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봄을 아직 기다립니다
그 봄을 아직 기다립니다
그 봄을 아직 기다립니다



[텐아시아=권석정 기자] 뮤지션들이 세월호 사건 1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염원을 담은 앨범 ‘그 봄을 아직 기다립니다’를 13일 발표했다.

음악가들의 노동조합인 뮤지션유니온의 조합원 19팀이 세월호에 대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모은 ‘그 봄을 아직 기다립니다’는 두 장의 CD로 이루어져 있다. 정통 민중가요 노래패 출신부터 홍대 인근 라이브 클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팀들까지 다양한 경력을 가진 뮤지션들이 팝, 포크, 헤비메탈, 레게,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 위로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뮤지션유니온 측은 “온통 세상이 간절한 기다림과 슬픔으로 넘치던 시간. 그리고 다시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정녕 봄은 돌아오지 않았고, 사랑하는 이들을 무참히 잃은 이들은 머리를 자르고 무릎으로 차가운 길을 엎드려 걸으며 슬픔을 토해내고 있다. 진실은 여전히 미궁 속에 있고, 떠난 자들은 별이 되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라며 “듣지 않으려는 이들은 누군가가 귓가에 대고 아무리 큰 소리로 말해도 타인의 슬픔과 곤란에 공감하지 못한다. 빈곤한 상상력을 무기삼아 자기 이야기만을 반복하는 그들에게는 세상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야기해야 했다. 그리고 기억해야 했다. 듣지 않으려는 자들을 붙들어 세우고, 음악으로, 노래로 세상에 말을 걸고 싶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번 앨범의 취지를 설명했다.

정문식의 솔로프로젝트 여섯개의 달은 ‘Left In The Deep’을 통해 절대 사라지지 않을 희생과 진실에 대한 내용을 담으려 했다. 메탈밴드 해독은 ‘바다의 소리’에서 아이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한편, 끝없는 의문의 검은 비밀들을 밝혀내고자하는 마음을 담아냈다.

손병휘는 세월호 참사 일주일 후에 만들어 유튜브에 공개했던 ‘잊지 않을 거야’를 자신의 6집과 ‘그 봄을 아직 기다립니다’에 함께 실었다. 이와 함께 태히언, 이송미, 라야밴드, 트리키네코 등이 참여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뮤지션유니온 측은 “우리는 이 노래들이 정치적 진영논리에 답답하게 갇힌 투쟁가이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 노래들은 우리 스스로와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위로, 치유의 노래여야 한다. 무엇에 대한 반정립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가치를 돌아보는 성실한 원칙이어야 한다. 그 때에야 이 노래들은 비로소 소원의 기도로, 미안함으로, 슬픔으로, 약속으로, 분노로, 싸움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권석정 기자 mor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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