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하정우
‘허삼관’ 하정우
‘허삼관’ 하정우

배우 하정우. 의심할 여지가 없다. 누가 뭐래도 충무로 대세다. 그리고 하정우란 이름 석 자는 곧 ‘신뢰 보증 수표’다. 흥행을 떠나 적어도 실망을 안겨주진 않는다. 어떤 장르에서도, 누구랑 호흡을 맞춰도 하정우의 존재감은 전혀 변함없다. 쉼 없는 작품 활동에 질릴 법도 하지만, 오히려 하정우는 더욱더 기대를 품게 하는 매력적인 배우다.

감독 하정우. 이제 시작이다. 배우 하정우가 작은 보폭으로 ‘신뢰’를 쌓았다면, 감독 하정우는 성큼 한 발을 내디뎠다. ‘롤러코스터’로 자신만의 연출 색깔을 드러냈던 감독 하정우는 곧바로 ‘허삼관’이란 대작의 메가폰을 들었다. 유명한 원작 소설과 막대한 자본 그리고 화려한 출연진까지, 감독 하정우의 어깨는 무거웠다. 더욱이 ‘신뢰’ 가득한 배우 하정우와 달리 감독 하정우에 대해 기대는 현재로선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감독 하정우는 “배우 하정우에게 빚을 졌다”는 말로 이 상황을 표현했다.

‘허삼관’. 배우 하정우와 감독 하정우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영화다. 위화 감독의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허삼관’은 가진 건 없지만 가족들만 보면 행복한 남자 허삼관이 11년 동안 남의 자식을 키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펼쳐지는 웃음과 감동의 코믹휴먼드라마. 하정우와 하지원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허삼관’의 감독 하정우 그리고 배우 하정우를 텐아시아가 만났다.

Q. 손이 빨갛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기자에게 악수를 건네는 하정우의 손이 보통 이상으로 빨개 보였다.)
하정우 : 체력이 바닥이다. ‘허삼관’ 촬영 끝나자마자 하루 쉬고 중국 상하이로 넘어가 ‘암살’ 찍고. 그거 마치고 들어와서 1차 편집 끝냈다. 또 사이사이 ‘암살’ 찍고, 쉬는 날 후반 작업 하면서 보냈다. 그리고 후반 작업 끝나니까 홍보가 시작되고.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지 눈이 충혈 되고, 며칠째 ‘띵’하다. 하하. 그리고 찬 딸기 스무디를 먹어서 그런가. 하하.

Q. ‘허삼관’은 유명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하정우 : 소설만 읽고 결정했다. 처음 소설을 받았고, 결정하고 나서 개발된 시나리오를 다 봤다. 소설을 읽었을 때 허삼관이란 인물에게 매력을 느꼈다. 이런 주인공이면 통할 수 있겠다, 상업적으로 관객과 소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Q. 처음 ‘허삼관’ 제안은 연출과 연기 어느 쪽이었나. 아니면 둘 다 동시에 받은 건가.
하정우 : 주연이 먼저였다. 그리고 연출도 할 수 있겠느냐고 제안받았고, 하겠다고 했다.

Q. 주연 참여는 쉽게 이해되는데, 연출까지 맡게 된 건 그 과정이 궁금하다.
하정우 : 오랜 기간 이야기가 오갔다. 2011년 말 처음 이 소설을 받았다. 그때 받았을 때는 ‘나이가 어려서 이 역할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고 했다. 소설에서 50대가 넘어 매혈하는데 자신이 없었다. 그 후 2013년 초 ‘더 테러 라이브’ 촬영장에 다시 찾아오셔서 언제쯤 할 수 있겠느냐고 묻더라. 그래서 40세가 되면 하겠다고 했더니 그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랬는데 3개월 후에 다시 찾아와서 ‘원작자가 판권 연장을 안 해준다면서 포기해야겠다’는 말을 하는 거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서 왔다고. 대표님의 염원이었는데 포기한다고 하니까 마음이 안 좋더라. 배우는 무언가를 표현해주고 전달해주는 대리자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제작사 대표의 평생 숙원이었던 ‘허삼관’ 영화화는 그런 것을 풀어드릴 방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14년도에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1년만 기다려달라고 한 거다. 그러고 나서 ‘감독은 누가 해요’ 물었더니 감독이 없다는 거다. 판권은 연장이 안 되고, 연출자는 당장 없고, 1년 안에 해야 하고. 그래서 그 자리에 앉아 여러 감독에게 전화를 돌렸는데 아무도 없었다. 그러다가 ‘롤러코스터’를 연출했던 게 있으니까 감독까지 할 생각이 있느냐는 말이 나왔다. 그리곤 그날 저녁 만나서 해보겠다고 했다. 그걸 결정할 수 있었던 힘은 허삼관이었기 때문이다.

