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영화 ‘검사외전’에서 사기꾼 한치원을 연기하는 강동원은 존재 자체가 일견 사기처럼 느껴지는 배우다. 그것도 굉장히 비범한 사기꾼. 사기꾼으로서의 그의 면모는 숨긴다고 해서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등장과 함께 바로 탄로가 났다. 현실에서 3cm쯤 붕 떠 있는 듯한 비현실적인 육체를 지닌 강동원은 ‘정체불명의 어떤 것’을 상대에게 자주 적발당했다. 그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그러한 비밀스러움에 홀린 관객이 이미 이 땅엔 넘쳐 난다. 그러니까 ‘검사외전’은 사기 캐릭터 강동원이 작정하고 사기 행각을 해 보겠다고 나선 영화다. 아마도 관객이 속아 넘어가는 것은 한치원이라는 캐릭터라기보다, 이를 연기한 강동원이라는 피사체가 아닐까.

10. 이번엔 매체 인터뷰 사진을 안 찍고 제공하시네요. 현장 인터뷰 사진도 팬들과 만나는 하나의 방식인지라 살짝 아쉽습니다.(웃음)
강동원: 네. 제가 인터뷰 사진을 안 찍는 게 처음일 거예요. 대신 말은 엄청 많이 하게 되네요. 체력이 남으니까.

10. 하긴, 사진촬영에도 체력이 적지 않게 소모되죠.
강동원: 엄청 되죠. 신경이 계속 쓰이니까. 아침 일찍 와서 준비해서 옷 고르고, 갈아입고, 메이크업 수정하고…(릴레이 인터뷰의 경우)그걸 매 시간 하다보면 체력이 떨어져요.

10. 화보 촬영은 어떤가요?
강동원: 화보는 제가 사진을 직접 고를 수가 있죠.(웃음) 친분이 있는 포토그래퍼와 미리 상의해서 콘셉트를 잡고 하니까 아무래도 조금 더 편한 게 있고요. 그런데 보통의 인터뷰 현장에서는 제가 사진을 고를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더 신경이 쓰이는 게 있어요.

10. 고르지 못하니, 원하지 않는 ‘짤’들이 나오기도 하고요.(웃음)
강동원: 가끔 그럴 때도 있어요.(웃음) 그래도 그렇게 이상한 건 안 쓰시더라고요. 오래 전, 드라마 찍을 때는 그런 게 있었어요. 드라마 홍보팀에 밉보이면 그들이 이상한 사진을 쓰곤 했어요. 일부로요. “앞으로 내 말 잘 들어라”라는 의미였죠. 어떻게 대응 했냐고요? 가만히 있었죠, 뭐.(일동웃음) 10년 전 일인데, 그때는 그랬어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 “저는 어디서든, 저예요, 똑같아요.”

10. 톱스타가 연기하는 ‘검사외전’ 한치원 같은 캐릭터가 국내에서는 딱히 떠오르지 않아요.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살짝 겹치고요.
강동원: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옛날에 봐서 캐릭터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이렇게 가벼운 캐릭터는 아니지 않았나요? 여자 등치고 이런 건…아, 그게 있어요? 하하. ‘캐치 미 이프 유 캔’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고, 제가 느끼기에 한치원은 굉장히 새로웠어요. 사실 제작진에서 이런 저런 영화의 레퍼런스를 요약해서 가져다주긴 했어요.


10. 어떤 영화들이요?
강동원: 기억이 잘 안 나요. 안 봐가지고.(웃음) 요약한 걸 대략 훑으니 왜 줬는지 알겠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똑같아서 굳이 찾아 볼 필요가 없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레퍼런스가 도움이 안 될 때도 있거든요. 캐릭터가 뇌리에 남아서 나쁜 작용을 할 수도 있으니까.

10. 레퍼런스가 도움이 됐던 캐릭터가 갑자기 궁금하네요.
강동원: 가령 ‘검은 사제들’때 감독님은 최부제(강동원) 레퍼런스로 ‘슬램덩크’ 강백호를 언급했어요. 그때 저는 “아니다, 이건 서태웅이다!” 이랬죠. 그럴 때 필요한 거지, 아는데 굳이 레퍼런스를 볼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레퍼런스라는 건 감이 안 잡힐 때, 서로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이런 거’라고 보여주는 거잖아요?

10. 어떤 의미에서 최부제=서태웅이라고 생각했어요?
강동원: 저는 최부제가 은근 재미있고 약간 아웃사이더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강백호는 나대는 애잖아요.(일동웃음) 엄청나게 나대는 어딜 가든 ‘내가 최고야!’ 하는 애. 최부제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10. 안 그래도 ‘검사외전’에서 강동원 씨는 초반부터 캐릭터를 확고하게 잡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느낌이 듭니다.
강동원: 맞아요. 쭉 밀어붙였어요.

