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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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코는 2014년에 후끈한 한 해를 보냈다. 블락비의 ‘기 센’ 리더로서 팀이 정상의 위치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데 일조했고, 동시에 솔로 곡 ‘터프쿠키’로 래퍼로서 강렬한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와 래퍼라는 두 가지 모습을 선보이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 두 역할을 지코처럼 다 잘 해내기는 힘들다.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헐(Her)’이 블락비의 새로운 매력이었다면, 제목처럼 터프한 가사의 ‘터프쿠키’는 잘못 씹으면 이빨이 다 나갈 만한 센 곡이었다. 노래를 들어보면 두 곡을 같은 사람이 만들었다고 보기 힘들다. 하지만 지코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블락비와 팬들을 위한 음악, 그리고 래퍼로서 자신의 자존감을 보여주기 위한 곡을 구별해서 만들 줄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심함은 마냥 악동과 같은 겉모습과는 또 다른 면이다.

텐아시아에서는 지코의 부드러운 면, 그리고 음악적인 면을 끄집어내봤다. ‘지코의 하루’라는 콘셉트로 진행된 화보 촬영에서 지코는 개구지고 해맑은 표정을 꽤 자연스럽게 지어줬다. 캐주얼한 차림으로 다양한 포즈를 취한 지코는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투팍의 음악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기도 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는 랩에 대한 열정을 아낌없이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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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키가 크다. 훤칠하다.
지코: 화면에서는 이상하게 작아 보인다.

Q. 조금 피곤해 보인다. 아직 오전인데 화보 찍기에 이른 시간 아닌가?
지코: 그렇지는 않다. 어제 곡 작업 마치고 일찍 자려고 맥주를 세 캔 마셨다. 잠을 빨리 못 자는 편이라서.

Q. 화보에서 평소와 조금 다른 면을 부각시켜봤다. 힘들지 않았나?
지코: 화보를 찍을 때 내가 가진 이미지와 상반된 것을 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샤방샤방’한 느낌 같은 거 말이다.

Q. 사진이 너무 아이돌 이미지로 나오는 게 싫진 않나?
지코: 그렇지 않다. 난 아이돌이니까. 또 팬들은 그런 걸 좋아하신다.

Q. 최근 해외 공연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코: 중국, 홍콩, 일본을 돌며 정식 데뷔를 위한 쇼케이스를 했다. 반응은 좋았는데 100% 만족스럽진 못하다. 내 생각에, 완성된 무대를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해외의 팬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좋은 무대 외에도 현지 언어로 그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면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이제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외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

Q. 최근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4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에서 서태지와 함께한 합동 무대가 화제가 됐다. ‘컴백홈’은 원래 좋아한 곡인가?
지코: 서태지 선배님 곡 중에 ‘컴백홈’ ‘울트라맨이야’ ‘교실이데아’를 가장 좋아해서 이 세 곡 중에 하나를 꼭 해보고 싶었다. 선배님과 함께한 ‘컴백홈’ 무대는 아직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영광이었다.

Q. 많이 배웠을 것 같다.
지코: 그렇게 디테일하게 무대를 짜는 분은 처음 봤다. 무대 위에서 애드립을 하는 것 하나하나 주도면밀하게 짜시더라. 합주 중에 내가 흥분을 해서 애드립을 치면 그에 대한 피드백을 정확하게 해주셨다. 나도 블락비 연습에서 나름 깐깐하게 한다고 생각했는데 서태지 선배님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더라. 나도 더 엄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Q. ‘컴백홈’과 같이 대중에게 메시지를 주는 랩을 써보고 싶지 않나?
지코: 블락비를 할 때에는 대중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랩을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내 믹스테이프를 만들 때에는 내 스타일대로 하는 편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블락비로는 대중의 공감대를 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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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헐’에 이어 ‘터프쿠키’까지, 음원차트에서 1위를 했다. 전혀 다른 성격의 곡으로 1위를 한 것이다.
지코: 사실 ‘터프쿠키’는 흥행을 목적으로 발매한 곡이 아니다. 애초에 발매하려고 만든 곡이 아니라 공연에서 솔로 곡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서 만든 곡이다. 그런데 막상 만들고 보니 발표하지 않으면 찝찝할 것 같았다. 이 곡은 내가 지금 사람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곡이기 때문이다. 지금 발표하지 않으면 지금의 이 감성을 잊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터프쿠키’는 가사가 매우 공격적이다. 마치 성난 지코의 자서전을 읽는 느낌이었다.
지코: 자전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지금 내 인생 가도의 한 부분을 터프하고 거침없이 풀어본 곡이다.

