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노량진 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
노량진 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가 단막극의 묘미를 제대로 살리며 재미와 깊은 울림이 있는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지난 1일 방송된 KBS2 ‘드라마스페셜 2015′ 시즌3의 두 번째 작품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극본 김양기, 연출 이재훈)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는 노량진 고시준비생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떻게 살지’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4년차 고시생 모희준(봉태규)은 아버지의 소원인 ‘남들만큼 살기 위해’ 노량진에 입성, 공무원 시험 합격이라는 목표만을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중, 우연히 발랄하면서도 당돌한 장유하(하승리)를 만났다. 이후 그의 일상은 깨지고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저씨 여기 오기 전에 뭐 했는데요?”라는 유하의 질문에 모희준은 “뭐 그냥저냥”이라며 우물쭈물하자, 유하는 “그렇게 막 뭉뚱그려서 얘기하면 아저씨 인생이 화내요”, “금메달 못 따고, 합격 못 한다고 해서 그 동안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잖아요”라는 말을 건넸고, 희준은 뜨끔함을 느꼈다.

유하의 등장으로 희준의 삶에도 생기가 돌고 유하와의 만남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큰 실수를 하며 4년을 일하던 학원에서 잘리고, 모의시험 성적은 떨어지는 현실 앞에 희준은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올 것을 결심했고, 유하의 연락을 외면했다.

시간이 지나 희준은 공무원시험에 합격했고 그 동안 수많은 메시지를 남긴 유하에게 연락했지만 연락이 되질 않았다. 유하의 아빠가 일하던 수산시장으로 직접 찾아갔지만 유하가 혈액암으로 죽었다는 충격적인 말을 전해들었다.

유하의 마지막 영상 메시지를 확인하며 오열한 희준은 이후 생전 유하가 희준에게 한 것 같이 일상의 사진을 찍어 유하에게 전송했고, 고시원에서 떠날 준비를하며 마지막으로 “고맙다”는 말과 더불어 동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풋풋한 사랑의 설렘과 현실의 무게,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가슴 시린 이별을 그려낸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않는다’는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탁월한 연출, 신선한 극본의 완벽한 조합으로 깊어가는 가을 밤 시청자들의 가슴에 아름다운 사랑의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노량진 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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