10. 이와 달리, 촬영하면서 생각해 둔 캐릭터가 변한 경우도 있나요?
강동원: (혼잣말)그럴 때도 있는데↗. 있긴 해요! 잡았는데 막상 현장에서 해 보니까 이상한 거예요. 그럴 땐 바로 수정을 해요. 저는 모니터 보고도 바로 수정을 하거든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제가 조금 틀린 지점을 느끼는 게, 저는 제 연기의 감정보다는 모니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10. 의외네요. 이유가 있을까요?
강동원: 저는 보는 사람을 위해 영화를 만들지, 자기만족만 하려고 만들진 않거든요. 제겐 보는 사람이 엄청 중요해요. 그리고 나 스스로 아무리 ‘만족스러운 연기였어!’ 해도 모니터에 그게 안 드러나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


10. ‘검사외전’은 ‘군도’에서 함께 한 윤종빈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영화입니다. 감독 윤종빈과 제작자 윤종빈은 다르던가요?
강동원: 똑같아요!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촬영할 때도 똑같고, 제작할 때도 똑같고, 술자리에서도 똑같아요. 평소 ‘이 사람, 나쁜 사람’이라고 말한 사람을 실제로 만나면 그대로 이야기해요. “당신, 나쁜 사람”이라고.(웃음) 뒤에서 험담하고 앞에서 연기하는 사람이 아닌 거예요. 우리끼리 이야기 하고 있는데 누가 중간에 불쑥 들어오면 대놓고 “둘이 지금 얘기중이니까 다른 곳으로 가 주셨으면 좋겠다”고도 하고.(일동웃음) 그런 사람, 처음 봤어요. 그래서 적도 조금 있는 타입인데, 저는 그래서 좋더라고요. 그런 사람이 잘 없으니까요. ‘이 사람이 지금 나에게 한 이야기를 다른 곳에 가서 다르게 하지는 않겠구나’하는 믿음이 들죠. 그리고 윤종빈 감독님은 진짜 영화밖에 모르는 사람이에요. 그게 저와는 너무 잘 맞아요.

10. 당신은 어때요? 일하면서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날 텐데요.
강동원: 저도 똑같아요. 지금 이렇게 인터뷰할 때나, 나가서 밥 먹을 때나 똑같아요. 할 말 안 할 말 정도는 가리는데, 같은 주제에 대해서는 똑같아요. 약간의 욕이 섞이느냐 섞이지 않느냐의 차이는 조금 있겠죠.(웃음) 그러다보니 어떤 지인은 “그냥 좋은 말만하면 안 되냐. 내가 보기엔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굳이 왜 하냐”고 하시는데, “그럼 무슨 이야기를 하냐”고 제가 반문하죠.

# 배우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는 존재

10. 한치원 같은 코믹한 캐릭터가 처음은 아닙니다. 첫 영화에서도 코미디를 즐기셨죠.
강동원: 제 첫 영화가 ‘그녀를 믿지 마세요’(2004)인데 다들 반대했어요. “엄청난 시골 약사 같은 캐릭터를 네가 왜 하냐”고. 저는 시나리오가 좋더라고요. 웃기고 잘 될 것 같아서 선택한 건데 당시 매니저 반대가 심했어요.

10. 매니저 입장에서는 내 배우가 망가지는 게 싫었나 보군요.
강동원: 네. 그 작품은 제가 싸워서 한 경우죠.

10.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흥행도 하고 평가도 좋았으니, 결국 당신의 감이 잘 맞았던 셈이네요. 반대로 확신하고 들어갔는데 안 맞았던 적도 있나요?
강동원: 많이 있었죠. 그럴 때는 반성도 하고 방향수정도 많이 해요. 거기에서 배우는 게 크죠. ‘형사 Duelist’(2005) 같은 경우가 그랬어요. 한 번도 안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하고 들어갔는데, 그게 실수였던 것 같아요. 의심하지 않고 찍었다는 거. 끝나고 나서 아차 싶더라고요. ‘아, 정말 자위했구나’ ‘너무 우리 생각만 했구나’ 했죠.


10. 배우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해야 하는 존재네요.
강동원: 그렇죠. ‘가려진 시간’을 촬영 중인 요즘, 그런 생각을 특히 많이 해요. 촬영 끝나면 들어가서 콘티 다시 보고, 복기하고 그래요. 지금 감독님 주변에 도와 줄 사람이 저 외에는 거의 없어요. 제작진이 처음 영화를 찍어 보는 제작진이라서 본인들도 버거울 거예요. 그래서 지금 영화가 10회 차 넘게 오버 된 상태에요. 어떻게든 빨리 잘 찍어서 닫아야 하는데, 저는 또 어떻게든 정성들여서 찍고 싶고. 다들 ‘으?으?’ 하면서 하고 있어요.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 서로 도와가면서 좋은 쪽으로 끌고 가야죠.

