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어려운 일일 것이다. 환한 빛을 오랫동안 내뿜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갈고닦아야 하는 일은. 하지만, M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순수한 영혼, 수사관 강수 역할을 거치며 반짝, 빛날 가능성을 보인 이태환이라면 이것이 그저 지루하고 고단한 과정만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들숨과 날숨 사이사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던 웃음은 굳건한 마음의 심지와 어우러져 배우로서의 여정을 풍성하게 만들 것이란 예상을 가능하게 했으니 말이다. 명확한 목표 의식으로 나아가야 할 곳을 향해 뚜벅뚜벅 걸음을 옮기고 있는 이태환. 그의 시간은 더할 나위 없이 값진 경험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Q. ‘고교처세왕’에 이어 ‘오만과 편견’까지, 좋은 작품을 연달아 하며 스무 살을 잘 지나온 것 같다. 신인이 이렇게 계속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뭘까.
이태환 :
‘고교처세왕’도 ‘오만과 편견’도, 꾸준히 미팅을 가진 후에 (작품에) 들어갔는데, 그때 최대한 솔직하게 말씀을 드렸다. 부족한 면이 있으면 이런 게 부족하다 했고, 궁금한 게 있으면 다 물어봤다. 그런 점을 감독님과 작가님께서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

Q. 부족한 점이라 하면?
이태환 : 아직까진 연기 경험이 많이 없으니 불안하고 긴장이 됐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 얘기를 드렸다.

Q. 모델 활동을 하다 연기자가 되었다. 자신이 배우로서 타고난 것 같나, 후천적인 노력파인 것 같나.
이태환 : 타고난 분들이 있는데, 난 그렇다곤 생각을 안 해봤다. 아직까지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이제야 ‘아, 이렇게 진행이 되는 거구나’ 하고 조금 아는 정도다. 앞으로의 노력은 지금의 몇백만 배, 몇천만 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모델을 한 것도 어떻게 보면 기회가 좋아서 시작하게 된 거지 타고난 건 아니었다. 그래도 노력을 하면 조금씩 변하며 발전해 가니깐, 그 모습을 옆에서 예쁘게 봐 주시니 나도 힘을 얻는다.

Q. 뭔가를 계속해서 이뤄나가려는 성향인가 보다. 긍정적인 것 같기도 하고.
이태환 :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다. 어렸을 때부터 긍정적이라는 얘기는 많이 들었다. ‘긍정맨’이란 별명도 있었고. 밝게 살아야지. 헤헤.

Q. 그럼, ‘오만과 편견’을 끝내고 나니 스스로 뭐가 제일 많이 변한 것 같나?
이태환 : 아무래도 전보다 더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또, 좋은 선배님들께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계기였다. 연기할 때 분석하는 거나, 어떤 상황을 이해하는 부분에서 확실히 전보다는 많이 알게 됐다.

Q. 함께 출연한 최민수나 손창민은 과거에 굉장한 스타 배우였다. 물론 지금도 대단하지만, 그런 선배들을 보며 ‘와, 뭔가 다르다!’ 하는 것이 있었나?
이태환 : 김나운 선배님도 장항선 선생님도, 모든 선배님들이 다 대단하셨다. 손창민 선배님과 최민수 선배님을 말씀하셔서 두 분을 얘기하자면, 손창민 선배님은 카메라 각도부터 호흡 사용, 감정 전달하는 방법 등을 옆에서 많이 알려주셨다. 최민수 선배님은 전체적인 그림을 보시고는 우리에게 (극의) 상황과 목적에 대해 알려주셨다. 대본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도 뒤에 이어질 상황을 여러 가지로 짜신 뒤 우리의 목표는 이거다, 이렇게 될 수도 있을 텐데 난 이렇게 하는 게 좋다, 라고 얘기해 주셨다. 후에 나온 대본을 보면 선배님이 추측하시는 게 다 맞았다. 선배님이 템포감부터 전체적인 흐름이나 분위기 등을 다 잡아주셔서 촬영을 더 잘할 수 있었다. 최고였다, 정말. 다음 작품에서 또 뵙고 싶다.

