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욱, 김대민, 오정석, 성낙원, 슈가석율, 서재하, 손형식, 임채선(왼쪽부터)
최철욱, 김대민, 오정석, 성낙원, 슈가석율, 서재하, 손형식, 임채선(왼쪽부터)
최철욱, 김대민, 오정석, 성낙원, 슈가석율, 서재하, 손형식, 임채선(왼쪽부터)

“좋아, 이게 스카야!”

킹스턴 루디스카가 새 앨범 ‘에브리데이 피플’을 원 테이크로 녹음할 때 미국에서 온 명 프로듀서 브라이언 딕슨은 연신 “좋아, 이게 스카야”라고 말했다. 멤버 중 한 명이 박자가 조금 나가도 좋았다. 스카 특유의 에너지가 표현만 된다면 말이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스카의 에너지.

9인조 스카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가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았다. 이들의 10년이 곧 한국 스카의 10년이라 할 수 있다. 킹스턴 루디스카가 데뷔하기 전 ‘스카’라는 장르는 우리에게 매우 낯설었다. 스카, 레게를 전문으로 하는 뮤지션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하지만 킹스턴 루디스카가 등장하면서 우리 대중음악 신은 한 뼘 더 넓어졌다. 한 때 인디 신에서 대세였던 ‘스카펑크’를 하던 청년들이 뜻을 모아 만든 킹스턴 루디스카는 이제 한국 스카를 대표하는 이름이 됐다. 올해는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이슈도 많다. 킹스턴 루디스카를 만났다.(트럼페터 배선용은 녹음 스케줄로 아쉽게 함께 하지 못했다)

Q.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이했다.
슈가석율: 다들 이십대였는데, 이제 삼십대가 됐다.
최철욱: 3~4년 정도 활동했을 때는 꽤 오래 했다고 여겼다. 그런데 막상 10년째가 되니 ‘이제 겨우 10년밖에 안 됐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홍대 주변에 10년 넘은 밴드들이 참 많다. 10년이라는 타이틀이 의미는 있지만 그래도 자랑을 하려면 한 30주년은 돼야 하지 않겠는가.

Q. 킹스턴 루디스카의 시작은 어땠나?
최철욱: 나, 오정석, 서재하, 이석율 네 명이 모여 시작하게 됐다.
오정석: 멤버 변동이 조금씩 있었다. 지금은 나머지 멤버들도 최소 5~6년 정도 돼서 모두 원년멤버나 다름없다.
최철욱: 스카를 정말 무척이나 하고 싶었다. 20대 초반에는 스카펑크로 시작을 했다. 그때는 인디 신에 브라스 연주자가 거의 없어서 제대로 된 스카를 시도할 수 없었다. 당시에는 인디 신에 스카펑크 밴드가 정말 많았다. 나도 닭머리를 하고 ‘기타로 쏜다’ 선샤인 베이, 갈매기 등의 팀을 했었다. 지금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팀들이다.
슈가석율: ‘아워 네이션(Our Nation)’ 1집을 보면 형 그때 사진 있잖아! 노랑머리.
최철욱: 갈매기는 3호선버터플라이의 베이스를 맡고 있는 김남윤과 함께 한 팀이다 .
오정석: 갈매기도 드럭에서 공연했다. 지금까지 계속 했다면 크라잉넛, 노브레인처럼 장수 펑크록 밴드가 됐을 거다.

Q. 브라스가 중심이 된 스카는 어떻게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나?
최철욱: 제대 후 일본에 놀러가 ‘도쿄 스카 파라다이스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고 브라스 사운드에 완전히 반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트롬본을 구입해 한강에 가서 연습을 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슈가석율, 임채선, 김대민(왼쪽부터)
슈가석율, 임채선, 김대민(왼쪽부터)
슈가석율, 임채선, 김대민(왼쪽부터)