10. 한치원을 보면, 애드리브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꽤 있어요.
강동원: 애드리브를 안 했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 하면서 복기해 보니, 꽤 있더라고요. 가령 ‘러브 유♥’ 이런 것들. 현장에 갔는데, 계란에 하트가 그려져 있는 거예요. 그래서 “러브 유~!” 하면서 줬죠.(웃음)

10. 얼굴에 상처를 낸 사내에게 “당신 지금 무슨 짓을 한 줄 알아? A급 명품에 흠집을 낸 거라고!” 한 대사는요? 굉장히 믿음을 가지고 한 대사 같던데.(웃음)
강동원: (살짝 수줍어하며) 그건 원래 있던 거예요. 믿음을 가지고 한 게 맞고요.(웃음) 치원이는 자신의 얼굴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는 인물이기 때문에 믿고 했죠. 하하하하.

10. ‘검사외전’은 결국 변재욱(황정민)이 치원이라는 아바타를 이용해서 작전을 짜 나가는 영화죠. 만약 강동원 씨에게 원격 조종할 수 있는 똑같이 생긴 아바타가 있다면, 하고 싶은 게 있나요?
강동원: 그럼요. 경조사 이런 거?(일동 웃음) 촬영 끝나고 미치게 피곤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경조사는 인간으로서 챙겨야 하는 부분이잖아요. 그럴 때 제 아바타가 대신 가주면 좋을 것 같긴 하네요. 실제로 장소가 너무 멀 때는 부모님이나 누나에게 부탁하기도 해요. 서울에서 촬영할 땐, 부산(고향) 까지 시간이 너무 걸리니까요.

10. 사람을 잘 챙기는 편인가요?
강동원: 제 주변 사람만. 제가 그다지 사회적이지 못해요. 인간관계를 넓히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요. 최소한 저와 영화 찍는 스태프들은 챙기려 하죠.

10. 그래서겠죠. 절친 주형진 씨 뮤직비디오에 2010년에 이어 또 노 개런티로 출연한 건. 강동원 씨의 발성트레이닝 선생님이기도한데(강동원은 성대 음역대에 대한 고민으로 최근까지도 목소리 훈련을 받고 있다), 상부상조한 건가요?
강동원: 하하. ‘기브 앤 테이크’라고도 할 수 있죠. 보이스 트레이닝은 이전에 출연한 뮤직비디오 덕분에 편하게 요구를 한 게 있어요.(웃음)


10. 목소리 훈련 효과는 ‘검사외전’에서 확연하게 감지되더군요. 톤이 높아진 느낌이랄까요.
강동원: 기본 시스템이 자리 잡고 나니까 너무 편해요. 이전에는 흉성이나 목으로만 소리를 냈다면 이제는 두성을 써요. 소리가 머리에서 울려서 나간다는 걸 저 스스로가 느끼죠.

# “선배님들이 닦아놓으신 길로만 가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10. YG엔터테인먼트와 최근 계약을 했는데, 흥미로웠던 것은 해외진출 관련 부분입니다.
강동원: 해외진출 생각은 오래 전부터 해 왔어요. 한국영화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그 방법밖에 없기 때문에. 길이 없어요. 파이가 정해져 있어서.

10. 실제로 최근 중국 투자사와 합작을 하는 제작사가 많이 생겨나고 있어요. 중국 기업의 국내 투자도 활발해지는 분위기고요. 배우입장에서 이런 변화가 체감되나요?
강동원: 중국 자본이 많이 흘러 들어오고 있는 건 느끼고 있어요. 다들 말을 너무 많이 하니까요. 저에게도 직접적인 오퍼들이 있고요. 일본으로부터도 오퍼가 있어요. 최근 일본에서 저와 일본배우를 두고 시나리오를 쓰겠다길래 얼마든지 쓰라고 했어요. ‘쓰지 마세요!’ 하는 것도 웃기잖아요.(웃음)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프로듀싱은 저보고 하래요. 시나리오는 그 쪽에서 쓰고, 찍기를 한국에서 찍으라는 거죠. 앞으로 새로운 걸 하려면 결국엔 서로 같이 일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해요. 거대 자본이 저기 있기 때문에.