Q. ‘오만과 편견’에서 맡았던 역할인 수사관 강수는 극 사건의 중심인물로, 굉장히 중요한 캐릭터였다. 이번에 연기를 하며 연기가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오던가?
이태환 : ‘고교처세왕’때는 (서)인국 형의 친구인 태석이 역할이었는데, 그땐 애드립으로 만드는 신이 많았다. 감독님이 항상 우리를 믿으셔서, “어이, 태석이 왔어? 한 번 해봐” 이러셨다. 그럼 배우들끼리 리허설을 하는데, 그러면 감독님이 “(감독님 성대모사하며) 오케이~ 다음 신~” 이러시는 거다. 하하. 우리도 감독님도 스태프도, 많이 웃으면서 재미있게 찍을 수 있었다. ‘오만과 편견’에선 착하고 순수한 성격으로 시작해 나중엔 아픔이 많고 슬픈 아이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아야 했다. 실제로 강수처럼 살아 온 건 아니라서 강수를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그래서인가, 어느 날부턴 촬영이 없는 날에도 강수가 된 것처럼 말도 없어지고 우울해지고 괜히 집 밖에도 나가기 싫고 그랬다. 그런 부분이 진짜 신기했는데, 그렇게 하나씩 배워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Q. 완벽하게 강수가 된 거였네.
이태환 : 최민수 선배님이 너희가 캐릭터를 맡은 순간부터 일상도 항상 (캐릭터처럼) 그래야 한다, 라고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촬영이 없을 때도 선배님은 우리한테 “(극중 최민수의 말투를 흉내 내며) 강수~ 이렇게 했어요?” 라고 얘기를 하시곤 했다. 처음에는 선배님이 재미있으시구나, 좋으시구나 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다 연기를 위해서였다. 그런 부분에서 또 한 번 재미를 느꼈다.

Q. 지금은 강수의 감정에서 빠져나왔나?
이태환 : 드라마가 끝나고 지난주 목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회사에서 휴가를 주셨다. 본가에서 푹 쉬면서 ‘집 밥’ 먹고 잠만 자고 하니 다시 서프라이즈 이태환으로 돌아왔다. 하하.

Q. 엄마가 해주는 밥, 좋지.
이태환 : 맞다. 먹고, 같이 떠들고 장난치다가 자고.

Q. 혹시, 형제가…?
이태환 : 형이 한 명 있다. 네 살 차이가 나는데, 어렸을 땐 티격태격 많이 했지만, 커가면서는 오히려 서로 의지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젠 싸우지 않으니, 이번 기회에 집에서 많이 놀다 왔다.

Q. 극중에서 찬이(김강훈)와 자연스럽게 잘 놀아주는 모습에 혹시 동생이 있나? 아니, 반대로 동생이 없어서 저렇게 잘해줄 수 있나? 싶었다.
이태환 : 어렸을 때 엄마한테 동생을 갖고 싶다고 항상 말을 했었다. 하하. 우리 아버지가 8남매신데, 그러다 보니 친척 동생들이나 조카들이 많다. 내가 그 아이들의 골목대장이어서 친척들끼리 모이면 “태환이한테 애들 맡기고 우리는 밥 먹으러 가자” 이러셨다. 내가 아이들을 워낙 좋아하니깐 자연스럽게 같이 놀곤 했는데, 강훈이가 친척 동생 같기도 하고 조카 같기도 해서 너무 귀여웠다.

Q. 안 그래도 일전에 강훈이와 한 인터뷰에서 강수 형이 제일 좋다고 말하더라.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도 그렇게 잘 놀아줬다고 들었다.
이태환 : 아, 그 인터뷰. 그런데 강훈이, 말 많지 않던가? 하하하. 촬영할 때 컷 소리와 동시에 “삼촌, 저 말하고 싶어영” 이러면서 놀아달라고 장난을 많이 쳤거든. 호기심도 많고. 그래서 나도 재미있게 놀았다. 놀아준 것 보다, 같이 논 게 맞다. 찬이랑 나랑. 하하.

Q. 하하. 잠깐 얘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강수와 이태환의 이미지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잘 어우러졌다. 강수는 22세의 태권도 국가 상비군 출신으로, 순수해 보이는 그 뒤에 묻어나는 아픔이 있었는데, 연기할 때 힘들었던 신이나 감정이 있었을까?
이태환 : 작가님께 내가 이렇게 살아왔고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라고 솔직하게 말씀을 드렸을 때, 작가님이 “강수는 딱 네 캐릭터이니 그냥 연기하려 하지 말고 지금 같은 마인드로만 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렇게 믿고 하다가 거기에서 좀 더 깊어지는 감정 신들이 있었으니, 그런 부분이 많이 어려웠다.

