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 24번지’에서 이재환 역을 맡은 빅스 켄
‘하숙 24번지’에서 이재환 역을 맡은 빅스 켄
‘하숙 24번지’에서 이재환 역을 맡은 빅스 켄

더 이상 아이돌은 무대 위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연기를 하고, 예능을 하며, 자신들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에서 빛을 발한다. 23일 첫 방송한 MBC에브리원 시트콤 ‘하숙 24번지’는 다수의 아이돌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방영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작품. 출연진 중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이들도 포함되어 있어 기대와 동시에 걱정 어린 시선이 함께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드라마는 가능성 있는 ‘연기돌’(연기하는 아이돌)을 발견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하숙 24번지’의 연출자 이순옥 피디가 “콩트가 어우러져 가볍고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을 것”이라 공언한 대로 첫 화는 무겁지 않게 주요 인물들에 대한 소개를 코믹한 방식으로 그려갔다. 이 중 빅스 켄이 연기한 ‘하숙생 6’ 이재환은(이재환은 켄의 본명이기도 하다) 스물네 살의 대기업 취업 준비생으로, 아직 극에서 ‘모태솔로’인 것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태어나서 한 번도 연애를 해보지 못한 캐릭터다.

시니컬함으로 무장한 캐릭터를 연기 중인 켄
시니컬함으로 무장한 캐릭터를 연기 중인 켄
시니컬함으로 무장한 캐릭터를 연기 중인 켄

평소 팀 내에서 애교 담당인 것으로 알려진 켄은 첫 화에서 귀여움은 잠시 내려놓고 취업 준비생에 완벽하게 빙의했다. 이건 외관에서부터 쉽게 확인 가능하다. 얼굴의 반을 가리는 동그랗고 커다란 ‘똘똘이’ 안경을 쓴 그는 “아이 씨” “아 왜 인터넷도 안 돼” 같은 불만 가득한 말을 내뱉으며 세상의 모든 스트레스는 자신이 고스란히 흡수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잘 나가는 의사 아버지의 도움 없이 성공하고 싶은, 욕심 많은 청춘 아니던가. 게다가 ‘욱’하는 성격도 지니고 있어 자신을 문 핵 이빨 ‘취집녀’ 김사은(김사은)을 하숙집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너 죽을래”라는 말도 서슴없이 내뱉는다. 김사은이 “정신이 오락가락하시나 봐요”라고 하자 그녀에게 짐볼을 던지며 달려들던 신은 단연 압권 중의 압권. 싸우고 있던 다른 하숙생들에게 이성적으로 해결하자 말했던 그가 온몸을 바쳐 자신의 말을 뒤집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해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켄이 기존에 지니고 있던 러블리한 이미지를 전복시켜 묘한 해방감도 느낄 수 있게 한다. 총 12부작으로, 이제 막 시청자들에게 문을 연 ‘하숙 24번지’에서 켄이 보여줄 다양한 매력이 기대되기 시작한 장면이었다.

# 관전 포인트 : 배우의 얼굴
켄의 얼굴은 극적이다. 배시시 웃고 있으면 강아지 같이 순한 인상이지만, 아무 말 없이 입을 다물고 있으면 쓸쓸하고 고독하다. 무대에서 가수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에도, 브라운관에서 배우로서 여러 캐릭터를 소화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무기가 아닐 수 없다. 스마트폰으로 다 가려지는 작은 얼굴에 이런저런 사연을 담고 있는 듯한 깊은 눈매, 여기에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높은 콧대까지 지닌 그는 일명 ‘화면발’을 잘 받는 얼굴의 소유자다.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인 얼굴은 이미 갖췄으니, 이젠 대사마다 감정만 풍부하게 실어내게 된다면 그의 배우로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하숙 24번지’ 2화 예고에 등장한 켄
‘하숙 24번지’ 2화 예고에 등장한 켄
‘하숙 24번지’ 2화 예고에 등장한 켄

# 미스 포인트 : 안경
사실 안경을 쓰나 안 쓰나, 그 미모가 어디 가겠나. 다만 패션 아이템이 아닌 이상 평소에 그렇게 큰 안경을 쓰는 사람이 어디 흔하냔 말이다. 과장된 스타일링을 통해 캐릭터가 처한 상황과 인물의 성격을 극적으로 표현하려 한 의도는 알겠지만,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2화 예고편을 통해 그의 안경 벗은 모습이 등장해 청순함이 제대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그러니 부디 제작진은 이재환의 얼굴을 가리지 말 지어다.

# 잠재력 포인트 : 타고난 재치 센스 유머
“켄 형이 유머러스한 감초 역할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특유의 재치가 있어서 애드리브 같은 것도 잘할 거다. 시트콤이나 재미있는 장르에서 많은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올 초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팀 멤버 홍빈이 했던 말이다. 켄 자신도 시트콤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번 밝히기도 했던 만큼 시트콤 출연은 꽤 오래 전부터 그가 소망했던 일이기도 하다. 라디오나 예능프로그램 출연 시 켄이 보여준 자연스러운 예능감은 언젠가는 그가 오락적인 요소가 가미된 작품에 꼭 출연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했었다.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몸에서 배어 나오는 재치와 센스는 그의 활약을 기대하게 하는 중요 포인트다.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제공. MBC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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