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f(x)와 방탄소년단
f(x)와 방탄소년단
f(x), 엑소, 방탄소년단, 세븐틴, 여자친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학교 콘셉트를 사용해 인기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킨 그룹들이다.

아이돌과 학교 콘셉트, 특히 교복 의상은 필수 관문이나 마찬가지다. 엑소는 데뷔곡 ‘마마(MAMA)’와 ‘늑대와 미녀’보다 교복 콘셉트로 활동한 ‘으르렁’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때부터 ‘학교 3부작’을 설정해 ‘노 모어 드림’-‘엔오’-‘상남자’까지 차근차근 팬덤을 끌어올렸다. 최근 팬덤이 급성장하고 있는 세븐틴 또한 ‘만세’의 교복 콘셉트가 큰 영향력을 끼쳤다.

걸그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f(x)는 ‘첫사랑니’ 활동 당시 교복 의상을 f(x) 스타일로 재해석한 테니스 스커트 등으로 여심까지 사로잡았다. 여자친구는 25일 발표한 새 앨범 타이틀곡 ‘시간을 달려서’로 ‘유리구슬’, ‘오늘부터 우리는’을 잇는 학교 3부작을 완성했다. 대표적인 소녀 콘셉트인 에이핑크, 러블리즈, 오마이걸 등 모두 교복을 활용한 스타일링을 입고 활동하거나 재킷 사진을 찍었다.

태초엔 신화가 있었다. 신화는 교복을 입고 활동한 ‘T.O.P’로 데뷔 첫 음악방송 1위에 올랐다. 후속곡 ‘Yo!(악동보고서)’ 뮤직비디오에서는 이민우가 교복을 입은 반항아 콘셉트로 ‘쿨워터’ 수식어를 얻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신화 ‘T.O.P’ 무대(왼쪽)와 ‘YO’ 뮤직비디오
신화 ‘T.O.P’ 무대(왼쪽)와 ‘YO’ 뮤직비디오
신화부터 여자친구까지, 교복은 아이돌 성공의 무기가 됐다. 교복은 아이돌이 가진 본래의 매력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쉽고 효과적인 수단이다. 아이돌은 대부분 10대에서 출발하고, 그 소비층도 주로 10대. 억지로 다른 색깔을 입히는 것보다 그 연령대에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모습이 가장 팬덤을 잘 모을 수 있는 무기가 된다.

한 가요관계자는 “교복이나 학교 콘셉트는 10대가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감정을 극대화시켜 표현할 수 있어 친근감과 동시에 동경을 이끌어 낸다”며 “남자 교복의 경우, 수트나 힙합 등 다른 의상을 입었을 때보다 더 다양한 매력을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우상으로서 동경(워너비)을 선사하는 아이돌의 덕목,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로서 선사하는 반전 매력까지, 교복으로 모두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세븐틴(왼쪽)과 여자친구
세븐틴(왼쪽)과 여자친구
엑소, 방탄소년단의 성공의 영향일까. 가요계는 2014년 이후 교복 콘셉트로 활동하는 아이돌로 홍수를 이뤘다. 교복 자체가 100%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교복’이란 클리셰만 가지고, 음악이나 퍼포먼스가 받쳐 주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낭비다. 그중 성공을 거둔 것은 세븐틴과 여자친구다. 세븐틴은 자체제작 아이돌로서 본인만의 색깔과 실력을 갖춘 그룹이었으며, 여자친구는 ‘학교 3부작’이라는 탄탄한 기획 아래 깔끔한 사운드와 잘 만든 퍼포먼스가 시너지를 일으켰다.

반대로, 억지로 섹시를 갖다 붙여 화제성을 키우고, 좋은 노래와 퍼포먼스를 갖다 붙인다고 해도 그것을 소화하는 아이돌의 매력과 어울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교복을 입든, 안 입든 아이돌 성공은 콘셉트, 노래, 퍼포먼스 3박자가 갖춰야 하는 것이다. 교복은 아이돌 성공의 클리셰가 됐지만, 높은 타율을 기록하는 클리셰일 뿐이다. 결국은 ‘교복’이란 콘셉트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돌이 갖고 있는 본래의 매력을 끌어내줄 장치가 필요하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조슬기 기자 kelly@, SM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KBS2 ‘뮤직뱅크’, 쏘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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