Q. 물에서 허우적대던 꿈에서 깨어나는 신이 있지 않았나. 그때 정말 리얼했다.
이태환 : 강수가 어렴풋하게 기억이 하나씩 나려는 장면이어서 중요할 것 같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좀 보여주는 건가 보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엄청 중요한 신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시면서 넌 할 수 있으니 천천히 해봐라, 하시며 믿어 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감정을 잡는 도중에도 이렇게 생각해 보라면서 알려주셨다. 그래서 내가 강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다 보니 그 장면 촬영이 끝나고도 속이 답답하고 호흡 곤란도 오고 기침도 나고 식은땀까지 나게 되더라. 앞으로도 감독님의 디렉을 더 잘 이해해서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던 촬영이었다.

Q. 액션 신도 좀 있었는데, 경력 10개월 차의 수사관이어서 그런가 사회에 막 나와 범죄 현장에 익숙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강했다.
이태환 : 그건 사실, 실력이 부족해서였다. 하하.

Q. 아니, 설정인 줄 알았는데!
이태환 : 여기서 최민수 선배님께 감사한 게 또 있다. 처음 액션 신을 찍어 보는 거라서 액션 합이라던가 액션을 어느 정도의 강도로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였는데, 선배님이 시범을 보여주시면서 몇 가지 알려주셨다. 제일 감사했던 건, 내가 캐릭터적으로 놓치고 간 걸 짚어 주신 거다. 강수가 전직 태권도 선수의 수사관이지 않나. 조직 폭력배들이 칼을 많이 쓰고 몽둥이를 쓸 때 내가 손으로 많이 제압했는데, 선배님이 강수는 태권도 선수였으니 자세도 무게 있게 잡고 발로 ‘딱딱’ 제압하는 동작이 (캐릭터적으로) 맞는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아차’ 싶었다. 그때부터라도 발로 하려고 노력하고 자세 같은 것도 숙소에서 혼자서 거울 보면서 연습하고 그랬다. 그 뒤에 무술감독님께 “감독님, 혹시 발로 할 수 있는 건 없을까요?” 여쭤봤더니 흔쾌히 동작을 바꿔서 짜주시기도 했다. 뒤늦게라도 알았으니 다음 작품에선 그런 부분까지 다 살려서 연기를 해야 될 것 같다.

Q. 많이 아쉬웠나 보다. 제대로 된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겠다.
이태환 : 항상 말하는 게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가 액션이다. 이번에 많이 느낀 것이 있기도 하고, ‘비열한 거리’나 ‘범죄와의 전쟁’ 같은, 남자들의 세상을 그린 영화나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

Q. 끈적끈적한 액션이 살아 숨 쉬는…!
이태환 : 크~ 남자들만의 의리!

Q. 하하. ‘강남 1970’을 보러 가야겠다.
이태환 : 꼭 볼 거다! 후기를 남기겠다. (셀카 찍는 포즈하며) 이렇게 인증해서. 하하.

Q. 사랑 얘기를 좀 해보자. 열무(백진희)에게 반한 연기, 너무 귀여웠다.
이태환 : 하하하.

Q. 극 초반에 열무 방의 콘센트 나사를 조여주다가 열무가 가까이 다가오자 놀란다거나, 어린이집 원장의 카드 내역서를 볼 때에도 열무 때문에 슬금슬금 물러서던 것들이 특히 그랬다.
이태환 : 강수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 중에 가장 좋았던 건, 진짜로 내가 했다는 거 아닐까? 하하. 연애 경험이 없다 보니 작가님도 그런 부분을 귀여워해 주셔서 일부러 더 (그런 장면을) 써 주시고 그랬던 것도 있다. 감독님도 “진희야 네가 강수한테 해라, 막 해”라고 하셨다.

Q. 막?
이태환 : 더 들이대라고. (웃음) 그래서 나도 연기라서 그냥 하면 되겠지 했는데, 진짜로 놀라는 것처럼 되더라. 강수라는 캐릭터가 남중 남고 체대를 나와서 연애 경험이 없었다는 것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는데, 아… 모르겠다. 하하. 연기자라면 다양하게 연기를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번에 그 기회가 좋지 않았나 싶나.

