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김연아
엑소, 김연아
[텐아시아=한혜리 기자] 국민대통합 페스티벌. 강조된 통합처럼 월드컵 경기장에 운집한 7만 여명의 관객들은 하나가 되어 환호를 질렀다. 멋과 흥을 아는 민족답게 광복 70주년도 멋지고 흥겹게 의미를 되새겼다.

8월 15일,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KBS가 국민대통합의 페스티벌 ‘나는 대한민국’을 개최했다. 이날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은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관객들로 가득 채워졌다. 경기장은 이른 오후부터 밤까지 관객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음악 역시 통합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오프닝 무대를 꾸민 YB와 송소희는 국악과 밴드의 색다른 조화를 선보였다. 지난 2002년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들었던 ‘오! 필승 코리아’를 강렬한 밴드사운드와 태평소, 동양북 타고 등의 전통악기와 함께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날씨가 더웠음에도 불구하고 YB와 송소희는 경기장의 흥을 돋웠다. 시작부터 관중들은 들썩였고, 이 환호는 쉽사리 꺼지지 않았다.

‘나는 대한민국’은 1,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 펼쳐진 세 합창단의 무대는 감동 그 자체였다. 지루할 거란 편견을 깨고 웅장한 사운드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했다. 특히 이날 해방둥이 어르신들의 ‘1945 합창단’이 선보인 ‘사노라면’은 그 어느 때보다 뭉클하게 들렸다. 더 좋은 내일을 꿈꾸는 희망하는 가사는 광복의 의미가 남다른 해방둥이 어르신들의 목소리와 더해져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동을 이끌어낸 것.

어르신들은 앞서 펼쳐진 무대보다 조금 천천히 중앙 무대에 올라서섰다. 이내 합창 대형을 질서있게 맞추고 이선희의 지휘를 따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모습 자체만으로도 감동이었다. 여기에 어르신들의 힘 있는 목소리가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관객들은 노래가 끝나자마자 일어서서 기립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현장에 있던 관객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감동적인 합창의 화답으로 박수를 쳤다.
'나는 대한민국' 이선희, 박근혜 대통령, 1945 합창단
'나는 대한민국' 이선희, 박근혜 대통령, 1945 합창단
‘사노라면’의 무대가 끝나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석한 특별 게스트가 있다”라는 이선희의 멘트가 이어졌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무대로 올랐고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환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945 합창단’과 함께 통일을 기원하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다. 이어 지오디, 엑소를 비롯한 모든 출연진들도 무대로 올랐고, 함께 애국가를 열창했다. 관객들 역시 또 다시 기립하여 열창을 함께했다.

이어 2부는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톱가수들의 공연으로 이뤄졌다. ‘빅4 쇼(Big4 Show)’라는 부제로 가수들의 흥겨운 무대가 펼쳐졌다. 2부에선 관객들의 떼창이 폭발했다. 마치 한 사람의 목소리 같은 떼창은 밤하늘에 닿을 듯 했다. 완전히 어두워진 하늘과는 달리 현장은 화려한 LED 조명을 비췄으며 관객들의 흥겨움을 고조시켰다.

2부의 포문은 가수 이승철이 열었다. 이승철은 마칭밴드와 함께 ‘소녀시대’를 열창했고, 평소보다 더욱 풍성해진 사운드에 관객들은 몸을 들썩이기 시작했다.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았고, 사랑받아왔던 히트곡들을 선보였기에 떼창은 처음부터 끊이질 않았다. 국민그룹 지오디가 등장하자 관객들의 환호는 절정에 이르렀다.
조슬기
조슬기
지오디의 떼창은 크기부터 달랐다. 지오디가 등장하자마자 곳곳에서 하늘색 응원봉이 켜지며 숨어있던 목소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민송이라 불리는 ‘거짓말’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관객 모두가 따라 부르는 진풍경을 이뤄냈다. ‘거짓말’의 하이라이트인 내레이션 ‘싫어, 싫어’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소리로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이후 이선희의 여름날 더위를 떨칠만한 시원한 고음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감동적인 ‘인연’과 ‘행복의 나라로’에서는 관객들은 떼창을 잠시 거두고 노래에 집중했다. 7만 여명을 압도한 이선희의 무대가 끝나고 또 다른 국민그룹 엑소의 무대가 펼쳐졌다. 분위기는 반전됐고 객석은 흰색 LED 응원봉으로 물들었다.

엑소의 ‘콜 미 베이비(Call Me Baby)’의 전주가 울려퍼지고 카이가 등장하자 객석에 있던 소녀 팬들은 경기장이 떠나가라 소리 질렀다. ‘나는 대한민국’은 유난히 가족단위 관객들이 많았다. 어른들은 엑소의 노래가 생소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이어 엑소는 대한민국의 자랑인 태권도 퍼포먼스 그룹 K-타이거즈와 함께 색다른 ‘으르렁’의 무대를 펼쳤다. 방송 무대에선 쉽게 볼 수 없었던 댄스 브레이크가 펼쳐졌고 쿵쾅 거리는 비트는 큰 경기장마저 들썩였다. 관객석에서 바라본 K-타이거즈와 엑소는 눈을 뗄 수 없는 대형을 이뤄 마치 한 그룹인 듯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K-타이거즈, 엑소,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한 김연아까지. 연이은 신나는 무대로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감동을 이끌어낸 1부와 달리 2부에서는 관객들의 흥겨움이 가득했다. 그동안 아이돌 팬들로 가득찼던 상암 월드컵 경기장은, 오늘만큼은 남녀노소를 불문한 관객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국민들이 사랑하는 가수들의 공연으로 세대 간의 간격을 좁혔다. 마지막에는 관객과 출연진 모두 함께 ‘나는 대한민국’을 외치며 광복 70주년 대장정은 끝이 났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조슬기 인턴기자 kelly@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