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음악에 빠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던 경험이 있는가? 노래가 종일 귓가에 맴돌고 입 밖으로 튀어나와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는가? 완벽하게 취향을 저격해 한 시도 뗄 수 없는 음악, 때문에 ‘일상 파괴’라는 죄목으로 지명 수배를 내리고 싶은 음악들이 있다.

당신의 일상 브레이커가 될 이 주의 음반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뷰렛
뷰렛


사건명 브랜뉴데이(Brand New Day)
용의자 뷰렛 (문혜원, 안재현, 이교원, 엄진용)
사건일자 2015.07.13
첫인상 지난 3월, 4년 만에 신곡을 발매한 뷰렛은 이후 매월 싱글앨범을 꼬박꼬박 발매하며 성실하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앨범 재킷 사진을 보면 상당히 의아스러울 수도 있겠다. 다소 예스럽게 보일 정도로 평화롭고 서정적이다. 그러나 음악에 담긴 에너지만큼은 여전하다.
추천트랙 ‘브랜뉴데이’. 오랫동안 쉬어왔던 뷰렛이 재시작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노래이자,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고 서로 힘이 되어주며 앞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이다. 그 때문일까. 밝고 명랑한 곡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뭉클함도 느껴진다. 탄탄한 멤버들의 연주를 바탕으로 문혜원의 뜨거운 에너지가 거침없이 펼쳐진다.
출몰지역 오는 8월 8일 부산에서 펼쳐지는 2015부산국제록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세이수미
세이수미


사건명 빅 섬머 나잇(Big Summer Night)
용의자 세이수미 (최수미, 김병규, 하재영, 강세민)
사건일자 2015.07.14
첫인상 국내에선 다소 희귀한 서프록 밴드. 주 활동지 역시 부산이다. 덕분에 보컬 최수미는 홍대 여신이 아닌 ‘부대(부산대) 여신’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멤버들 모두가 맥주, 바다, 여름을 좋아한다고 하니, 훌륭한 음악이 나오는 건 당연지사가 아닐까 싶다.
추천트랙 ‘섬머 나잇(Summer Night)’. 많지 않은 악기가 사용되지만 모두가 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다. 우선 기타 연주는 적당히 알딸딸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젬베의 리듬은 묘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보컬 최수미는 덤덤하게 노래를 부르지만, 목소리의 결이 워낙 좋아 단숨에 귓가를 사로잡는다. 여기에 나른하게 발음하는 영어 가사는 섹시한 느낌마저 준다. 여름, 바다, 맥주라는 키워드에 무척 잘 어울리는 곡.
출몰지역 오는 18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한잔의 룰루랄라에서 EP음반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이어 25일에는 부산 수영구 HQ광안에서 무료 공연을 개최한다.

술탄오브더디스코
술탄오브더디스코


사건명 SQ (We Don’t Need No EQ IQ)
용의자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나잠수, J.J핫산, 김간지, 홍기, 지)
사건일자 2015.07.14
첫인상 팀의 탄생부터 비주얼, 곡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것은 온 몸으로 거부하는 밴드다. 모든 게 장난처럼 보이지만 앨범을 들어보면 펑크 사운드를 제대로 살려낸다. 특히 이번 ‘SQ’의 경우, 거장 토니 마세라티가 프로듀싱에 참여해서 보다 본토와 가까운 느낌의 펑크를 구현해냈다.
추천트랙 ‘SQ’. 성(性)능력 지수(Sexual Quotient)의 약자. “제임스 브라운 ‘섹스 머신’의 에너지를 동경해왔다”는 리더 나잠수의 바람이 그대로 실현된 곡이다. 곡 초반 등장하는 깔끔한 기타 리프는 제법 세련된 느낌을 주지만, 드럼 비트와 브라스가 주도권을 잡으면서 자연스레 에너지가 차오른다. 여기에 술탄 특유의 야성적인 느낌도 더해졌다. 후렴구에 등장하는 정체모를 신음 소리(?)는 그야말로 화룡점정. 상당히 야하고 상당히 즐겁다.
출몰지역 26일 안산 M벨리 페스티벌에서 무대에 오르고 이어 10월 이후에는 북미와 중국, 일본 투어를 준비하고 있다.

스멜스앤레노
스멜스앤레노


사건명 썸씽 어바웃(Something About)
용의자 스멜스앤레노 (스멜스, 레노)
사건일자 2015.07.15
첫인상 팀이 결성된 지는 고작 석 달 남짓. 그러나 스멜스는 MFBTY의 DJ 겸 프로듀서로, 레노는 EE의 프로듀서로 활동한 베테랑 뮤지션이다. 흔히들 ‘뿅뿅거린다’는 말로 EDM 음악을 설명하지만, 스멜스앤레노는 보다 세련되고 우아한 접근법을 보인다.
추천트랙 ‘썸씽 어바웃’. 아날로그 악기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일렉트로닉 듀오’라는 설명에 충실한 팀이다. 엇박자로 터지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몽환적인 신디사이저가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아내고 흩어지는 듯한 보컬이 곡의 흐름을 주도한다. 뚜렷한 기승전결 없이 이어지지만 새로운 사운드가 추가, 변형되며 다이내믹을 더해 지루할 틈이 없다.

크라잉넛
크라잉넛


사건명 안녕
용의자 크라잉넛 (박윤식, 이상면, 한경록, 이상혁, 김인수)
사건일자 2015.07.16
첫인상 크라잉넛이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국내 인디 밴드 1세대이자, 청춘의 대변자였던 크라잉넛. 영원히 20대일 것 같던 멤버들도 어느새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시간이 흐르고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나이를 불문하고, 크라잉넛은 여전히 친구 같은 밴드다.
추천트랙 ‘안녕’. 첫 소절을 듣자마자 애틋한 감정이 밀려온다.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난 기분. 레게풍의 리듬 속에서도 크라잉넛 특유의 담담함과 그 안에서 오는 서정성이 엿보인다. 흐르는 시간을 억지로 붙잡으려 하지도, 세월에 휩쓸려 제 모습을 잃지도 않았다. “하늘에 배웠네, 난 역시 날수 없는걸/바다를 보았네, 눈물이 가득 고인 곳/짬뽕이 매웠네, 나의 맘도 쓰렸네.” 참으로 크라잉넛다운 가사와 감성이다.
출몰지역 믹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이승환과 아우들 대전 콘서트에 이승환, 몽니, 피아와 함께 출연한다.

이은호 기자 wild37@
편집 김민영 kimino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