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뷰티풀 민트 라이프가 돌아온다.

오는 5월 2, 3일 양일에 걸쳐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공원에서 음악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이하 뷰민라)가 개최된다. 올해 공연에는 노리플라이, 루시드 폴, 정준일, 소란을 비롯해 총 30팀의 아티스트가 무대에 선다. 특히 이번 공연은 지난해 고양문화재단 측에 의한 일방적 취소 이후 처음 개최되는 공연이기에 팬들과 아티스트 모두에게 의미가 깊다.

뷰민라의 귀환을 하루 앞두고 오로지 기자의 주관과 취향에 기초한 희망 세트리스트를 꼽아본다.

#솔루션스 ‘토크, 댄스, 파티 포 러브(Talk, Dance, Party For Love)’

솔루션스는 싱어송라이터로 각각 활동하던 나루와 박솔이 의기투합해 결성한 프로젝트 밴드이다. 2011년 인디 아티스트의 음반 제작을 지원하는 민트페이퍼 ‘서포트 유 뮤직(Support You Music)’에 박솔이 선정되고, 프로듀서로 나루가 참여하면서 자연스레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졌고 이후 새로운 프로젝트 그룹으로 발전했다.

그간 솔루션스의 성장은 눈부셨다. 국내 굴지의 페스티벌은 물론, 일본과 태국의 음악 페스티벌 참가와 유럽 클럽투어까지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지난 3월에는 미국 텍사스에서 열리는 SXSW 출연하기도 했다. 솔루션스는 이어 올해 뷰민라의 전통인 개회식을 진행할 첫 공연 아티스트로 선정돼 수준급의 무대를 선보인다.

지난 2012년 발표된 ‘토크, 댄스, 파티 포 러브’는 컴팩트한 모던록의 기반 위에 댄서블한 리듬감과 유려한 코드 보이싱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곡. 솔루션스는 이 곡에 대해 “스매슁 펌킨스로 대표되는 90년대 얼터너티브 음악부터 퍼퓸, 애니멀 콜렉티브 등 최근 음악까지의 다양한 취향들이 자연스레 녹아든 결과”라 소개했다. 강한 리듬감이 흥겨움을 더하고 톰 요크(라디오헤드)를 연상시키는 박솔의 보컬이 세련된 멋을 가미한다.

#쏜애플 ‘남극’ ‘물가의 라이온’

2010년 1집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로 등장한 밴드 쏜애플(Thornapple)은 별도의 홍보 없이 데뷔 앨범을 절판시켜버리는 등 기염을 토해냈다. 이후 멤버 윤성현과 심재현의 군 입대로 휴지기를 가진 쏜애플은 지난 2013년 케이블채널 Mnet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밴드의 시대’에 출연해 활약했고 대형 페스티벌은 물론, 독특한 연출과 음악컬러가 살아있는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여 연이어 매진시켰다.

쏜애플의 주특기는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싸이키델릭한 사운드. 날카로운 가사 또한 일품이다. 지난 2014년 발매된 ‘이상기후’에서 쏜애플은 자신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생존’을 키워드로 한 이 앨범은 ‘남극’을 시작으로 에너지 넘치는 ‘시퍼런 봄’과 ‘피난’, ‘백치’를 지나 실험적인 사운드의 ‘암실’, 이야기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물가의 라이온’까지 쏜애플만의 차별성을 확고히 해낸다.

그 가운데서도 이야기의 서막과 송사라고 할 수 있는 ‘남극’과 ‘물가의 라이온’은 단연 귀를 사로잡는다. 미니멀하게 구성된 ‘남극’은 처절한 가사를 몽환적인 분위기로 풀어냈으며 ‘물가의 라이온’은 날카롭고 극적인 보컬과 러프한 기타 리프가 돋보인다. 테마가 확실한 앨범인 만큼 전 트랙을 연주하는 것이 가장 의미 있겠으나 앨범과 시작과 끝을 알리는 두 곡이 ‘이상기후’의 여정을 가장 신속히,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겠다.

#노리플라이 ‘내추럴(Natural)’

지난 4월 29일 발표된 따끈따끈한 신곡. 지난 2011년 멤버 정욱재의 입대로 팬들의 곁을 잠시 동안 떠나 있었던 노리플라이가 4년 만에 돌아왔다. ‘뒤돌아보다’로 2006년 제17회 유재하 가요제 은상을 받은 노리플라이는 2008년 싱글앨범 ‘고백하는 날’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유희열, 윤상, 김동률 등 무수한 선배 뮤지션들로부터 아낌없는 기대와 찬사를 받은 것은 물론이고 2011년에는 올림픽공원에서 단독 콘서트를 벌이기도 했다.

청량감을 무기로 삼는 노리플라이인 만큼 어느 곡을 연주해도 봄날 풍경에 환상적으로 어울릴 전망이다. 이들은 2009년 발표된 1집 앨범 ‘로드(Road)’과 이듬해 발매된 ‘드림(Dream)’에서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그려내면서도 12인조 오케스트라, 일렉 기타와 건반을 적절히 사용하여 다이내믹한 흐름을 주도한다.

