양02
10. 차기작인 영화 ‘가족계획’과 ‘방 안의 코끼리’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고.
곽시양 : 맞다. 감사한 일이지. 드라마, 영화, 예능 촬영이 계속 겹쳤다. 스크린은 한 호흡으로 계속 연결돼서 갈 수가 있는데, 드라마는 시간제한이 있으니 순발력 싸움이지만 대신 생동감이 넘친다. 최근에는 거의 잠을 못 잤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래도 즐거웠다. 완전히 다른 매력의 촬영 아닌가(웃음). 드라마와 영화로 배우 곽시양을 보여준다면, ‘우결’은 인간 곽시양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10. ‘우결’ 속 곽시양은 굉장한 로맨틱남이다. 실제 연애에서의 곽시양은 어떤 남자인가.
곽시양 : 곽시양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 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본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거짓말하면 곧 들통 나겠지(웃음). 인간 곽시양 그대로를 보여주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생각 안하고 그냥 인간 곽시양 그대로를 보여주려고 한다. 그냥 그 순간 감정에 솔직하게, 늘 진짜 나를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10. ‘우결’ 이벤트를 보면 실제로도 로맨틱할 것 같은데.
곽시양 : 실제로 이벤트를 잘 하는 성격은 사실 아니다. 그냥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가끔 생각했던 것들을 이번에 실천에 옮긴 거지. 조금씩 생각했던 것들을 꺼내다 보니 조금씩 커지게 됐다(웃음). 대부분 아이디어는 내가 많이 낸 편이고, 장소 섭외 등 여러 가지를 제작진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10. 실제로 이벤트를 많이 해주는 편이 아니라면 예전 여자 친구들이 섭섭해 하겠다(웃음).
곽시양 : 이제 어쩔 수 없다(폭소).

10. 이별을 통보하는 스타일인가, 당하는 스타일인가.
곽시양 : 이별을 당하는 스타일이다. 늘 통보 당했다(웃음).

10. 나쁜 남자라 통보 당했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나(웃음).
곽시양 : 나쁜 남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웃음).
곽시양04
곽시양04
10. ‘우결’의 시소커플 김소연과의 케미가 좋다.
곽시양 : 김소연 누나는 정말 좋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사람이다. 배려심이 정말 좋다. 사람이 이렇게 착해서 어떻게 살아가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순수하시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니 저도 같이 따라간다. 누나를 보면서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 더 겸손해야겠다, 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우결’은 2주에 한 번씩 촬영하는데 촬영하고 나면 3일 정도 여운이 남는다. 또 시간이 지나서 만나면 새로운 콩닥콩닥, 설렘이 생긴다.

10. 배우그룹 원오원의 멤버로도 활동 중인다.
곽시양 : 연기자가 경험해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배우그룹이라는 말이 생소한 건 사실이지만, 연기에도 도움이 되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원오원은 다양한 활동이 배우라는 우리의 목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만들어진 프로젝트 그룹이다. 사실 노래는 팬들과 가장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닌가. 우리가 정식 가수는 아니지만 음원도 내고, 팬미팅에서 무대도 보여드리면서 팬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좋다.

10. 배우그룹 활동이 인간 곽시양, 배우 곽시양에게 도움을 준 게 있다면.
곽시양 : 혼자가 아닌 여럿이다 보니 고민이 있으면 의지할 수 있다. 서로 의지가 되니까 편하다. 반면 책임감도 생긴다. 내가 잘 해야 원오원도 잘 된다, 회사나 원오원 멤버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도 들고.

10. 원오원 활동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
곽시양 : 원오원은 배우로 각자가 다 잘 되더라도 계속 하고 있을 것 같다. 모두 다 잘 돼서 좋은 시너지를 내고 싶다.

10. 2014년, 28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데뷔해 연이어 뮤직드라마, 일일드라마 주연을 맡았다. 스스로 운이 좋은 편이라는 생각이 드는지.
곽시양 : 운이 좋은 편이 아니라 굉장히 좋은 편이다. 인복이 많기도 하다. 데뷔 후 처음부터 끝까지 매 순간순간이 스펙터클한 것 같다. 아예 연기경험이 전부했던 저 같은 사람을 주연으로 캐스팅해주신 ‘야간비행’의 이송희일 감독님, 만대일이라는 경쟁을 뚫었던 ‘칠전팔기 구해라’, 그리고 ‘다 잘 될 거야’까지 처음부터 모든 순간 운이 좋았다.

10. 좋은 운을 만들어낸 본인의 노력도 있겠다.
곽시양 : 그냥 시키는 거 열심히, 제대로 해내려고 노력한 것?(웃음) 항상 대본을 정말, 열심히 보려고 했다. 대본 안에서 캐치해낼 수 있는 게 정말 많다. 그리고 매 순간순간에 충실하려고 했던 것. 매 순간순간 충실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곽시양03
곽시양03
10. ‘다 잘 될 거야’는 사실 긍정주의의 ‘끝판왕’ 같은 말인데. 일상의 곽시양은 어떤가.
곽시양 : 긍정적으로 많이 생각하려고 한다. ‘시크릿’이라는 책을 읽고 생각한대로 이뤄진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별을 향해서 좇아가는 단계에 있다. 지난해 딱 네 작품만 하고 싶다고 했는데, 예능까지 일곱 작품을 했다. 버킷리스트에만 있던 것들을 하나씩 이뤄가는 기분 같다.

10. 곽시양의 버킷리스트에는 또 무엇이 있나.
곽시양 : 부모님 집 사드리기가 첫 번째다. 그리고 미니시리즈 주인공이라는 꿈도 있다. 신인상도 꼭 이루고 싶은 내 버킷리스트다. 신인상을 아직 못 받고 과분한 큰 상(2015 KBS 연기대상 일일극 부문 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신인상은 평생에 단 한 번 받을 수 있는 상이라는데, 영화든 예능이든 드라마든, 어떤 부문에서든 신인상은 꼭 받아보고 싶다.

미니시리즈에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다면, 정말 그럴 수 있다면(웃음) 상대배우는 김혜수 선배님과 꼭 한 번 같이 출연해보고 싶다. 영화 ‘가족계획’을 함께 촬영했다. 김혜수 선배님, 하면 이름부터 전해지는 포스가 있어서 기가 죽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선배님이 한 시간 일찍 오라고 연락을 먼저 주셨고, 선배님과 먼저 대본 리딩, 리허설을 같이 했다. 그러니까 편해지기도 하고, 작품에서 좀 더 좋은 시너지 효과도 나는 것 같더라. 선배님께서 그렇게 해주시니까 나도 나중에 그런 선배가 된다면 후배에게 손을 내밀어줘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연기에 대한 열정도 굉장하시다. 스스로를 뒤돌아보게끔 만들어주시는 대단한 선배님이다.

10.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했는데, 곽시양의 초심이란 무엇일까.
곽시양 : 늘 노력하는 모습, 매순간 겸손한 모습이 아닐까.

장진리 기자 mari@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