Q. 한국에서 자메이카의 스카탈라이츠(Skatalites)와 같이 브라스가 중심이 된 대형 밴드는 킹스턴 루디스카가 최초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최철욱: 스카를 하는 뮤지션들은 누구나 스카탈라이츠를 지향하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스카탈라이츠 풍의 음악을 하려 한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스카를 다양하게 해보고 싶었다. 일단은 스카펑크를 탈피해 자메이카 쪽의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멤버들의 지향점이 다 달라서 애를 먹었다. 왜 ‘읏짜 읏짜’(스카 리듬)만 하냐고 불만이 나와서 설득을 해야 했으니.(웃음)
오정석: 처음에는 모던한 스카를 하다가 점점 원류로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 제일 마지막에는 스카탈라이츠가 나오더라. 당시에는 유튜브가 없어서 스카탈라이츠의 영상을 하나 찾는데 굉장히 힘들었다. 스카와 관련된 자료 하나하나가 다 소중했다.

Q. 2006년에 나온 데뷔 EP ‘킹스턴 루디스카’에는 보컬이 이석율이 아니던데.
슈가석율: 그건 철욱 형 목소리다. 그 앨범을 녹음할 때 난 군대에 가 있었다.
최철욱: 석율이가 군대 가 있을 동안에는 내가 잠시 프론트맨 역할을 하면서 노래도 했다. 그 외에 노브레인 이성우, 장군(니나노 난다) 등 친한 이들이 게스트 보컬을 해주기도 했다.
오정석: 첫 EP를 녹음할 때는 7인조였고, 브라스가 3명이었다. 공연 때에는 크라잉넛 김인수 형이 도와주기도 했다.

Q. 2008년에 나온 첫 정규앨범 ‘스카픽션’에서는 ‘잔치스카’라는 명칭이 나왔다. 마치 ‘조선펑크’와 같은 이름처럼 다가온다. 한국적인 스카?
오정석: 각 나라의 대중음악을 보면 현지의 색이 자연스레 반영되지 않나. 그런 맥락인 것 같다. 당시 우리 멤버들이 해보고 싶은 음악들이 담겼다.
최철욱: 잔치스카라는 말은 성기완 형이 붙여주셨다. 그때 형의 작업실에서 녹음도 했던 기억이 난다. 잔치스카라는 말처럼 우리의 음악은 잔치다.

Q. 킹스턴 루디스카의 연주자들을 보면 꽤 다양한 장르를 연주한다. 스카 리듬 위로 재즈도 연주하고, 델로니우스 몽크의 곡도 앨범에 실었다.
성낙원: 어떤 멤버는 펑크 밴드로 음악을 시작했고, 또 누구는 재즈 밴드를 하다가 합류하기도 했다. 펑크록으로 시작했지만 나중에 재즈를 공부한 멤버도 있고, 원래 재즈를 하다가 스카 펑크를 좋아하게 된 멤버도 있다. 그렇게 우리 멤버들은 음악적인 경계가 없다. 펑크와 재즈는 멀리 떨어져 있는 음악 같지만 킹스턴 루디스카의 안에선 그것들이 모두 하나가 된다.

Q. 그러면서 킹스턴 루디스카의 음악은 흥겨우면서도 뭔가 슬픈 감성이 배어 있는 것 같다.
최철욱: 맞다. 이제 우리는 ‘흥픈’(흥겹고, 슬픈) 스카밴드!

최철욱, 오정석, 성낙원(왼쪽부터)
최철욱, 오정석, 성낙원(왼쪽부터)
최철욱, 오정석, 성낙원(왼쪽부터)

Q. 음악페스티벌을 돌아다니며 가장 많이 보게 되는 팀이 바로 킹스턴 루디스카다. 언제나 한결같은 무대를 선사한다. 언제부터 페스티벌 무대에 자주 나가게 됐나?
최철욱: 데뷔 후 한 5년 정도 지나면서부터 많아지기 시작했다. 우리도 페스티벌에 자주 나가는 다른 팀들을 부러워할 때가 있었다. 지금은 거의 모든 페스티벌에는 다 나가본 것 같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메인 스테이지 네 곳에 모두 서서 그랜드슬램을 했다.(웃음) 돌이켜 생각해보면 너무 감사한 일이다.

