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천우희가 1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5회 청룡영화제 시상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주’
배우 천우희가 1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5회 청룡영화제 시상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주’
배우 천우희가 1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5회 청룡영화제 시상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주’

‘배우의 본질은 연기다’, ‘실력으로 맞짱뜨겠다’, ‘언젠가는 통하리라’ 천우희를 키운 정신력

배우 천우희가 독립영화 ‘한공주’로 여배우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여우주연상 수상을 한 뒤, 팬들에게 따듯한 감사의 글을 전했다.

천우희는 19일 이른 새벽 자신의 팬카페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긴 글을 통해 천우희는 먹먹한 수상소감과 함께 데뷔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지난 인생을 곱씹어보았다. 주변의 의심 속에 배우가 되었다고 밝힌 그는 그 의심 덕분에 더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다고 말하며, 앞으로 나아갈 인생의 쓴 맛과 단 맛 모두 겸허히 받아들일 것을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배우로서는 더 크게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드러냈고, 끝으로는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한 자신의 영화 ‘한공주’에 대한 깊은 마음을 조심스럽게 고백하기도 했다. ‘배우의 본질은 연기다’, ‘실력으로 맞짱뜨겠다’, ‘언젠가는 통하리라’라는 말을 수없이 되뇌인 정신력이 지금의 천우희를 만들어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소감을 들어보자. 먼저 천우희는 “오늘에서야 글을 올린다. 참 꿈 같은 일이 벌어졌네”라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나는 눈물을 잘 참았다고 생각했는데 후에 얼굴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연기라는 걸 한지 10년이 되는 때에 여우주연상이라니 그것도 첫 주연 영화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다니 그것도 너무나 작은영화로 그리 유명하지 않은 내가 이천 시골 출신 촌년이”라며 여전히 수상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듯한 반응을 전했다.

이어 천우희는 “올해 청룡 뿐만 아니라 너무나 많은 상들을 받았는데 그 모든 것이 나에겐 같은 무게 같은 영광”이라며 “모든 상들과 칭찬이 사실 내가 잘해서 받았다기보다 ‘한공주’를 함께한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들이 너무나 조화가 잘되었기 때문에라고 생각한다”라며 수상의 영광을 그의 동료들에게 돌렸다.

천우희는 “나를 사랑하고 한공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은맘으로 빌어주었고, 특히나 나를 믿어주는 우리 가족과 럽천식구들 덕분에 그 좋은기운에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모든 게 감사함뿐이다”라며 팬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고 적었다.

또 천우희는 과거 ‘너는 얼굴이 예쁜 것도 아니고 키가 크지도 않고 몸매가 좋은 것도 아니고 어떻게 배우하려고 하니?’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히며, “그런 질문을 받을 때 마다 오히려 믿음이 생겼고 강해졌고 확신이 생겼다. 배우의 본질은 연기다, 진정한 배우가 되겠다고 꼭보여주리라 맘 먹었어요. 실력으로 맞짱뜨겠다, 언젠가는 통하리라,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하려했고 그런 뚝심으로 밀어붙이다보니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라며 지난 연기 인생을 돌이켜보기도 했다.

감회가 새로울 법한 그는 “정말 한 발 한 발 왔네요. 아무 것도 없이 나 자신 만을 믿고 혼자 맨몸으로 부딪히며 쉽진 않았지만 그리 나쁘지않았다”라며 “사실 지금의 좋은 평가들이 겁이 나기도 한다. 혹시나 그 믿음과 호감들이 실망과 배신감으로 변하게 하면 어쩌나 하지만 그 부담감마저도 행복과 기쁨이고, 나의 처음 마음처럼 누군가에게 칭찬받기 위해 돋보이기 위해 연기함이 아니라 온전히 배우로 작품에서 그 인물로 내 몫을 해나가자고 앞으로도 보여주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오로지 연기로 말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고 싶다는 그는 팬들에게 항상 지켜봐달라고 당부하며 글을 맺었다.

끝으로 천우희는 추신을 덧붙여, “수상소감을 말 할 때 하나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조심스러워 말하지 않았다. 진심을 담아 얘기한다 하더라도 혹여나 모든 시선이 그리 가거나 특정사건에 대한 얘기로 흘러갈까봐 겁이 났다. 특정 사건이 중심이 아니라 언제나 말했듯 ‘한공주’는 스스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영화다. 공주에 대한 나의 맘은 언제나 조심스럽고, 너무나 아끼고 사랑한다”라며 작품과 그의 캐릭터에 대한 진한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한공주’는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천우희가 연기한 공주는 사건의 피해자이면서도 가해자들의 눈을 피해 달아나 살아야만 하는 여고생으로 묘사됐다. 가슴에 쌓인 상처와 울분을 잔잔한 깊이감으로 연기해냈다. 이수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지난 4월 개봉됐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oc.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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