Q. 출연 결정과 연출까지 거의 동시적으로 이뤄진 거다. 그렇게 결정하고 나서 ‘허삼관’을 어떻게 만들어야 다는 계획이 바로 세워지던가.
하정우 : 16년 동안 어떻게 시나리오를 개발했는지 쭉 봤다. 그동안 개발했던 시나리오 중 보편적이면서도 확실히 공감할 수 있는 구조를 잘 표현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허삼관 캐릭터와 가족이 겪는 갈등을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또 어느 시대로 가져가느냐 했을 때 한국 전쟁 직후 60년대까지 모습이 그간 소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표현의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전쟁 직후 폐허가 된 풍경, 미군이 남겨두고 간 잔재, 한국의 문화적 양식들이 혼합돼 있으면 재밌을 것 같았다. 그리고 어떻게 표현할 것이냐, 판타지를 살짝 가미해 우화적으로 표현하자고 마음먹었다. 동화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던 건 위화의 문체를 자연스럽게 옮겨오기 위함이었다. 개인적으로 위화의 문어체적 말투가 흥미로웠다. 최대한 이걸 훼손시키지 않고 가져가고 싶었다. 그런데 너무 사실주의적으로 표현되면 문어체가 어색해지고, 연극적으로 갈 수 있겠더라.

하정우.
하정우.
하정우.

Q. ‘허삼관’ 연출과 주연 그리고 각색까지 도맡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다른 작품 활동도 했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작품에 대한 욕심이 참 많다.
하정우 : 일정이 꼬인 것밖에 없다. 욕심을 부린다기보다 같은 의미일 수도 있지만 하고 싶은 걸 욕심부리는 것과 하기 싫은 걸 욕심부리는 건 다르다.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Q. 사실 ‘롤러코스터’ 때 물어봤어야 하는 건데, 그때 인터뷰하지 않아서 지금 물어보는 건데 연출은 언제부터 꿈꿔왔던 건가. 갑자기 ‘나 연출할래’ 이런 건 아닐 테니까.
하정우 : 그건 한참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웃음) 초등학생 때 ‘모던타임즈’를 보면서 찰리 채플린 같은 배우가 돼야겠다, 그런 감독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고, 배우에 무게가 실려 연극을 전공했다. 배우를 하면서도 언젠가는 감독을 할 것 같았다. 물론 이렇게 빨리 찾아오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베를린’을 끝내놓고, ‘더 테러 라이브’까지 5개월의 시간이 주어졌다. 활동 후 이렇게 시간이 주어진 게 처음이다. 그 당시 다작을 하면서 지쳤던 것 같고, 매너리즘에 빠졌던 것 같기도 하고. 내 연기에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어떤 식으로 충전해야 할까,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무엇이 좋을까, 이를 천천히 생각했을 때 감독들의 의도 등에 대해 깊이 알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그리고 영화란 무엇이며, 배우는 어떤 존재인지 원론적인 의문이 생겼다. 그러면서 직접 그 안에 들어가서 찍어봐야겠다 생각하게 됐다. 음식이 당길 때 먹어야 하는 것처럼, 그 시기에 영화를 직접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Q. 직접 연출을 해보고 나선 어떤 생각이 들었나.
하정우 :
보통 마음을 잡지 않고서는 못할 일이다. 그건 확실하다. 모든 걸 차단하고, 사생활을 포기하고 해야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일 년을 보냈다. 가장 바쁠 때가 프리 프로덕션 단계다. 오히려 촬영할 땐 여유롭게 생활하는 것 같다. 프리 기간에 아무것도 없어서 가능했다. ‘군도’ 끝나고 이것만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Q. 그리고 연출과 주연을 다 했는데, 감독 하정우가 배우 하정우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 건가.
하정우 :
정립이 섰다기보다 그렇게 준비하면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해왔던 전작들을 생각하면서 그 정도로 연기해나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동시에 진행되지 않는다. 프리 때 영화를 만들어놓고, 촬영 시작하면 배우 하정우가 늘 해왔던 것처럼 했다. 그래서 크랭크인 전에 영화를 다 끝내야 했고, 촬영에 들어가면 준비했던 대로 콘티 들고 찍기만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또 감독이 시나리오를 보는 것과 주연배우가 보는 건 다르다. 그래서 다른 시선으로 보려고도 노력했다.