Q. 재작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킹스턴 루디스카는 태국의 거장 티본스카의 협연은 손에 꼽을 정도로 훌륭한 무대였다.
최철욱: 정말 좋은 공연 보신 거다.
오정석: 티본스카 형님들은 우리가 평소에 존경하던 월드클래스의 스카 팀으로 태국에서는 택시기사도 알아보는 국민 밴드다. 원래는 협연 계획이 없었다. 티본스카 형님들과 전날 연남동에서 같이 고기를 먹다가 갑자기 공연을 해보면 좋겠다고 즉흥적으로 이야기가 나왔다.

Q. 스카는 뭔가 공동체의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스카를 하는 팀들끼리는 유독 잘 통하는 것 같다.
최철욱: 스카는 다른 장르에 비해 골수적인 면이 있다. 록밴드가 내한한다고 후배들이 모두 보러 가는 건 아니지 않나. 우리는 스카 밴드가 내한한다고 하면 다 같이 몰려가 놀고, 함께 술을 마신다. 그게 가능하다.
오정석: 티본스카 형님들과는 최근에도 연락을 주고받는다. 스카는 재즈와도 유사한 점이 많다. 재즈 연주자들이 처음 만나서 함께 재즈 스탠더드를 연주하듯이 스카 연주자들도 자주 연주하는 스카 스탠더드들이 있다. 때문에 처음 만나도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다. 그렇게 스카 연주자끼리는 음악적으로 통하는 끈끈함이 있다.

Q. 10년 동안 스카를 연주하는 원동력이라면?
최철욱: 이 스카라는 음악은 좋아하지 않으면 연주하기 힘들다. 그런데 좋아하게 되면 이거 이상 재밌는 것이 없다. 이 음악은 푹 빠져야 연주할 수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때려죽여도 안 된다. 우리는 스카에 빠진 뒤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슈가석율: 우리에게 스카는 공기와 같다. 댄스클럽 같은데 가서 EDM을 듣고 있으면 레게, 덥이 듣고 싶어 미치겠는 경우가 있다. 결국 레게 바로 도망간다.

Q. 최근에는 국내에도 스카 팀들이 여럿 생겼다. ‘뿌리자’라는 스카 잡지도 있고, 여러 합동공연도 하던데?
오정석: ‘스카 룰즈’라는 스카 기획공연을 꾸준히 했다. 매회 4~5팀의 스카 팀들이 나오고 매년 한 번 정도는 외국 팀들도 불러다 공연했다. 작년에 ‘잔다리 페스타’에서 함께 공연했던 일본의 에스카르곳 마일즈 등 해외 10팀 정도가 함께 했다.
슈가석율: 작년 12월부터는 ‘라이즈 어게인’이라는 클럽 파티를 열고 있다. 킹스턴 루디스카와 함께 루드 페이퍼, 서울 리딤 슈퍼클럽, 부산의 스카웨이커스, 제주도의 사우스 카니발, 댄스홀 뮤지션 엠타이슨, 그리고 이태원에 거주 중인 자메이카 출신의 흑인 뮤지션 조슈아 로이 등이 참여를 했다.

서재하, 손형식(왼쪽부터)
서재하, 손형식(왼쪽부터)
서재하, 손형식(왼쪽부터)

Q. 지난 10년을 돌아보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서재하: 작년에 ‘지산 월드 락 페스티벌’에서 유럽 스카의 대부 닥터 링딩, 일본 오사카 출신의 도베르만과 함께 했던 공연이 떠오른다. 노을이 지는 풍경을 뒤로하고 함게 스카탈라이츠의 ‘피니시티(피닉스 시티)’를 연주했다.
슈가석율: 그 공연이 계기가 돼 닥터 링딩 형님과 함께 앨범 작업까지 하게 돼서 매우 뜻 깊었다.

Q. 닥터 링딩과는 전에 교류가 있었나?
오정석: 우연한 기회에 인연을 맺게 됐다. 닥터 링딩과 함께 밴드를 했었던 멤버가 한국에 살고 있는데 그와 친해지게 됐다. 2008년에 우리 앨범을 그에게 건네주면서 “링딩 형에게 전해줘”라고 장난처럼 말했다. 그리고 몇 달 뒤에 독일의 세계적인 레게 잡지 ‘리딤(Riddim)’에 닥터 링딩이 써준 우리 앨범 리뷰가 실렸다. 그 뒤로 닥터 링딩과 꼭 함께 공연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고받다가 작년에 우리 소속사(루디시스템) 한국진 대표가 섭외를 하게 됐다.

