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에 합류한 스파이더맨
마블에 합류한 스파이더맨
마블에 합류한 스파이더맨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최근 마블의 행보를 보면 이 문구가 딱 떠오른다. 설마 했던 ‘시빌워’ 프로젝트를 가동시키더니, 이번엔 집 나간 스파이더맨까지 찾아왔다. 정말이지, ‘마블 만세!’다. 마블스튜디오는 9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스파이더맨의 마블 유니버스(Marvel’s Cinematic Universe, MCU)에 입성을 소니와 마블이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스파이더맨의 마블 합류가 불러올 변화 5가지를 짚어봤다.

1. 앤드류 가필드의 ‘어메이징’한 퇴장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빅딜, 중대사건이었다” 5년 전 토비 맥과이어로부터 스파이더맨 자리를 물려받은 앤드류 가필드가 한 말이다. 그때 가필드가 한 말을 ‘다른 의미’로 다시 소환해야 할 것 같다. 스파이더맨의 마블 합류로 앤드류 가필드가 졸지에 퇴출 아닌 퇴출을 당하게 됐으니, 분명 “빅딜, 중대사건”이다. 마블과 소니는 앤드류 가필드 대신 새로운 인물을 스파이더맨으로 기용, 앞으로의 시리즈를 이어나가기로 확정했다. 이로써 180cm의 훤칠한 키로 뉴욕 빌딩 숲을 사뿐사뿐 휘젓고 다니는 앤드류 가필드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이별이다. 그래도 그의 곁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통해 만난 연인 엠마 스톤이 있어 다행이다. 안녕, 가필드.

2.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스핀오프가 불안하다

악당 일렉트로(제이미 폭스)와 그린 고블린(데인 드한)
악당 일렉트로(제이미 폭스)와 그린 고블린(데인 드한)
악당 일렉트로(제이미 폭스)와 그린 고블린(데인 드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스핀오프들은 외부의 변화로부터 안전할까. 현재로서는 불안 불안하다. 당초 소니픽쳐스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베놈’과 ‘시니스터 식스’를 출격시킬 원대한 꿈을 꿨다. 특히 소니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 빌런(악당) 일렉트로(제이미 폭스)와 그린 고블린(데인 드한)의 비중을 크게 다루며 스파이디 유니버스를 향한 첫 걸음을 내딛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개봉 예정이었던 ‘시니스터 식스’는 스파이더맨의 마블 합류와 함께 개봉을 연기한 상태다. 소니가 과연 스핀오프 계획을 이어나갈까. 손익계산을 꼼꼼히 따지고 있을 소니 회장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3. 마블 영화들 줄줄이 개봉일 변경

꼬여버린 마블 라인업
꼬여버린 마블 라인업
꼬여버린 마블 라인업

스파이더맨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합류로 인한 여파는 히어로들도 피하지 못했다. 예정된 차기작들의 개봉일이 줄줄이 연기된 것. 개봉일 변경이 확정된 영화는 무려 네 편이다. 일단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2017년 7월 28월로 개봉을 예고하면서 앞서 이 날, 첫 선을 보이기로 했던 ‘토르:라그나로크’(이하 토르3)가 2017년 11월 3일로 개봉일이 밀렸다.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뺀 것’인지, ‘마블 인기 캐릭터가 본래의 자리를 찾은 것’인지는 각자가 판단할 몫. 이어 마블 코믹스 최초의 흑인 슈퍼히어로 탄생이 될 ‘블랙팬서’는 2017년 11월 3일에서 2018년 7월 6일로, 여성 히어로가 주인공인 ‘캡틴 마블’은 2018년 7월 6일에서 2018년 11월 2일로, 새로운 히어로들이 총 출동하는 ‘인휴먼스’는 2018년 11월 2일에서 2019년 7월 12일로 자리를 옮겨갔다.

4. 아마도, 쿠키영상

‘아이언맨3′ 쿠키영상 속, 토니 스타크와 헐크
‘아이언맨3′ 쿠키영상 속, 토니 스타크와 헐크
‘아이언맨3′ 쿠키영상 속, 토니 스타크와 헐크

쿠키가 분명 더 맛있어 지리라. 먹는 쿠키 말고, 마블의 쿠키 영상 말이다. J.J. 에이브럼스가 ‘떡밥의 제왕’이라면, 마블 스튜디오는 ‘떡밥의 제국’이라 할만하다. 마블은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2’ ‘퍼스트 어벤져’ ‘토르: 천둥의 신’등 자사가 제작한 작품들마다 쿠키영상을 투척, 차기 작품에 대한 ‘떡밥’을 투척해왔다. 단서를 ‘헨젤과 그레텔’의 빵가루처럼 흘려대는 마블의 전략은 실로 대단했다. 쿠키를 보고 나면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항상 상승했으니까. 스파이더맨의 합류로 마블은 보다 다양한 쿠기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올해 4월 개봉하는 ‘어벤져스2’에서 새로운 스파이더맨에 대한 쿠키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성급할까. 기대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5. ‘시빌워’ 보다 깊어진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지난해 10월 ‘캡틴 아메리카’ 3편의 부제가 ‘시빌워’ 임이 공개되자 전세계 마블 팬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그 중엔 우려도 있었다. 우려는 ‘과연 스파이더맨 없는 시빌워가 시빌워인가’에 대한 아쉬움에서 기인했다. 마블 코믹스의 빅 이벤트에 해당하는 ‘시빌워’는 슈퍼히어로들의 대결을 그린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슈퍼히어로 규제법을 만든다고 하자 이를 지지하는 ‘아이언맨’ 일파와 단 한명이라도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어선 안 된다며 맞서는 ‘캡틴 아메리카’ 일파의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시빌워’의 핵심이다. 이때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드라마틱한 고뇌에 빠지는 이가 바로 스파이더맨이다. ‘당신은… 과연 어느 편인가…?’란 심오한 질문을 짊어진 스파이더맨의 합류는 ‘시빌워’의 이야기를 한층 풍성하게 할 것이 분명하다. 뭐,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 스파이더맨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짜릿할 테니까.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영화 스틸+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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