Q. 신인 감독 하정우가 배우 하정우에게 빚을 졌다는 말을 했는데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가.
하정우 : 이런 제작비와 배우들, 스태프와 할 수 있었던 건 배우 하정우에 대해 믿음이 컸던 것 같다. 신인 감독 하정우는 증명해 보인 게 없으니까. 투자도 마찬가지고, 사람 꾸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빚을 진 게 아닌가 싶다.

Q. 워낙 유명한 원작 소설을 한국 배경에 맞게 옮겨온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또 5~60년대 배경이 낯설 수밖에 없을 텐데 이를 어떻게 극복했나.
하정우 :
어떤 생각으로 임했냐면, 막혀 있으면 그 막혀 있는 게 길이라고 생각했다. 분명 길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했다. 5~60년대 살아보지 않았고, 그 시대를 묘사한 영화도 없었다. 그게 도리어 재창조할 수 있는 잠재력이라고 생각했다. 원작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결을 다 넣는다면 더할 바랄 게 없다. 하지만 상업영화 두 시간짜리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보석 같은 결들을 포기한 부분이 있다. 시나리오라는 것과 소설은 같은 듯하면서도 굉장히 다르다. 작업하면서 많이 느꼈다. 극복할 수 있었던 뚜렷한 목표는 가족과 갈등 그리고 성장을 통한 회복, 이것만 보여주자는 거였다. 그 외에는 배우들이, 미술이, 음악이 여느 영화처럼 앙상블을 이루면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정우.
하정우.
하정우.

Q. 하정우다운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정우 색을 많이 넣은 건가, 아니면 허삼관 캐릭터가 하정우와 비슷해서인가.
하정우 :
둘 다다. 허삼관이 끌렸던 건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다. ‘멋진 하루’ 병우 같은 느낌도 있고, 언뜻 ‘비스티 보이즈’ 재현 같은 느낌도 있다. 얘기를 안 하는 듯하지만 다 하고, 그런 것들이 재밌었다.

Q. 감독이 바라보는 ‘허삼관’과 배우가 바라보는 ‘허삼관’ 사이에서 혼동이 오거나 헷갈리지는 않았나.
하정우 :
촬영할 땐 없었다. 연기를 직접 해보니까 잘 안 풀리던 게 풀리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준비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대역배우한테 대사를 외우게 해서 감독의 눈으로 봤다. 그땐 철저하게 콘티 측면에서 본 거다. 그런 식으로 전부 테스트를 끝내놓고 연기에 집중했다. 차이가 있다면, 연기에 오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흘러가는 데 있어 잘 가고 있느냐를 따질 뿐이다.

Q. 감독 하정우가 바라본 ‘허삼관’ 주연 배우 하정우는 어땠나.
하정우 :
좀 더 부지런하고, 많이 움직이려고 했다. 여러 가지 버전을 할 수 있었던 게 이런 마음가짐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여러 가지 버전을 확보할 수 있게 배우 하정우를 많이 굴렸다. 하하.

