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시작된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싱어’는 모창 가수와 진짜 가수의 대결이라는 콘셉트로 단숨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오직 목소리로만 진짜 가수를 찾아내는 ‘히든싱어’의 규칙은 2000년대 이후 ‘보는 음악’에 익숙했던 대중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그렇게 ‘히든싱어’는 숨은 가수 찾기라는 게임을 통해 노랫말과 가수들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듣는 음악’의 가치를 강조했다. ‘히든싱어’가 없었다면 ‘무대’가 아닌 ‘가수’에 집중하는 음악 예능인 MBC ‘복면가왕’, 케이블채널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이 탄생하기 힘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히든싱어’를 찾은 가수들은 총 37명. 한 시즌에 평균 12명의 가수들이 출연한 셈이다. ‘히든싱어4’는 보아가 포문을 여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아의 뒤를 이어 SG워너비 김진호, 고(故) 신해철 편이 시청자들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히든싱어4’에는 이제 9자리가 남은 셈이다. 남은 자리를 누가 와서 채워야 ‘히든싱어4’가 더 빛날 수 있을까.
# 영혼을 울리는 보컬리스트, 박효신 국내 남자 가수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가수가 바로 박효신이다. 박효신은 이미 수많은 가수 지망생들과 남자 가수들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가수다. 그를 동경하고, 그의 보컬을 닮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모창을 하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박효신의 유니크한 음색까지 따라할 수 있는 모창 능력자가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히든싱어4’에서는 꼭 ‘대장나무’ 박효신이 그를 사랑하는 ‘나무’들과 함께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 카리스마 보이스, 임재범 임재범의 ‘고해’를 노래방에서 남자들이 절대 부르면 안 되는 노래라고 말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임재범의 거친 목소리만 흉내 낼 뿐, ‘고해’ 안의 깊은 감성까지 따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숨소리마저 노래가 되는 남자다. 그래도 세상 어딘가에 임재범처럼 목소리로 ‘여러분’을 감동시킬 수 있는 모창 능력자가 존재하지 않을까. ‘히든싱어4’가 임재범의 명곡들을 제대로 ‘모창’하는 능력자들과 야성과 감성을 겸비한 임재범의 대결을 성사시킨다면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는 따놓은 당상일 것이다.
# 국가대표 힙합 뮤지션, 윤미래 노래면 노래, 랩이면 랩. 윤미래는 못하는 것이 없다. 지난 2011년 미국 음악채널 MTV에서는 “윤미래는 한국 힙합계의 여왕이며, 소울풀한 보컬은 물론 래퍼로서 탁월한 재능을 지닌 뮤지션”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만큼 윤미래는 세계가 인정하는 여성 힙합 뮤지션이다. 과연 월드 클래스 윤미래를 똑같이 따라할 수 있는 모창 능력자가 존재할까. 화려한 가창력과 탄탄한 음악 실력을 겸비한 일반인이 찾는 것이 ‘히든싱어4’ 윤미래 편의 관건이 될 듯하다. 일단 케이블채널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에 한 명 있다.
# 에너자이저, 싸이 싸이에게는 다른 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타고난 끼가 있다. 방송에 싸이와 외모가 닮은 사람이 등장한 적은 있어도 싸이의 모창을 하는 사람이 나타난 적은 없었던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히든싱어4’ 싸이 편을 기대하는 이유 역시 그의 에너지와 끼 때문이다. 듣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싸이의 노래를 6명의 싸이가 ‘히든싱어’에서 들려주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흥겹지 않은가. 모두가 열광할 수 있는 ‘히든싱어’ 레전드 무대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 변화무쌍 서태지 문화대통령 서태지. 그를 빼고 90년대 문화를 설명할 수 없다. 그동안 서태지 특유의 말투를 따라하는 사람들은 종종 있었지만 그의 모창을 하는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 서태지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여러 음악을 거침없이 시도해왔기 때문에 그의 노래를 비슷하게 부를 순 있어도 서태지를 모창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서태지가 ‘히든싱어’에 출연한다면 제작진, 모창 능력자 그리고 서태지까지 모두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다. 과연 ‘울트라맨이야’의 과격함과 ‘소격동’의 나긋한 목소리가 모두 가능한 모창 능력자가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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