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씨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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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코리아 2015(이하 UMF)’의 라인업에는 흥미로운 아티스트가 있었다. 전설적인 DJ 데이비드 게타도 아니고 DJ 랭킹 1위를 달리는 하드웰도 아닌 국내 걸그룹 2NE1의 리더 씨엘(CL)이다. 씨엘은 지난 13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MF’를 통해 첫 공식 솔로 공연을 펼쳤다. 공식으로 발표한 솔로 앨범은 ‘나쁜 기집애’ 한 장뿐인 씨엘은 30분이 조금 넘는 자신의 온전한 솔로 스테이지를 어떻게 채웠을까.

씨엘의 시간이 다가오자 관객들은 씨엘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씨엘은 등장부터 강렬했다. 수영복을 연상케 하는 아찔한 검은색 의상에 호피무늬 가운을 걸치며 카리스마 섹시의 진수를 보여줬다. 씨엘은 솔로곡 ‘나쁜 기집애’로 오프닝을 열며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씨엘은 “혼자 길게 공연하는 것은 처음인데 2NE1 노래를 부를 것이다”며 “멤버들의 빈 자리를 관객들이 채워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파이어’, ‘컴백홈’, ‘폴링인러브’ 등 2NE1의 대표곡들이 흘러나왔다. DJ의 리믹스와 함께 새롭게 편곡된 노래들이 관객들을 흥분시켰다. 관객들은 떼창을 하거나, 휴대폰 화면에 씨엘을 담거나, 2NE1 춤을 추면서 음악을 즐겼다. ‘멘붕’ 무대에서 씨엘은 바닥에 누우며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해가 늬엿늬엿 넘어가는 시간에 시작했던 공연은 절정에 이르자 깜깜한 밤이 됐다. 씨엘의 무대도 고조됐다.

30분의 시간은 너무나 짧았다. 씨엘은 존재 자체만으로 무대를 꽉 채웠다. 자신감도 돋보였다. 씨엘은 마지막 곡을 앞두고 “두 곡만 남았다. 알려주겠다. ‘캔 노바디(Can’t Nobody)’와 ‘내가 제일 잘나가’라는 곡이다”고 무대를 예고하며 관객들과 호응 연습을 하면서 여유로운 모습도 보였다.

씨엘의 모습은 페스티벌을 위해 내한한 UMF의 다른 아티스트와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진짜 내한공연일지도 모르겠다. 이날 씨엘은 자신이 피처링에 참여한 DJ 디플로의 싱글 ‘닥터 페퍼(Doctor Pepper)’, DJ 스크릴렉스 ‘더티 바이브(Dirty Vibe)’를 선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스타의 면모였다.

씨엘은 현재 싸이의 성공적인 미국 진출을 도운 스쿠터 브라운의 SB PROJECT와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미국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UMF’ 이후 계속해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간다. 씨엘은 17일 류현진 선수의 소속팀 LA 다저스와 추신수 선수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가 맞대결을 벌이는 메이저리그 경기에 시구자로 나선다. 8월과 9월에는 미국 음악페스티벌 MDBP(Mad Decent Block Party)에 출연해 현지팬들에게 화려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울트라코리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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