Q. 닥터 링딩과 함께 작업한 앨범 ‘스카 앤 서울(Ska ‘N Seoul)’도 올해 나왔다.
오정석: 원래 한두 곡 녹음해보려다가 일이 커져서 EP로 나오게 됐다. 앨범이 나오고 미국 시카고의 점프 업 레코드에서 발매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우리 3집에 있는 5곡을 추가해서 풀랭스 앨범으로 점프 업 레코드를 통해 발매했다. 점프 업 레코드에서 연락이 왔을 때 믿을 수가 없었다. 재즈의 블루노트와 같이 권위가 있는 레이블이기 때문이다. 스카 앨범을 구입하면 대부분 점프 업 레코드의 이름이 찍혀 있었다. 예전에는 꿈의 레이블이었는데 이렇게 앨범을 발표하게 되다니! 아직도 꿈만 같다.

Q. 최근에는 일본 공연도 다녀왔다. 도쿄 스카밴드 에스카르곳 마일즈와의 콜라보레이션 EP ‘파 이스트 아시아 스플릿(Far East Asia Spilt)’은 일본 레게차트에서 정상에 올랐다.
성낙원: 올해 8월 ‘도쿄 리틀 저니’에서 첫 정식 일본 공연을 가졌고, 9월에 후쿠오카 ‘선셋 라이브 페스티벌’에서도 공연을 가졌다. 에스르곳 마일즈는 우리와 나이도 경력도 비슷해서 동질감이 들었다. 2년 전 쯤 함께 일본 시부야 클럽을 빌려서 함께 스카탈라이츠 곡도 연주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런 교류들이 계속되면서 함께 레코딩도 하게 됐다.

Q. 10주년이라 활동이 많은 것 같다. 닥터 링딩과 작업, 미국 앨범 발매, 에스카르콧 마일즈와 작업, 정규 4집 등등.
슈가석율: 10년이라서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고 그동안 우연한 기회와 인연으로 하게 된 작업들이 올해 몰아서 나오게 됐다.
오정석: 킹스턴 루디스카 멤버들이 따로 하는 프로젝트 팀들도 앨범이 나왔다. 석율이의 슈가콤아겐 싱글이 나왔고, 재하, 낙원, 선용이 등이 함께 하는 스카 포 앙상블도 앨범이 나왔다. 그리고 성낙원은 솔로로 발라드 앨범도 냈다.(웃음) 이걸 다 합치면 7~8장 쯤 앨범이 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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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4집 ‘에브리데이 피플’은 세계적인 프로듀서/엔지니어인 브라이언 딕슨(Brian Dixon)과 함께 작업했다.
오정석: 브라이언 딕슨은 스카에 정통한 인물이다. 녹음 전부터 브라이언 딕슨에게 데모를 미리 보내주고 메일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작업에 대해 상의했다. 음악적으로도 신뢰가 있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전권을 맡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브라이언 딕슨이 작업한 음악 많이 들었고, 그에 대한 지향점이 있었다.

Q. 아홉 명이 한 방에 들어가 원 테이크로 작업을 했다.
슈가석율: 새 앨범은 춘천 KT&G상상마당 스튜디오에서 열흘 간 작업했다. 예전부터 한 방에 다 같이 들어가 원 테이크 방식으로 녹음을 해보고 싶었다. 예전에는 합주 형태로 녹음을 햇지만 개개인이 부스에 들어가 헤드폰을 끼고 녹음했다. 이번에는 모두가 한 방에 들어가서 헤드폰도 껴지 않고 공연을 하듯이 녹음을 했다. 각자의 마이크에 다른 연주자들의 소리가 다 들어갔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질감이 담겼다.
최철욱: 그런 방식으로 제대로 녹음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많다. 그래서 브라이언 딕슨과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앨범에 들어갈 곡을 고를 때에도 이러한 녹음방식으로 염두에 뒀다. 이런 원 테이크 방식의 녹음은 생동감을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작업이 오래 걸리면 느낌이 안 살 수 있다. 그래서 첫날에 무려 여섯 곡을 녹음했다! 다음날부터 작업이 더뎌져서 열흘이 더 걸렸지만.

