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모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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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 방송되고 있는 SF 드라마라는 수식어만으로도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영국 BBC ‘닥터후’(Doctor Who)가 지난 달부터 국내에서도 방송 중인 가운데,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프레스 컨퍼런스 당시 이번 시즌부터 12대 닥터로 합류하게 된 주연배우 피터 카팔디를 비롯, 여주인공 클라라 역의 제나 콜먼, 그리고 명성 높은 제작자 스티븐 모팻의 인터뷰 내용이 공개됐다.

24일 텐아시아를 통해 독점 공개된 이들의 인터뷰에는 전세계 후비안(‘닥터후’ 팬을 지칭하는 단어)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있다.

Q. 새로운 닥터를 소개하는 일이 쉽지 않을테지만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특히나 공을 들였다는 느낌이 든다. 시청자들이 피터를 새 닥터로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더 필요한 작업이 있다고 생각하나. 이전까지는 젊은 닥터를 선호했다. 피터도 새롭긴 하지만 다른 의미에서 새롭다. 따라서 시청자들을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스티븐 모팻 : 딱히 그런 것은 없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한 것이다. 정말이다. 시청자들도 새로운 닥터를 보면 재미있지않나. ‘닥터후’에서는 늘 벌어지는 일이다. 사람들이 타디스에 들어갈 때면 “안은 더 넓구나”라고 말하는 것처럼. 한 에피소드에서 한 번씩은 쓸 수 있는 대사다. 제임스 본드가 자기 소개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알면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길 기대한다. 새로운 닥터도 재미있을 것이다. 납득시키는 게 주된 일은 아니니까.

제나 콜먼 : 솔직히 말하면 납득은 잘 안 간다. 아직 말하지 않은 것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다 얘기해주지 않으니까 더 알고 싶어지는 것도 있고. 아마 내가 근접할 수 없는 어딘가에서 뭔가가 꾸며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 느낌은 그렇다. 작업하는 동안에도 닥터가 내게 다가온다기 보다는 내가 더 알고 싶어하니까 닥터가 나를 끌고 가는 편이었다.

스티븐 모팻: 마음을 사로잡는 스타일이라기 보단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Q. 에피소드 전반에 걸쳐서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이 등장한다. . 내면을 바라 보는 콘셉트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클라라도 그렇고 닥터도 그렇고, 이 시즌 동안 좀 더 사색적인 존재가 되는 건가. 두 캐릭터의 내면의 갈등이 더 많이 보이게 되는 것인가? 또 이러한 구조를 피터를 캐스팅하기 이전에 생각했던 것인지 아니면 피터와 작업을 해 나가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인지도 궁금하다.
스티븐 모팻: 글?요, 정체성 고민은… 우선은 포스터에 “이번엔 더 많은 내면의 갈등이다”라고 넣을 생각은 없었다(웃음). 하지만 닥터는 상당히 복잡한 캐릭터다.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는 꽤 복잡하지. 누구든지 내면의 고민이 없이 살아간다면 손해일 거라고 생각한다.. 닥터는 얼굴만 바뀌는 게 아니지 않나. 그가 추구하던 것이 더 이상 그 자리에 없다. 전에는 없던 감정도 생기게 되는데, 끔찍한 불안감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닥터후’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요소들이 있는데 ‘닥터 후’가 세상의 다른 시리즈와 차별화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닥터 스스로가 자신이 영웅인지 모른다는 사실 말이다. 그런 범주에 속하는 인간이라는 걸 스스로가 모른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영웅으로 생각한다는 건 알지만, 또 가끔은 자신이 전설적인 전사 같다는 것도 알긴 하지만 동시에 그가 그저 타임머신을 제대로 운전할 수 없는 인간일 뿐이라는 것도 안다. 사람들이 보는 그와 실제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괴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게 흥미로운 점이다.