10. 드라마에서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도 많아요.
강동원: 드라마에도 열려 있어요. ‘검사외전’ 찍을 때 아이디어가 생겨서 10부작 드라마를 하나 만들어 보려고 했어요. 진행을 꽤 하다가 중간에 문제가 생겨서 접었는데, 그런 것들도 동료들과 꾸준히 이야기 중이예요. 로컬식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고. 요즘은 플랫폼이 많이 생겼으니까. IPTV도 자리를 많이 잡았기 때문에 꼭 극장에서만 영화를 개봉하라는 법은 없는 것 같아요.

10. 배우 마인드 이상의 프로듀서-제작자 마인드가 엿보이네요.
강동원: 저는 그냥 영.화.인. 마인드인거예요. 그 중에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보는 거죠. 그랬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이 파이를 키워서 사람답게 일하는 거예요. 세트장에 먼지가 이만큼 쌓여 있어요. 발로 디디면 먼지가 푹 일어나는데, 돈이 없어서 청소를 못해요. 임시방편으로 물을 뿌리고 찍어요. 세트 촬영 끝나고 코를 풀면 시커먼 콧물이 나와요. 그럼 다들 “우린 빨리 죽을 거야” 이러죠.(일동 웃음) 이 먼지 속에 있으면 빨리 죽는다는 걸 아는데 돈이 없어서 못 치우는 거예요.

10. 돈이 생긴다고 해서 그걸 신경 쓸 제작자가 많을까 의문이기도 해요. 그 돈을 작품 완성도 높이는 쪽에 쓸 수도 있으니까요.
강동원: 여유가 있으면 할 수 있어요. 여유가 없어서 못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10. ‘검은 사제들-검사외전-가려진 시간’ 세 작품 연속 신인감독과 작업을 하셨는데 뭔가 신인들에게 일말의 희망을 주는 듯한 기분도 듭니다.(웃음) 사실 신인감독들의 경우 ‘톱스타에게 시나리오를 건네도 안 볼 거야’ 라는 생각에 접촉 시도조차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죠.
강동원: 그런가 봐요. 신인 감독님들 시나리오가 그렇게 많이 들어오더라고요.(일동웃음) 진짜 많이 들어와요. 투자배급사에서도 저에게 그래요.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영화를 고르는 거야?” 감이 안 잡히나 봐요. 뭘 줘야 하는지 모르겠대요. 그럼 저는 그러죠 “저, 아시잖아요. 좋은 시나리오요!” “그러니까, 좋은 시나리오의 기준이 뭐냐고?” “그건 제 안에 있죠.” 하곤 해요.

10. 경험치가 많이 쌓인 감독 중에서도 함께 하고 싶은 분이 있겠죠?
강동원: 많죠. 봉준호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 김지운 감독님…당연히 함께 해 보고 싶은데, 저는 또 후배로서 선배님들이 닦아놓으신 길로만 가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더 잘 하고 싶거든요. 물론 선배님들도 따라가고, 다른 것도 만들고 싶고 그래요. 왜냐하면 저희 세대만의 감성이 또 있거든요. 어떤 세대냐고요? 가령 윤종빈 감독님이 저보다 한 학번 위예요, (하)정우 형이 두 학번 위고, 장재현-엄태화-이일형 감독은 모두 동갑이죠. 다 비슷한 세대라고 생각해요.

10. 이 세대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강동원: 일단 어릴 때부터 컬러TV 등을 보고 자란 영상세대죠. 장점이라면 아날로그도 충분히 경험한 세대라는 거예요. 저도 데뷔한 후 8년 가까이는 필름으로만 영화를 찍었어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해 본 게 큰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10. 당신은 어떤 영상들을 보며 자랐나요?
강동원: 저는 딱히.(웃음) 아버지가 액션영화를 워낙 좋아하셔서 장 클로드 반담 나오는 액션 영화들, 킥복싱 영화들을 많이 보며 자랐던 것 같아요. 어리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와, 재미있다. 그런데 좀 폭력적이지 않나?’ 하면서 봤죠. 하하.

10. 영상충격이라고 해야 할까요? 영화에 마음을 빼앗긴 경험은요?
강동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가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2004). 데뷔하고 한참 후에 봤던 기억이 나네요.

10. ‘이터널 션샤인’이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리는 설정의 영화잖아요? 굳이 사랑에 한정 짓지 말고, 아픈 기억을 지울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하실래요. 지우실래요?
강동원: 아니요. 지우지 않을 것 같아요. 지나간 기억은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니까. 음…현재가 미치게 힘들면 지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현재도 곧 과거가 될 테니 굳이 피해 갈 생각은 없어요. 이걸 거쳐야 미래가 열리는 거잖아요? 얘기하다보니, 그런 영화는 정말 한 번 만들어보고 싶네요.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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