Q. 아홉 명이 동시에 원 테이크로 녹음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오정석: 일단 아홉 명이 모두 다 만족하는 연주가 나오기가 힘들다. 원 테이크로 하면 아홉 명 중 누군가는 박자를 조금 절 수도 있다. 누군가 “내 연주가 조금 리듬이 나간 것 같으니 다시 해야겠다”고 하자 딕슨 형은 “좋아, 이게 스카야”라고 대답했다. 즉, 연주의 정확함 보다 스카 특유의 에너지가 나왔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이번 앨범에는 그런 에너지가 제대로 표현이 됐다. 매우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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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새 앨범은 총 2장의 CD로 이뤄져있다. 두 번째 CD는 ‘디렉터스 컷(Director’s Cut)’은 무엇인가?
오정석: 원래 계획했던 정규앨범 녹음을 다 마치니 하루가 남았다. 그래서 뭘 해볼까 하다가 브라이언 딕슨의 주도 하에 즉흥 잼을 하게 됐다.

Q. 음악을 들어보니 ‘아리랑’ 등 민요의 멜로디가 들어갔던데.
최철욱: 우연히 그런 멜로디가 나왔다. 그런데 브라이언 딕슨이 그런 우리 것을 참 좋아했다. 경복궁, 동대문 등의 유적지를 보더니 흥분을 하면서 좋아했다. 그러면서 “너희들 같이 역사가 긴 나라의 연주자들은 너희들 것을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딕슨도 미국에서 자신의 스카 밴드를 하는데 그 음악을 들어보면 미국적인 색이 묻어난다.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오정석: 딕슨은 “세계에 좋은 스카 밴드들은 많다. 하지만 너희가 너희 음악을 했을 때에는 아무도 터치를 못한다”고 자신의 지론을 강조했다. 그러다보니 마지막 날 녹음에서 민요 멜로디가 나오게 된 것 같다.

Q. ‘디렉터스 컷’에 덥(dub) 버전의 곡도 담겼다.
오정석: 이 덥 버전을 라이브 믹스할 때 트럼펫 소리를 줄여도 다른 악기들 트랙에서 트럼펫 소리가 세 나온다. 원 테이크로 녹음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쪽(레게) 세계에서는 그런 것을 간지로 쳐준다.

Q. 새 앨범은 과거의 스카탈라이츠 풍의 정통 스카에 더욱 다가간 느낌이다.
최철욱: 전에는 우리가 잘하는 걸 보여주고 싶은, 그런 뽐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번에는 포장을 걷어내고 자연스럽고 원초적인 ‘단순 미학’에 다가가려 했다. 링딩 형이 “심플 이즈 베스트”라고 말해줬는데 보다 그런 느낌에 다가가려 한 것이다. 헌데 이번 작업을 하면서 심플하게 작업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을 통감하게 됐다.
오정석: 이번에는 스카라는 장르가 지닌 질감을 제대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Q. 앨범 제목은 왜 ‘에브리데이 피플’인가?
오정석: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위로가 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스카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까지 말이다.
최철욱: ‘잔치스카’라는 말처럼 우리는 잔칫집에서 모두 어울리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 35세 입장 금지 그런 것 없다.

Q. 스카, 댄스홀, 덥 등 레게를 체계적으로 찾아듣는 마니아는 적지만, 그래도 킹스턴 루디스카의 공연은 일반 사람들이 봐도 흥겹고 좋다. 최대 장점이 아닐까?
슈가석율: 난 공연할 때 아이들이 좋아하면 기분이 제일 좋다.
최철욱: 아이들과 노인들이 접신한 것처럼 막 흔드는 모습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다. 우리가 정말 흥을 전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 노래 중에 ‘지금 즐기지 못하는 건’이란 제목의 곡이 있다. “지금 현실을 즐겨라! 킹스턴 루디스카와 함께!” 그런 의미의 곡이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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