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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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는 낯선 얼굴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탄탄히 쌓아온 연기 내공을 남김없이 펼친다. 깊이와 신선함을 모두 갖춘 수준 높은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배우의 스타성 혹은 인지도가 범인을 추측하는데 무게를 싣지 않도록 한 이용석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 누구나 범인일 수 있는 가능성으로 끝까지 미스터리를 이끌었다.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극본 도현정, 연출 이용석)은 3일 방송을 끝으로 두 달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아직도 시청자들의 최고 관심사인 김혜진(장희진) 살인범의 정체는 모호하다. 그간 비슷한 장르의 드라마들이 마지막 회에선 이미 정체가 밝혀져 죗값을 받은 범인, 혹은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상황이다. 마지막까지도 범인과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진짜 미스터리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것.

여기에는 반전을 거듭하며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는 대본의 힘도 컸지만, “배우의 스타성이 범인을 추측하는 도구가 되지 않게 할 것”이라는 이용석 감독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감독은 임팩트 있는 범인 역은 주연 배우 중 한 명의 몫일 것이라는 시청자들의 추리 패턴에 혼란을 주기 위해 브라운관에서는 인지도가 낮지만, 연극, 뮤지컬, 영화계에선 이미 입소문이 난 명배우들을 캐스팅했고, 이들이 범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풍기며 미스터리의 밑받침을 단단히 다졌다.

순박한 얼굴과 달리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이유로 연쇄 살인을 저지르며 시청자들을 공포에 빠뜨린 아가씨 역의 최재웅은 뮤지컬계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아는 스타 배우다. 또 32년 전 끔찍한 범죄로 현재 아치아라를 비극에 빠뜨린 장본인이지만, “다 옛날 일”이라며 소름 돋는 이중성으로 공분을 사고 있는 대광 목재 남씨 역의 김수현 또한 주로 영화와 연극을 오가며 사랑받고 있다.

아버지 남씨를 차마 고발할 수 없는 나약함과 남매 가영(이열음), 혜진을 향한 미안함 등 복잡한 심경 변화를 완벽히 소화한 남건우 역의 박은석도 연극, 영화,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활약하고 있다. 딸 가영에 대한 절절한 모성애로 눈물을 자아낸 경순 역의 우현주 역시 대학로를 주름잡고 있는 20년 차 베테랑 연극배우다. 이 밖에도 욕망과 콤플렉스로 가득 찬 강주희 역의 장소연, 진실 추적에 몸을 사리지 않는 한경사 역의 김민재 또한 연극을 통해 연기에 입문한 케이스이다.

제작진은 “많은 시청자가 인지도 높은 배우를 보면, 유명하니까 임팩트 있는 범인 역할을 맡지 않을까 추측하며 몰아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마을’은 수상함에 정점을 찍은 낯선 배우들이 초반부터 꾸준히 활약하며 혼란을 가중시켰다”며 “덕분에 대부분 드라마가 후반부에서 범인 후보가 1, 2명으로 좁혀지는 것과 달리 점점 더 미스터리를 심화시키며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끝까지 시청자들의 추리를 뒤집으며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범인의 정체로 긴장감을 더한 미스터리 트랩 스릴러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3일 오후 10시에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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