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발칙하게 고고
발칙하게 고고
‘발칙하게 고고’는 치열한 월화극 3파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KBS2 새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극본 윤수정 정찬미, 연출 이은진 김정현)는 5일 오후 대단원의 막을 열었다.

첫 회인만큼 등장인물 소개와 갈등의 실마리로 포부를 열었다. 각 캐릭터를 조명하는 동시에 세빛고등학교 내 우등생 ‘엘리트 집단’과 열등생 댄스부 ‘리얼킹’의 팽팽한 신경전을 담았다.

리얼킹의 부장 강연두(정은지)와 세빛고의 전교 1등 김열을 필두로, 극과 극의 두 집단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치열하게 다퉜다. 특히 두 사람은 협상을 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실수로 얼굴을 밀착하게 되고, 이를 본 권수아(채수빈)가 사진을 찍어 학교 측에 제보했다. 든든한 배경이 있는 열과는 달리 연두는 징계를 받았고, 그는 절친한 사이인 하동재(엔)를 찾아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두 얼굴을 하며 연두와 열 사이를 오가는 수아가 극에 긴장감을 더하는 역할을 맡았다. 연두 앞에서는 착한 얼굴로 그를 다독였고, 반면 열과 같이 있을 땐 차갑고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180도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

극 후반에는 동아리 폐부의 부당함을 알리는 연두의 활약에 초점을 맞췄다. 그의 대자보 작전은 통했고, 급기야 교육청도 이 같은 소식을 듣고 학교 측에 주의를 당부했다. 하지만 연두의 1인 시위로 인해 일주일 동안 외출, 외박 금지 명령을 받은 다른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연두는 따돌림 아닌 따돌림을 받았다. 연두는 사건의 발단인 키스 사진을 고발자를 수소문하던 끝에 범인이 수아라는 걸 알아챘고, 수아의 속내도 금세 수면 위로 드러났다.

키스 사진으로 인한 징계와 동아리 폐부, 믿었던 수아의 밴신 등을 겪은 연두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속내를 모두 털어냈다. 급기야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뒤 쓸쓸히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이내 다시 학교로 돌아가 열과의 정면 승부를 예고하는 연두의 모습이 그려졌고, 첫 회는 막을 내렸다.

이처럼 ‘발칙하게 고고’의 첫 회는 사건의 발단을 빠르게 그려냈다. 등장인물 소개를 시작으로 작은 에피소드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모호하거나, 느린 전개로 인한 답답함은 없었으나 지나치게 몰아쳐서 보는 이들의 공감을 얻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울러 연기자들의 연기 역시 힘이 부족했다. 등장인물의 분노와 눈물 등이 와닿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회를 거듭하며 인물의 역사가 좀 더 상세히 그려지며, 사건 역시 촘촘하게 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아야 하는 첫 회에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점은 매우 애석한 대목이다. 무엇보다 경쟁사인 SBS, MBC 등과 출발을 동시에 한 만큼 더욱 아쉽다.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SBS ‘육룡이 나르샤’와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기대되는 MBC ‘화려한 유혹’ 등과 맞선 ‘발칙하게 고고’가 월화극 3파전에서 승리의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KBS2 ‘발칙하게 고고’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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