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시양
곽시양
드라마에 등장하는 수많은 키스 가운데 가장 설레고 애틋한 것이 ‘도둑키스’라고 했던가.

Mnet 뮤직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의 배우 곽시양이 잠든 민효린에게 살포시 입술을 찍었다. 떨리는 가슴으로 꽃잎처럼 겹쳐지던 입맞춤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최고 명장면으로 꼽히는 이른바 ‘도둑키스’보다 더한 감동을 안방극장에 재현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8회에서 세종(곽시양 분)은 해라(민효린 분)와 함께 차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을 때 마침 운전을 하던 태풍(심형탁 분)이 잠시 내리자 옆에서 잠든 해라를 보고 머뭇거리다가 용기를 내어 키스했다.

그것은 새로운 사랑의 시작인 동시에 다시는 그녀를 놓치지 않겠다는 결심의 발로였다. 세종은 어릴 적부터 해라를 좋아했지만 동생 세찬(진영 1인2역)이 그녀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남몰래 그 감정을 숨겨왔던 것이다.

그런데 세종이 도둑키스를 하는 순간 때마침 숙소에서 나오던 레이(진영 분)가 그 장면을 목격했다. 레이는 세종의 멱살을 잡아 끌어내리더니 주먹을 날렸다. 세종도 지지 않고 엉켜 붙어 결국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며칠 후 세종은 동생이 잠들어 있는 납골당을 찾아가 영정 사진을 보며 “나, 해라가 필요해. 그래서 이젠 용기를 내려고…”라고 다짐하듯 중얼거렸다.

한편 이날 방송에선 ‘첫사랑’을 잃은 태풍과 장군의 모습이 나란히 비춰져 시청자 연민을 자극했다.

태풍은 과거의 연인이었던 영주로부터 결혼 청첩장을 받은 뒤 술에 취해 “빌어먹을 첫사랑…”이라며 괴로워했고 그동안 태풍 형을 ‘사랑’했던 장군은 태풍의 그런 모습을 보며 “형, 내 첫사랑도 오늘로 끝났어요”라며 아픈 눈물을 흘렸다.

만일 이런 장면들이 일부 시청자들의 추측처럼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명제 아래 깔려 있는 복선이라면 세종과 해라는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일까. 서로에게 첫사랑이었던 세종과 해라마저도 각자의 첫사랑과 헤어지는 것은 아닐까.

그런 시청자 우려를 부추기듯(?) 마지막 장면에선 레이가 해라에게 달콤한 키스를 선사했고 그 장면을 경악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종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면서 이젠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삼각관계의 뜨거운 불꽃이 본격적으로 점화되었음을 알렸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