Q. 허옥란은 왜 하지원이어야 했나.
하정우 : 글쎄. 일단 지원 씨 존재감이 큰 것 같다. 옥란이 가장 어려운 캐릭터인 것 같다. 소설에서 옥란은 조금 더 가볍고 수다쟁이다. 그걸 충청도 스타일로 가져왔다고 보면 된다. 영화에서 옥란은 안방마님처럼 중심을 잡아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걸 지원 씨가 하면 어떤 연기를 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도 중심을 잡아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녀의 모습과 유부녀의 모습이 이질감 없이 설득력을 줄 수 있겠다 싶었다. 도시적이면서 도시적이지 않은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Q. 하지원도 엄마가 처음이지만, 하정우도 아빠가 처음이다.
하정우 :
아버지, 가장이기 전에 한 남자 허삼관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아이들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부모자식 간이 아니라 남자 대 남자로 이야기하는 느낌으로 했다. 의도적으로 음악도 ‘대부’ 같은 느낌의 음악을 썼다. 이락, 삼락을 불러놓고 ‘내 아들은 둘 뿐이다’, 일락한테 ‘아저씨라고 불러’ 등의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을 ‘대부’같이 만들었다. 부모자식 간 친구처럼, 남자 대 남자의 관계를 보여주려고 의도한 거다. 그리고 상상했던 건 아버지를 사랑하고, 부모 형제를 사랑하는 형태는 똑같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Q. 영화에서 보면 허삼관은 고양이를 끼고 있다. 뭔가 나른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고양이의 등장은 어떤 의도인가.
하정우 :
고양이는 허삼관의 능글능글한 것을 배가시키려는 의도다. ‘대부’ 1편에서 말론 브란도가 고양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있는데, 그 모습이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 프란시스 코드 코폴라 감독이 인간적인 갱스터라는 것을 은연중에 표현한 거로 생각했다. 허삼관도 고양이가 있으면 뭔가 캐릭터를 더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모란시장에서 1만 5,000원 주고 사서 새끼 때부터 키웠다. 내 옆에 딱 붙어 있다. 강아지처럼 말을 잘 듣는다. 그리고 사실 온갖 곤충 동물 많이 찍었다. 삼관의 총각 시절에는 청개구리를 넣기도 했다. 판타지란 것을 보여주고 싶은 장치들이다.

하정우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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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출과 연기를 다 하면서도 오는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하정우 :
감독의 의도를 정확하게 알고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 테이크를 많이 가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불평불만 없이 할 수 있다. 하하. 특히 헌팅 장소에서 연기를 바로 해볼 수 있다. 간혹 배우가 어떻게 움직일까, 이 공간이 맞나 싶을 때가 있는데 바로 가서 연기해볼 수 있으니까. 그러다 보니 조명, 촬영 등 스태프도 빨리 판단할 수 있다. 무엇보다 스태프들이 많이 도와준다.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니까 옆에서 보기에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것으로 보였나 보다. 하하.

Q 그럼 단점은.
하정우 : 나 자신한테는 혹독한데 다른 배우들한테 그게 안 된다. 배우이기 때문에 그 마음을 잘 안다. 그래서 아이들 우는 장면 많은데 더 울리고 싶지 않은 거다. 고통스러운 순간인지 아니까. 혹독하게 못 하겠더라. 그리고 출연 배우들 대부분 프로라.

Q. 장점이 훨씬 더 많네.
하정우 :
아니, 더 있다. 하하. 쉬는 날이 없다. 배우로서 퇴근해도 다음날 촬영 준비해야 하니까. 또 무슨 회의가 이렇게 많은지. 그래서 내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거다. 순천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서울에 있었으면 수많은 유혹이 있어서.

Q. 앞으로 연출은 계속 할 계획인가.
하정우 :
앞으로 3년간은 약속했던 작품들을 찍어야 할 것 같다. 하하. 앞으로는 다닥다닥 찍지 않으려고 한다. 한 작품 끝나고 2~3달은 쉬어야겠다. 그거 끝나면, ‘허삼관’ 찍을 때 나 자신에게 물어봤듯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연출을 하지 않을까. 지금은 작품에 집중하고 경험을 쌓는 게 세 번째 연출작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예술영화 등 작은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 몇 년 동안 상업영화, 블록버스터에만 출연하다 보니 그런 거에 매너리즘에 빠진 것도 있는 것 같다.

Q. 앙드레김을 다룬 작품도 연출 및 주연 아닌가.
하정우 :
그건 제작이다. 연출은 아니고, 손영성 감독이 지금 개발 중이다. 초고가 이제 나왔다. ‘암살’은 1월 말 크랭크업 예정이고, 5~6월 ‘아가씨’를 시작할 것 같다. 3개월 정도 아무것도 안하고 쉬려고 한다.

Q. 감독 하정우와 배우 하정우가 걷고자 하는 길을 듣고 싶다.
하정우 :
감독 하정우는 내가 영화를 사랑하는 데 있어 확장된 느낌이다. ‘대부’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고, 그런 역할을 하고 싶은데, 예전이라면 어떤 감독이 만들어주고 쓸까를 고민했다. 지금은 그렇게 하고 싶은 영화는 내가 준비해서 같이 하면 되겠다는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뭔가 꿈을 꿀 수 있는 게 생겼다. 배우 하정우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연출해보니 좀 더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는 게 감독 배우, 모두 성장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어떻게 보면 ‘롤러코스터’ 연출을 마음먹은 이유는 결국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서였다. 내 정체성은 배우이기 때문에 모든 일은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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