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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정시우 기자]제1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이,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신인 감독들을 탄생시키며 7일간의 영화제 일정을 끝맺었다.

7월 1일 오후 5시 메가박스 이수 2관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단연 경쟁부문 수상자 발표 및 시상식. 올해는 대상 수상작은 없었지만,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은 14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올해 영화제는 총 82회차 상영 중 49회 매진, 8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피날레를 맞았다. 이에 심사위원장 이용주 감독은 “심사위원들이 모두 모여서 열띤 토론을 벌인 끝에 수상작을 골랐다. 많은 작품들을 같이 공유하게 되어 아주 뜻 깊은 시간이었다. 모든 상영 감독님들께 감사하다” 라고 10명의 심사위원 감독들을 대표해 심사 소감을 전했다.

극장 관객이 선정하는 관객상은 ‘여름의 끝자락’의 곽새미·박용재 감독이, IPTV B tv 시청자가 뽑은 B tv 관객상은 ‘엠보이’의 김효정 감독이 차지했다. 시상을 맡은 명예심사위원 변요한은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오기 위해 작품과 사투를 벌이신 감독님, 배우님들께 다시 한 번 축하의 박수를 드리고 경의를 표한다. 정말 감동했다. 저 또한 명예 심사위원으로서 당당하기 위해 더 열심히 영화를 봤다”는 말로 관객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주)아모레퍼시픽이 미쟝센이 돋보이는 작품에 주는 ‘미쟝센상’은 배우 김태리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누구인가’의 강종수 촬영감독에게 돌아갔다.

올해 경쟁부문은 여러 장르에서 훌룡한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들이 단연 돋보였고, 배우 수상자가 3명이나 나왔다. ‘좁은 길’의 배우 박주용, 3편의 본선작 ‘그리고 가을이 왔다’, ‘굿나잇 미스터 리’, ‘정글’에서 다양한 색깔의 연기를 선보인 배우 배유람, ‘연희’와 ‘여름의 끝자락’의 주연인 배우 윤금선아가 연기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특히 명예 심사위원 임수정과 심은경이 자청하여 시상자로 나서 더욱 특별했다.

제1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폐막식의 하이라이트, 각 장르별 최우수 작품상 발표가 이어졌다. 최우수 작품상 수상자들이 감독의자에 앉아 가장 거만한 자세로 수상 소감을 말하는 전통으로 유명한 미쟝센 단편영화제답게, 올해도 재미있는 수상소감이 이어져 객석에서 끊임없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가장 먼저, ‘비정성시’ 부문의 최우수 작품상은 ‘좁은 길’의 손민영 감독에게 돌아갔다. 손민영 감독은 “이번 주말에 결혼을 하는데, 큰 선물을 받았다. 10년을 연애했는데 아직 프로포즈도 못 했고, 변변한 것도 없는 저를 믿는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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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멜로드라마)’ 부문의 심사위원 민규동, 양우석 감독과 명예 심사위원 임수정은 최우수 작품상으로 ‘님의 침묵’ 이정민 감독을 수상자로 호명했다. 민규동 감독은 “멜로라는 장르는 타 장르와 다르게 특색을 가지기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을 보고 이 부문이 계속 존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장일치로 꼽은 작품이다”라며 찬사를 보냈고, 수상자 이정민 감독은 “조정래 작가의 작가정신을 이어받아 평화통일의 당위성을 위한 영화를 ‘타이타닉’보다 더 재밌게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정말 열심히 하겠다” 고 소감을 밝혔다.

‘희극지왕(코미디)’ 부문에서는 심사위원 이수진 감독과 명예 심사위원 김꽃비가 시상자로 나섰다. 영예의 수상자로 호명된 ‘희극지왕’ 최우수 작품상의 주인공은, ‘옆구르기’의 안주영 감독이었다. 안주영 감독은 “아직 많이 부족한데, 이 영화를 찍으면서 또 다시 영화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한다고 허우적대고 있는 딸을 내치지 않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수상의 기쁨을 전했다. ”

심사위원 강진아, 엄태화 감독과 명예 심사위원 유지태가 담당한, ‘절대악몽(공포, 판타지)’ 부문에서 최우수 작품상은 ‘엠보이’의 김효정 감독에게 돌아갔다. ‘B tv 관객상’과 더불어 2관왕에 오른 김효정 감독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 영화학교를 졸업하고 십 년 동안 자신감이 사라진 상태였는데 이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해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또한, 명예 심사위원 유지태는 “97년도에 단편영화를 만들었는데, 심사를 하면서 그때의 꿈에 대한 기억과 심장이 떨렸던 그 순간을 상기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그리고 이 때론 현실이 삶을 비루하게 만들고, 좌절하게 만들더라도, 이 상을 보면서 꿈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여 단편영화 감독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4만번의 구타(액션, 스릴러)’ 부문에서는 심사위원 강형철, 이병헌 감독과 명예 심사위원 변요한이 심사를 맡았다. 강형철 감독은 “처음에 저와 이병헌 감독이 ‘4만번의 구타’를 심사한다고 했을 때, 그 자체가 ‘희극지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나름, (나는) 액션영화 감독이다”고 말해 웃음이 터져 나왔고, 이병헌 감독은” 만약 심사 때문에 싸웠더라면 제가 불리한 입장이었을 텐데, 그럴 일 없이, 다행히 이견 없이 심사를 잘 했다”고 화답하며 수상자 발표를 시작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발표된 ‘4만번의 구타’ 최우수 작품상 수상자는, ‘야누스’의 김성환 감독이었다. 수상자 김성환 감독은 “‘야누스’는 편하게 앉아서 볼 영화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가 즐기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지지해주신 심사위원 감독님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제가 구현하고 싶은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폐막식 종료 후, 오후7시부터 아트나인 2개관에서 경쟁부문 수상작을 폐막작으로 무료 상영하는 것으로 제1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그 7일간의 영화제 공식 일정은 끝났지만, 이것으로 완전한 끝은 아니다. 앞으로 제1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한국 영화 제작 현장에서 또 어떤 특별한 인연과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기대를 갖게 된다.

실제로, 경쟁부문 수상작이 상영되는 오늘 폐막작 상영에는 영화제작사 명필름, 배급사 New 등 실력파 신인 감독을 찾고자 하는 영화 제작 관계자들이 일찌감치 참석을 확정하기도 했다. 한국 영화의 미래를 이끌, 단편영화만의 강렬한 에너지와 힘을 보여준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은, 2016년 6월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돌아올 예정이다.

정시우 siwoo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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