Q. 끝내 강수는 열무에게 “누나”라고 부르지 않았다. 열무를 포기하지 못한 걸까?
이태환 : 강수가 “둘이 연애하는 거 아니깐 만나, 행쇼”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포기라기보단 이전보단 마음을 정리한 건데, “누나”라고 하지 않은 건 사랑이 안 될 걸 알면서도 남자로 보이고 싶은 그런 마음 때문이지 않았을까. 나야 맘 같아선 “누나”하면 편하지. 그 신 찍을 때 다른 선배님 대사 중에 “누나”가 있었는데 그게 부러웠다. 하하.

Q. 동치(최진혁)가 열무와의 만남에 대해 말하며 “그냥 ‘쿵’ 하더라고”라고 했을 때 강수가 “알죠”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태환에게 ‘쿵’하며 다가왔던 누군가가 있었나. 연애를 해보지 않았더라도 그런 대상은 있었을 수도 있다.
이태환 : (작게 한숨 쉬며 웃음) 하… 나도 어떻게 보면 강수랑 비슷한 것 같다. 고등학교 때 항상 남자들이랑만 있었고, 일할 때도 남성 화보, 남성 쇼만 해서 형들하고만 어울리다 보니 아예 여자 분들을 만날 시간이나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모델 일을 할 땐 이 일을 제대로 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게다가 학생이니깐 대학을 무조건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일과 학교, 일과 학교, 이렇게만 생각했다. 그래서 여자 친구들이 좋은 마음으로 다가와도 정중하게 거절하고 친구로 지내거나 아니면 아예 눈길도, 아니 눈길이라기보단 관심을 최대한 멀리 두려고 했다.

Q. 길을 가다 누군가를 보고 첫눈에 반하는, 그런 경우도 없었나?
이태환 : 길에서 원래 사람을 잘 안 봐서. (일동 웃음) 사람보다는 풍경이나 건물을 주로 본다. 사람이 많구나, 커플이구나 이 정도만. 하하. 연기도 하게 되고 대학도 가고, 여기까지 내가 올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그런 경험들이 있어서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는데, 연기를 시작하고는 사람들도 많이 관찰하게 되긴 한다. 이제는 만약에 내가 마음에 드는, 좋은 사람이 있다면, 옛날처럼 밀어나는 게 아니라 좋은 만남을 가져 보고 싶기도 하다.

Q. 소속사에서는 연애를 해도 된다고 하던가?
이태환 : 해도 된다고는 했다. 하하. 내 소속사인데 숨길 필요는 없는 거잖아. 그래서 진짜 좋은 사람을 만나서 교제를 하게 된다면 회사에 솔직히 말해서 떳떳하게 만나는 게 더 좋을 거 같다.

Q. 쭉 얘기를 들어보니 하나의 목표가 있으면 그것만 보는 스타일 같다.
이태환 : 어떻게 보면 고집 아닌 고집일 수 있는데, 해야 하는 게 있는데 그걸 못 하면 잠도 안 올 거 같다. 목표가 있으면 해내야지 그 뒤로 다음 것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마음을 가지지 않고 그냥 해야지 하면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릴 것 같은 거다. 나중에 하면 되지 하고 자꾸 미루면서 게을러질까 봐. 이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살아왔다. 지금도 그렇고. 하하. 고등학교 땐 대학에 가는 게 목표였고, 대학에 갔으니 지금은 졸업하는 게 목표다. 일단은 복학부터 해야 한다. 하하. 졸업하고 나선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대학원도 생각해 보고 있다. 만약에 못 간다면 다른 쪽으로도 도전해보고 싶다.

Q. 순탄하게만 살아왔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인생에서 전환점이라고 할 만한 일이 있었나?
이태환 : 어렸을 때부터 연기에 대한 꿈은 가지고 있었다. 자신감이 없어서 생각을 안 하려고 했던 것뿐이었는데, 애기 때부터 엄마가 장난식으로 “나가서 놀더라도 다치지만 마. 특히 얼굴 다치지 말고. 커서 모델 해라” 라고 말씀을 하셨다. 그러면 나도 웃고 넘기면서 “알았어, 내가 모델 열심히 해서 돈 많이 벌어다 줄게”라며 장난치고 그랬다. 그러다가 중3 때 예능 프로그램에서 차승원 선배님을 보곤 모델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낯가림이 있어서 할 용기는 안 났는데, 담임선생님이 “나중에 너는 뭐가 되고 싶니?”라고 물어보시는 거다. 그때부터 진지하게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아, 그래 차승원 선배님처럼 되어야겠다’ 싶어서 중3 때 엄마에게 예고에 가고 싶다고 얘기해서 설득을 했다. 엄마는 걱정하셨고 아빠는 반대하셨지만, 학교에 들어간 이후에 좋은 결과물을 보여드릴 때마다 적극적으로 응원을 해주시게 되었다. 아마 중3 때 그 담임선생님의 한마디가 큰 전환점이었던 것 같다. 그전까지만 해도 그냥 학원 다니면서 공부만 하고 그랬으니깐.