피터 카팔디: 흥미로운 점이다. 에피소드에서는 사건, 드라마, 모험들이 넘치지만 캐릭터에 대해 다루는 시간은 실제적으로 많지 않았기 때문에 우린 캐릭터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위협이 생기면 위협을 해결해 가지만, 얘기를 나눠보고 싶게 만드는 캐릭터의 수수께끼 같은 점이나 어떤 매력이 언제나 존재했다.

스티븐 모팻 : ‘리슨(Listen)’ 에피소드는 “닥터가 할 일이 없을 땐 무엇을 할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것이다. 닥터는 스스로를 건물 아래가 궁금하면 건물 아래로 뛰어내리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닥터는 모든 것에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이다. 할 일이 없어지자 나뭇가지로 뭔가를 쑤시고 다닌다. 뭔가가 그걸 물 때까지 말이다.

스티븐 모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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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벽난로 속의 여인(The Girl in the Fireplace)’ 에피소드는 과거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로 알려져 있다. 언제부터 이러한 스토리 맥락을 다시 건드리기로 생각하셨고 그 계기는 무엇인가?
스티븐 모팻: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은 존재를 그리고 싶었다. 과격하고 복잡한 적을 보여주는 것 보다는 새로운 닥터가 새로운 동료들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가는 데 초점을 두고 싶었다. 팬들은 단순한 배경을 가진 악당들이 사람들을 죽이면서 위협을 가하는 걸 보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 아이디어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닥터가 이전의 모험들을 완전히 잊어버린다는 설정은 ‘콜롬보(Colombo)’에서 따온 농담인 셈이다. 콜롬보에서도 마음에 쏙 드는 순간이 있다. 최근작들 중에 하나였는데 누군가가 이전 사건을 얘기하면 콜롬보가 이렇게 말한다. “미안하지만,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어요”(웃음) 정말 기억이 안 나는 거다. 닥터는 2,000살이다. 전부 다 잊어버려도 될 나이다. 닥터가 내가 쓴 에피소드 중 하나를 잊어버린 거니 꽤 화가 나긴 한다.

Q. .얼굴을 언급하거나 어디서 얼굴을 얻게 되었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을 다룬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피터 카팔디의 예전 모습을 참조한 듯 하다.
스티븐 모팻 : 상당히 애매한 부분인데, 닥터는 이전 상황을 생각했을 수도 있다, 아닌가요?(웃음) 그 설정을 가지고 우리가 무엇을 하건 참 미묘하다. 닥터가 다른 캐릭터로 보이는 이유는 같은 배우가 연기를 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많은 요소를 추가하지는 않았다. 존 왓슨이 왜 빌보 베긴스처럼 보이는지 설명을 드리자면 그건…. 설명이 불가능하다.(웃음)

Q. 변신, 외모, 사이보그 스토리라인 등과 같은 주제가 어떻게 펼쳐지는지 좀 더 말해 줄 수 있나.
스티븐 모팻 : 스토리라인이 있었던가? 사이보그라는 말을 들으면 나도 혼란스럽다(웃음). 변신이라는 말은 지금 닥터가 자기 스스로도 자신이 낯설다는 걸 깨닫는 그 장면을 말씀하신 것일텐데, 닥터는 자신의 얼굴이 어디서 생겨난 건지 전혀 모르는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한 번은 맷 스미스였다가 다름엔 피터 카팔디가 되는 게 어떤 기분일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은 말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일상 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하지만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면 사실 두려운 일이다. 가장 친한 친구를 마주하는 것도 두려울 것이다. 생각해 봐라. 당신이 가장 친한 친구를 바라보는데 그 친구는 당신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말 그대로 보기는 하지만 당신에게서 뭔가 다른 게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도 똑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다.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권리였던 자기 자신이 되는 권리가 자기에게 없는 것인데, 닥터는 주기적으로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 보통은 출연료 협상이 잘 안 되어서 그런 거지만(웃음) 농담이다. 그런 적은 없다. 전혀. 농담을 한 번 하고 싶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BBC Worldw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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