Q. 가사(‘타블로, 개코한테서 받은 인정도, 인정 안 했어’)에 타블로, 개코 등의 실명도 등장한다.
지코: 필터링 없이 랩을 쓰다 보니까 실명까지 거론됐다. 가사에 거짓말은 없다. 타블로, 개코 형이 콜라보를 제안하셨는데 내가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들이 내 실력을 인정한 것을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랩으로 쓴 거다.

Q. 왜 인정하지 않았나?
지코: 내가 아직 그들보다 훨씬 하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같이 랩을 할 레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Q. 겸손한데?
지코: 하지만 그 뒷부분을 보면 ‘성취감 결핍은 내 피부처럼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네’라는 가사로 자연스럽게 내 피부를 칭찬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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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코는 흔히 아이돌계에서 최고의 래퍼로 꼽힌다. 가사를 보면 ‘아이돌 랩퍼 Top? Fuck I ain`t no 뱀의 머리 내 경쟁 상댄 딴 데 있어 방송국엔 Nothing’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본인의 경쟁상대는 어디에 있나?
지코: 랩만 놓고 봤을 때 아이돌 그룹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전국구로 나아가야 하는데 학교에서 짱 먹는다고 좋아하거나 거만하고 싶지 않다. 랩을 정말 잘하는 분들이 모여 있는 리그는 따로 있다. 난 언더그라운드 힙합계에 몸담고 있는 형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뱀의 머리로 만족하고 싶지 않다. 가사처럼 내가 잡아야 할 사람은 방송국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

Q. 지금 당장 잡고 싶은 사람은?
지코: 나보다 랩을 잘하는 사람들 전부 다. (웃음) 따로 정한 타깃은 없다.

Q. 승부욕이 강할 것 같은데?
지코: 래퍼로 인정받고 싶지만,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고 싶지는 않다. 승부욕만 가지고 누군가를 이기려 하는 래퍼들도 있는데 그런 이들은 자기 것이 없다. 랩은 토너먼트가 아니다. 경쟁에서 이기려고만 하다 보면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나도 전에는 힘을 실어서 랩을 하곤 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힘을 버리는 법을 알아가는 중이다.

Q. 요새 새롭게 떠오르는 래퍼들 중 특별히 마음에 드는 이가 있다면?
지코: 요새 좋아하는 래퍼는 블랙넛이다. 딱히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분의 랩이 정말 마음에 들고 배울 점이 많다. 랩 한 줄 그냥 넘어가는 라인이 없다. 동음이음어 등을 활용한 ‘펀치라인(얻어맞은 듯 충격을 주는 문구)’을 본인의 스타일로 잘 만드시는 것 같다.

Q. 그 외에 특별히 좋아하는 래퍼 선후배가 있나?
지코: 개코, 타블로, 버벌진트 등 너무 많다. 요새는 더 콰이엇 형을 매우 좋아한다. 후배 중에는 바비와 음악 이야기를 자주 한다.

Q. 바비가 인터뷰에서 뛰어넘어야 할 산으로 지코를 꼽았더라.
지코: 바비도 정말 잘하는 아이인데 나를 그렇게 평가해줘서 고맙다. 바비는 ‘쇼미더머니’ 끝나고 알게 돼서 연락처를 교환했다. 그리고 바로 바비에게서 카톡으로 “형은 제가 넘어야 할 산”이라고 메시지가 왔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이 산에는 쉼터도 없고, 약수터도 없다. 무조건 올라야 한다. 그래서 오르기 벅찰 것”이라고. (웃음) 바비는 탤런트가 대단해 앞으로 더 잘할 것이다. 때문에 내게도 좋은 자극이 된다.

Q. 과거에 지코와 함께 활동했던 멤버들도 하나둘 인기를 얻고 있다. 송민호는 위너로 활동 중이고 한해는 솔로앨범을 낼 예정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심정은 어떤가?
지코: 민호는 이렇게 잘 될 줄 알고 있었다. 민호에게 항상 “넌 무조건 잘 될 거야. 조금만 버텨라”라고 말하곤 했다. 지금 민호는 자기에게 잘 맞는 옷을 입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제는 민호가 날 좀 보살펴 줬으면 좋겠다. (웃음) 그런데 민호는 내가 형이라고 여전히 나에게 의지하려 든다. 최근에는 내가 바비를 예뻐한다고 삐쳤다. 블락비 시절에는 민호가 귀여움을 독차지했으니까. 항상 넘버원 동생은 민호였다.