Q. 아, 맞다. 얼마 전에 공명을 만났을 때, “태환이는 정~말 착한 친구”라는 얘기를 하더라. 그 얘기는 인터뷰에 쓰진 않았는데.
이태환 : 하하 이 친구. 치킨 사야겠다.

Q. 그러게, 한턱 쏴야 할 거 같다. (웃음) 나중에 합류했는데도 우리에게 먼저 다가와 줘서 너무너무 고마운 친구다, 란 말도 덧붙였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착하다’고 말한 건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태환 : 서로 기본만 지켜도 같이 살 때 기분이 좋지 않나. 그런 것만 하는 건데, 공명이가 좋게 말을 해준 것 같다. 난 오히려 공명이에게 고마운 게, 내가 ‘액터스리그’란 선발 프로그램에 늦게 투입이 되었다. 공명이랑 태오가 1기였고, 난 좀 마지막에 들어가게 됐는데 워낙 낯을 가려서 다 어색한 거다. 태오는 남자답고 재미있는 친구였다면, 공명이는 거기에서만큼은 엄마 같은 느낌이었다. 다 챙겨줬다. 숙제는 이거고, 숙제가 있으면 여기선 이렇게 해야 하고, 이건 이렇게 표현해야 하고, 옷부터 시간까지 다 체크해 주면서 얘기해 줬다. ‘이 아이, 정말 괜찮은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Q. 지금 공명, 강준과 같이 방을 쓰고 있지 않나. 룸메이트랑 무슨 얘기하나, 라고 공명에게 물어보니 서로 바쁘니 자는 모습만 본다고 했다.
이태환 : 하하하. 공명이에게 미안하면서 고마운 게 새벽에 촬영이 끝나서 들어 오면 새벽 4시, 5시였다. 아침 6시, 7시일 때도 있었고. 그런데 그때마다 공명이가 깨서는 “왔어? 수고했다” 이렇게 말해줬다. 그 한마디에 엄청 힘이 났다.

Q. 작품 끝나고 나선 멤버들과 얘기를 좀 해봤나?
이태환 : 숙소에서 뒹굴고 장난치고 TV도 보고 얘기도 하고. 우린 아직까지도 서로 치고 도망가고 물건 숨겨 놓고 그런다. 하하. 왜 고등학생들이 수학 여행 갔을 때의 첫날밤 있잖아. 두근거리고 설레는 그 날 밤처럼 우린 매일 밤이 그렇다. 오늘도 각자 스케줄 마치고 오는 시간은 다르겠지만 분명 모이면 웃을 일이 생길 거다. 누구 한 명이 라면을 엎는다거나, 하하하.

Q. 아직까지 순수한 것 같다.
이태환 : 감사하다. 헤헤.

Q. 휴가를 받긴 했었지만, 드라마가 끝나면 이거 진짜로 하고 싶었는데, 하는 게 있었나?
이태환 :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봄이 오기 전에 서프라이즈 다섯 명이 바닷가에 가서 펜션 잡아 놓고 그 근처에서 회도 먹고 굴도 구워먹고, 그렇게 놀고 싶다. 겨울 바다 보면서. 올해 당장 못한다 하더라도 내년도 있는 거고, 시간이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올해 계획은?
이태환 : 2015년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아까 말한 것처럼 갑자기 느와르에 도전해 볼 수도 있는 거고, 코믹 장르도 해보고도 싶고. 서프라이즈 전체로 봐서는 올해 아시아 6개국 투어를 하는데 이미 일본을 갔다 왔기 때문에 5개국이 남았다. 그곳 팬분들도 실망시켜드리지 않게 열심히 하고 싶다. 싱글 앨범 ‘프롬 마이 하트(From My Hear)’뿐만 아니라 2집 3집도 기회가 된다면 또 내 보고 싶고. 욕심이 많은 걸 수도 있는데, 마음을 먹고 하는 거랑 그냥 하는 거랑 다른 것 같아서 욕심을 내보려고 한다.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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