신곡 ‘내추럴’은 “모든 것은 자연스러울 때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는 멤버 정욱재의 바람대로 최대한 간소하게 구성됐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사운드를 넣기보다는 정욱재의 경쾌한 휘파람 멜로디를 넣어 밝고 소박한 느낌을 주었다. 기존의 청량감은 유지하되 보다 편안하게 다가가며, 따뜻함의 정서도 느껴진다.

# 정재원 ‘한마디’ (feat.조원선) ‘뷰(View)’

연주 씬에서 ‘적재’ 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정재원은 그간 대중가요, 재즈,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기타리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앨범과 공연에서 기타리스트로 작, 편곡자로 탁월한 실력을 쌓아온 정재원은 지난해 11월 정규 1집 ‘한마디’를 발표, 싱어송라이터로서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정재원은 1집 앨범에 수록된 10곡 가운데 9곡을 직접 작곡, 작사, 프로듀싱까지 맡아 완성했다. 뛰어난 기타리스트임에도 그는 기타 독주를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앙상블에 공을 들였다. 밴드 악기는 물론이고 피아노, 현악기의 활용도 돋보이며 정재원의 보컬 역시 최적의 음역대를 찾아내며 곡에 어우러졌다.

‘한마디’에는 밴드 롤러코스터의 보컬 조원선이 참여해 노련하게 곡을 이끈다. 나른한 조원선의 목소리는 영리하게 치고 빠지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담담하게 시작한 노래가 현악기와 일렉트릭 기타의 협연에 힘입어 드라마틱한 멜로디로 전개되는 점 또한 듣는 재미를 더한다. 이 외에도 신비한 분위기의 ‘뷰(View)’는 너른 초원을 연상시키며 봄의 정취를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디어클라우드 ‘넌 아름답기만 한 기억으로’

디어클라우드는 지난 2005년 결성 이후 홍대 인근 클럽 공연을 필두로 루시드폴 공연, 사운드 데이, 그랜드민트페스티벌 등 크고 작은 무대에 참여하며 한국 인디 밴드계의 보석으로 평가 받아왔다. 발라드와 록을 오가는 보컬 나인의 중성적인 목소리, 몰아치듯 진행되는 특유의 전개 등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해왔다.

디어클라우드의 장점은 다양하다. 보컬 나인은 모던록 밴드에게 필수 덕목이라 할 수 있는 우울함을 탁월하게 표현해낸다. 멤버들의 작사, 작곡 및 편곡 실력도 뛰어나다. 덕분에 이들의 1집 앨범은 음악성 뿐만 아니라 대중성까지 겸비한 대형 신인이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허나 디어클라우드는 3집 ‘브라이트 라이트(Bright Light)’를 기점으로 어조에 변화를 준다. “이번에는 ‘내 손을 잡고 슬픔에서 빠져나오렴’하며 밝은 희망으로 슬픔을 위로하고 싶었다”던 나인의 말처럼 음악은 한결 밝고 가벼워졌다.

‘넌 아름답기만 한 기억으로’는 디아클라우드의 1집에 수록된 곡으로 이들의 초창기 색깔을 잘 보여준다. 기타리스트 용린이 쓴 이 곡은 디어클라우드 마니아들 사이에서 최고의 곡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곡 초반 어쿠스틱한 사운드의 피아노 선율이 관객들의 몰입을 돕고, 후반부 몰아치는 기타 리프와 나인의 짙은 보컬이 무아의 분위기를 이끌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 소란 ‘가장 따뜻한 위로’

밴드 소란(SORAN)은 2009년 가을에 결성되었다. 작곡가를 꿈꾸며 대학에서 클래식작곡을 공부하던 고영배가 직접 만든 데모를 들려주며 한 명, 한 명 멤버들을 섭외했다. 이미 뷰티풀데이즈등 좋은 팀에서 활동 중이었던 베이스 서면호와, 드러머 커뮤니티에서 유명세를 가진 편유일, 그리고 지금은 팀을 떠났지만 현재 이승환 밴드의 기타리스트 전훈 등 쟁쟁한 멤버들과 함께 클럽에서의 공연을 시작했다.

소란의 음악은 달콤하며 유쾌하다. ‘정말 그냥 하는 말이 아니야/도대체 나는 하나도 모르겠어/내 눈엔 지금 너무 완벽한데/살 빼지 마요 그대로 있어줘요(살빼지 마요)’라거나 ‘얘기해 필요하면 다 사줄게/괜찮아 안 힘들어 갔다 올게(미쳤나봐)’와 같이 다소 낯부끄러운 노래를 부르면서도, 소란은 특유의 재치를 살려 ‘오글거림’의 함정을 피해간다.

지난 2012년 발매된 1집 앨범 ‘내추럴(Natural)’에 수록된 ‘가장 따뜻한 위로’는 소란이 가진 다정함의 어조는 살리되 보다 진지한 어법으로 이야기를 담아낸다. 점층적인 편곡과 절정 부분의 다이나믹한 연주가 과거 웰메이드 가요를 떠올리게 하며, 앨범의 테마인 ‘모두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위로’를 가장 공들여 전달한 트랙이기도 하다. 기존 소란의 곡들이 여성적 취향에 가까웠다면 ‘가장 따뜻한 위로’는 보다 광범위한 타깃 층에게 닿을 수 있는 곡일 것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해피로봇레코드, 스톰프 뮤직, 엠와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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