Q. 사람들이 지드래곤과 지코를 비교하곤 한다. 둘 다 래퍼이고, 그룹의 리더이고, 직접 곡을 만드는 등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지코: 왜 비교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지드래곤 선배님은 나와 비교하기에는 너무나 큰 분이시라. 그분은 이제 단순한 뮤지션을 넘어서 하나의 아이콘과 같다. 팀 내에서 프로듀싱, 랩을 담당하는 것 때문에 비교하시는 것 같은데, 단지 그렇다고 해서 선배님을 나와 동일선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가는 길이 명백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지드래곤 선배님은 단지 랩만 하시는 것이 아니라 음악, 스타일, 패션 등을 아울러서 전체적인 그림을 만들 줄 아는 분이다. 반면에 나는 랩만 주구장창 해온 아이다. 지드래곤 선배님과 비교가 돼서 내가 올라가는 측면도 있을 수 있는데 난 그런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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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터프쿠키’ 가사에 나오듯이 제이통의 벅와일즈 크루의 일원이다.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지코: 데뷔 전, 그리고 벅와일즈에 들어가기 전에는 두메인(do’main)이라는 20대 초반의 래퍼들이 모인 크루에 들어가 언더그라운드 래퍼 생활을 시작했다. 그때가 열아홉 살 때였다. 이후 블락비로 활동할 때에는 제이통 형이 날 좋게 보지 않았다. 힙합도 아닌 게 건방 떤다고. (웃음) 그런데 내가 발표한 믹스테이프 ‘지코 온 더 블락 1.5(ZICO on the BLOCK 1.5)’을 들어보시고는 내게 직접 연락을 하셔서 “우리 크루로 들어오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벅와일즈로 활동하게 됐다.

Q. 벅와일즈가 블락비와 다른 점은?
지코: 크루는 부담 없이 어울리는 집합체와 같은 거다. 모여서 같이 놀고, 음악 이야기도 하고, 농담 따먹기도 하는 그런 편한 곳이다. 물론 공연도 한다. 지난 핼러윈 때에는 ‘힙합 플레이야 쇼’를 통해 평소에 다 모이기 힘든 스물일곱 명의 벅와일즈 멤버가 모두 모였다. 정말 열기가 대단했다.

Q. 지코의 힙합 공연에 블락비 팬들도 보러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박재범과 지코 덕분에 소녀 팬들이 힙합을 좋아하게 됐다는 말도 나온다.
지코: 그렇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힙합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알리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Q. 최근에는 ‘쇼미더머니’ 등을 통해 힙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코: 반가운 일이다. 이러한 열기가 단지 대중의 흥미만 돋우고 지나가지 않고 꾸준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지코는 블락비 대부분의 곡을 직접 만든다. 함께 곡을 만드는 작곡 파트너 ‘팝타임’은 누구인가?
지코: 팝타임(박지용) 형은 나에겐 완벽한 파트너다. 퍼렐 윌리엄스 옆에 채드 휴고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멜로디와 가사를 러프하게 쏟아내면 형이 그걸 디테일하게 정리를 해준다. 내가 음악에 대해 감성적으로 접근을 해서 일을 막 벌이면 형이 이성적으로 대처를 해주는 것이다.

Q. 아이돌 그룹의 멤버라서 실력이 저평가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지코: 그런데 그런 부분도 오히려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주위에서 ‘쟤는 아이돌이라 별로야’라고 말하면 나도 내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더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활동 중에도 꾸준히 랩을 쓰고 연습을 한다. 그런 데에서 오는 감정들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평가절하가 나쁜 것 같지만은 않다.

Q. 솔로를 통해서 블락비 때와는 다른 자신의 음악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은 욕심은 없나?
지코: 딱히 그런 욕심이 강하지는 않다. 블락비로 활동할 때에도 팬들은 멤버 각각의 매력을 잘 파악해주시는 것 같다. 그래서 따로 솔로로 인기를 얻거나 어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터프쿠키’와 같은 솔로 활동에 대해서는 그냥 ‘얘가 이런 생각을 가진 아이구나’ 정도로만 생각해주셔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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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블락비 이야기를 해보자. 팀 내에서 나이가 어린 편인데 리더로서 팀을 이끌어온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지금은 좀 수월해졌나?
지코: 힘든 건 지금이나 4년 전이나 똑같다. 지금은 스스로 스트레스를 줄일 줄 알게 된 것 같다. 4년 전에는 누구 하나라도 말을 안 듣거나 내 생각과 다른 행동을 보이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런데 이제는 멤버들의 성향을 알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게 된다. 지금은 멤버들의 행동이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간에 그 자체를 최대한 받아들이려고 애쓴다. 멤버들이 살아온 방식이 있는데 그것을 내 기준에 맞게 바꾸는 것은 무리가 있더라. 내 기준이 합리적이라고 해도 말이다.

Q. 이제 융통성이 좀 생긴 것인가?
지코: 융통성은 지금도 없는 것 같다. 그냥 조금 타협을 할 줄 알게 됐다고 할까? 예전에는 일말의 타협조차 없었다. 뭐 하나라도 마음에 안 들면, 결벽증 걸린 것처럼 정리하려 했으니까.

