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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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전 전 대통령은 25일 오후 4시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경호원 두 명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부인 이순자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검은색 정장에 흰 셔츠, 검은 넥타이 차림의 전 전 대통령은 방명록에 ‘故人(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전 전 대통령은 빈소 내 귀빈실에서 고인의 차남 김현철 씨에게 “난 내 나이만 많은 줄 알았는데, 애들도 나이가 많다. 고생을 많이 하셨다. 연세가 많으면 다 가게 돼 있다”라며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10분 간 빈소에 머무르다 장례식장을 떠났다.

이 날 전 전 대통령은 기자들이 “(조문이) 고인과의 역사적 화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냐”라고 물은 데 대해 “수고들 하신다”라며 대답을 회피하고 승용차에 탑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인의 서거 소식이 알려진 후 일각에서는 전 전 대통령의 조문 여부에 귀추가 주목됐다. 두 사람은 ‘역사적 악연’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 고인은 과거 전두환 정권의 5·17 조치로 상도동 자택에 가택 연금을 당했고, 정치 활동을 금지 당한 바 있다. 이에 고인은 1983년 23일간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1993년 취임 직후 고인은 전 전 대통령의 권력 기반이었던 하나회를 축출하고, ‘역사 바로세우기’ 일환으로 1995년 전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을 군사반란과 부정축재로 구속시켰다.

고인은 지난 2010년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 갔을 때에도 전 전 대통령이 함께 초대된 것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고인은 전 전 대통령에게 들리도록 “전두환이는 왜 불렀나. (본인이 처벌했기 때문에) 대통령도 아니다. 죽어도 국립묘지도 못 간다”라고 면박을 줬다.

故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26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20분간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거행된다.

손예지 인턴기자 yejie@
사진. MBN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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