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tvN '더 지니어스4' 공식포스터
tvN '더 지니어스4' 공식포스터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 : 그랜드 파이널(이하 더 지니어스4)’ 열 세 명의 플레이어 중 네 명이 남았다. ‘역대급’ 시즌이라는 호칭에 맞게 승부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탈락한 아홉 명 역시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그들의 탈락은 시청자들도, 본인도 예상치 못했다. ‘더 지니어스4’는 매회 반전을 선사했고 항상 시청자의 예상을 빗나갔다. 편집의 힘도 컸지만 반전을 만들어나가는 건 플레이어들이었다. 누군가는 또 다시 승리의 기쁨을, 누군가는 전 시즌의 아쉬움을 털기 위해 출연한 ‘더 지니어스4’ 플레이어들은 이를 악 물고 게임에 임했다. 배신, 반전, 쾌감이 난무하는 게임 플레이에 시청자들은 채널을 고정시킬 수 밖에 없었다.

tvN '더 지니어스4'
tvN '더 지니어스4'
# “약자도, 강자도 없는 혼돈의 세계”

1회서부터 역대 정예멤버가 모인 ‘그랜드 파이널’인 만큼 반전의 스케일은 남달랐다. 과감해진 플레이어들은 거침없이 배신했고 반전을 선사했다. 거듭되는 반전에 우승자와 탈락후보는 매번 뒤바뀌었다. 1회에서 다수를 배신하며 단독우승을 거머쥔 이상민은 3회에 탈락했다. 시청자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던 그의 초반 탈락은 뜻밖이었다. 배후엔 김경훈이 있었다. 이상민과 연맹을 맺었던 김경훈은 의도치 않게 이상민을 탈락으로 이끌었다. 이후 김경훈은 떠나간 ‘이상민의 개’를 자처하며 이상민을 등에 업은 듯 기발한 전략으로 맹활약을 했다.

엎치락 뒤치락. “메인매치 9연승을 질주했던 왕이 떠나고, 한낱 이름 없는 광대에 불과했던 자는 하루아침에 킹슬레이어가 됐다”는 내레이션처럼 ‘더 지니어스4’에서는 절대 한 명의 플레이어가 장기적인 주도권을 잡지 않았다. 결과는 매번 바꼈다. 언제든지 우승했던 자는 데스매치로 향할 수 있으며 탈락후보가 됐던 자는 우승을 도모할 수 있었다. 이는 ‘더 지니어스4’가 정예 멤버들이 모인 시즌이였기 때문. 한 명의 플레이어도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각자 나름의 필승법을 쥐고 있었다. 역대 정예멤버들이 펼치는 ‘더 지니어스4’는 매회 예상치 못한 결과로 시청자들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tvN '더 지니어스4' 게임룰
tvN '더 지니어스4' 게임룰
# 복잡해지는 게임 규칙에 따라 변화하는 필승법

‘더 지니어스’ 속 게임은 점점 진화했다. 방송 속 친절한 게임 설명이 무의미할 정도로 어려워졌다. 방송 중반부가 돼서야 게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시청자들은 플레이어로 빙의해 머리를 쥐어 짜냈다. 흐름을 놓치기라도 한다면 따라잡기 어렵기에 채널을 돌릴 수도 없었다. 게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방송에 몰입해야만 했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게임을 만들어내는 제작진도 노련해진 것. 네 번째 시즌까지 온 지금, 자칫 느슨해 질 수 있는 시청자의 시선을 다시 한 번 사로잡았다.

룰이 복잡해짐에 따라 필승법 역시 다양해졌다. 시즌 1 당시, ‘오픈, 패스’에서 홍진호가 상상하지 못했던 필승법을 찾아 홀로 다수를 이기는 역대급 승부를 보인 바 있었다. 이는 팬들 사이서 ‘콩픈, 패스’라 불리며 아직까지도 레전드 편으로 회자되고 있었다. 시즌 4에는 ‘오픈, 패스’ 편처럼 레전드 급 승부가 연이어 펼쳐졌다. 이 중심엔 김경훈이 있었다. 지난 시즌 ‘트롤킹’이란 별명을 얻으며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를 펼치던 김경훈이 시즌 4에선 모든 게임을 이끌고 있었다.

김경훈은 복잡해진 게임 룰에도 불구하고 빠른 이해로, 자신만의 필승법을 구축해나갔다. 눈물 연기를 펼치기도 했고, 비밀 연맹을 만들기도 했다. 김경훈은 데스매치 ‘모노레일’에서 절대적인 필승법을 이준석에게 전수해 승리로 이끌었다. 최정문과 데스매치였던 ‘같은그림찾기’에선 자신만의 기억법으로 ‘신 내린’ 듯한 플레이를 보였다. 이준석과 데스매치 ‘콰트로’에선 재치 연기로 상대방을 방심케해 탈락을 면했다. 김경훈의 이해할 수 없던 플레이는 시즌 4에선 남다른 필승법으로 바뀐 것.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게임을 이해한 김경훈은 연기력까지 발휘해 ‘더 지니어스4’를 이끌었다.
tvN '더 지니어스4' 히든연맹
tvN '더 지니어스4' 히든연맹
#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매번 변화하는 연합구도

‘더 지니어스’ 속에는 배신이외에도 반전의 키워드는 많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플레이어들의 연합구도. 자신의 전략과 맞는 플레이어들끼리 동맹을 맺어 공동우승을 도모했다. ‘더 지니어스’ 대표적인 플레이어로 꼽히는 연합은 이번 시즌 4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플레이어들은 친분과 의리가 아닌 오로지 승리를 위한 연합을 구성했으며, 매회 달라지는 게임 전략에 따라 다양한 연합을 꾸려나갔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란 말처럼 오늘의 연합이었던 플레이어들은 깔끔히 서로의 관계를 정리하고 다음 연합을 도모했다.

특히 이번 시즌 4에서는 비밀연합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시청자들에게 드러난 공동연합 이외에 드러나지 않은 비밀연합이 배신을 도모하여 반전을 선사한 것. 특히 4회전 메인매치 ‘생선가게’에서 이준석과 최연승은 공동연합 속 히든연합으로 모든 플레이어들을 속이고 우승을 거머줬다. 성공적인 히든연합 플레이를 위해선 고도의 연기력도 필요했다. 그동안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던 최연승은 이날 영화 ‘유주얼서스펙트’ 급의 반전의 연기를 선보여 ‘갓딩요(신을 뜻하는 갓(GOD)과 호나우딩요를 닮은 최연승의 별명 ‘딩요’를 합친 말)’라는 별명을 재평가 받기도 했다.

장동민, 홍진호 역시 히든 연합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더 지니어스4’ 메인매치 ‘호러레이스2’에서 장동민은 오현민과 연합을 맺어 초반 승기를 잡았다. 순탄하게 흘러가는 가 했지만, 이전 탈락자들과 전 시즌 플레이어들이 게스트로 출연한 만큼 변수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장동민은 출연자들이 등장하기도 전에 홍진호와 연합을 맺었고, 게스트로 출연한 김풍, 이상민, 신아영과 더 큰 연합을 만들어 게임 속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 오현민과의 연합은 그저 속임수였던 것. 장동민은 플레이어들 중 가장 ‘정치’를 잘하는 멤버로 꼽히기도 했다. 이런 장동민의 장점이 ‘호러레이스2’에서 빛을 발했다. 장동민은 결국 플레이어들 사이를 헤집는 ‘정치’ 전략으로 우승을 거머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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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tvN ‘더 지니어스4’ 공식 포스터,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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