Q. 멤버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밀려올 때는 언제인지?
지코: 그런 부담감은 항상 가지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에 리더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책임감 뒤에는 공허함, 허탈감이 따라올 때도 있는데, 지금은 그런 것들도 잘 넘기려 한다.

Q. 최근에 본인을 ‘디스’한 멤버가 있다면?
지코: 디스는 항상 한다. 이젠 디스가, 디스가 아닐 정도가 됐다. 이제는 우리끼리 디스하는 게 식상해져서 재미도 없다. 오히려 칭찬을 하는 게 더 신선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 (웃음) 이제는 더 폭로할 것도 없다.

Q. 그러면 칭찬을 해보자. 올해 가장 성장한 블락비 멤버는?
지코: 피오가 라이브 실력이 늘었다. 태일 형도 노래가 는 것 같다. 나머지 멤버들은….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Q. 블락비가 다른 아이돌 그룹과 다른 매력은 ‘광기’라고들 한다.
지코: 우리는 꾸미거나 어떠한 틀에 맞추는 것이 잘 안 된다. 때문에 무대에서 말 그대로 미쳐버리는 것 같다. 그런 에너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니까 광기라고 말해주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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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 팬들에게 감동한 순간을 꼽자면?
지코: 매 순간이 감동의 연속이다. 무슨 특별한 일이 있건 없건 간에 우리를 계속 지지해주고 지켜보고 있는 팬들이 있다는 것은 항상 감사할 일이다. 팬들이 만들어준 추억, 아름다운 순간들에 대해 항상 감사한다. 또 나와 블락비가 팬들에게 추억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정말 고맙다. 팬들 덕분에 내가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팬들이 정말 소중한 것이다. 사실 난 좀 냉소적인 성격이다. 하지만 내가 잘했건 못했건 나를 한없이 소중하게 여겨주는 팬들 덕분에 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팬들을 위해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하고 있다.

Q. 2014년은 블락비와 지코에게 있어서 매우 다사다난했던 해다. 지난 5월에는 첫 콘서트도 열렸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지코: 솔로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 솔로 곡 ‘아임 스틸 플라이(I’m Still Fly)’를 새로운 편곡으로 했다. 팬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 속 난 방패 없이 맨몸으로 버텼어 화려한 수상경력 아무것도 아니야 당신들이 내가 3년간 받은 메달과 트로피 어깨가 무거워도 이 짐은 절대 못 놔’라는 가사였다. 또 그때가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였다. 당시 무대에서 참사로 희생당한 팬을 위한 메시지를 전했는데, 그때 무척 몰입을 했던 기억이 난다. 많은 사람들이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해줘서 다행스러웠다. 나 같이 성격이 모진 사람도 그런 가사를 쓸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팬들 덕분이다.

Q. 본인이 모진 성격이라고 생각하나?
지코: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엔 많이 착해졌다. (웃음) 정말이다!

Q. 최근에는 국내 래퍼들이 해외 뮤지션과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하기도 한다. 지코가 함께 해보고 싶은 해외 아티스트가 있다면?
지코: 아웃캐스트의 안드레 3000과 해보고 싶다. 나에게 정말 많은 영향을 준 아티스트다. 같이 랩을 하지 않더라고 해도 함께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 너무 멋진 아티스트다.

Q. 국내 래퍼 중 가장 영향을 받은 이가 있다면?
지코: 난 이센스의 믹스테이프 ‘뉴 블러드 래퍼(New Blood Rapper)’, 버벌진트의 ‘누명’을 듣고 랩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랩을 시작했으니 남들에 비해서는 늦은 편이었다. 난 힙합을 할게 되면서 한글의 위대함을 느꼈다. 처음에는 이센스 등을 들으면서 한글로 멋진 단어들을 만들어가는 것에 매혹됐다. 그래서 내가 세종대왕 문신도 한 것이다. (웃음) 물론 해외 힙합도 열심히 들었다. 초등학교 때에는 에미넴을 좋아했다. 그러다가 중학교 때 닥터 드레, 피프티센트, 워렌 지 등을 좋아했고 고등학생이 된 다음에는 제이지, 나스를 열심히 들었다. 요즘에는 드레이크, 켄드릭 라마, 그리고 바비 슈멀다(Bobby Shumurda)를 즐겨 듣는 편이다.

Q. 2015년 계획은?
지코: 2015년에는 일본에서 정식 데뷔를 하게 된다. 물론 국내 활동도 열심히 할 것이다. 블락비 새 앨범도 나온다. 솔로앨범은 아직 예정돼 있지는 않다. 하지만 독자적인 작업은 계속 해나갈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요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즉석에서 랩 가사로 만들어 달라.
지코: (약 10초가 지난 후) 항상 조심해야지 말 말 말, 어라 그것보다 더 조심해야 하는 건 연말, 아 힘들다 정말.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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