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이 정은지와 지현우의 행복한 하모니로 마무리됐다. 트로트라는 이색적인 소재와 로맨틱 코미디라는 친근한 장르를 조합하면서 안방극장에 훈훈한 웃음을 선사했던 ‘트로트의 연인’은 중반 이후 기억상실이라는 진부한 소재, 개연성 없는 스토리라는 일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매 방송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화제성을 자랑했다. 그 화제성의 중심에는 여주인공을 맡은 정은지의 노래가 있었다. 정은지는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매회 직접 부른 노래로 ‘트로트의 연인’을 더욱 맛깔나게 만들었다. 정은지가 수놓았던 노래들 중 가장 인상깊었던 노래를 선정해 가상의 앨범 트랙리스트를 만들었다. 총 10곡으로 꽉꽉 채운 정은지표 트로트 리메이크 앨범 ‘불후의 명곡’!
정은지 최춘희 가상 정규 앨범 커버
정은지 최춘희 가상 정규 앨범 커버
Track 01. 님과 함께(Feat. 유은미) (원곡자 : 남진)

‘님과 함께’는 ‘트로트의 연인’ 1회에 등장하며 드라마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역할을 했다. 최춘희(정은지)와 최별(유은미)이 상상 속에서 반짝이 드레스를 입고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처럼 ‘님과 함께’를 부른다. 흥을 돋우면서도 삶의 애환을 드러내는 트로트의 특징을 단 하나의 노래로 표현한 장면이자 앞으로 펼쳐진 ‘트로트의 연인’의 이야기를 함축한 노래이기도 하다. ‘님과 함께’는 마지막 장면에서 춘희와 준현(지현우)의 하모니로 다시 탄생하면서 ‘트로트의 연인’ 대표곡이 됐다.

Track 02. 고추(Title) (원곡자 : 유지나)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트로트의 연인’의 전반부를 장악했던 노래다. 정은지가 실제 어머니의 애창곡이라며 직접 선곡한 곡이기도 해 의미를 더한다. 2회 샤인스타 오디션 무대에서 ‘고추’의 첫 선을 보였던 최춘희는 한 곡의 무대만으로 울고, 웃는 넓은 스펙트럼의 감정을 표현한다. 초반 떨리는 연기로 표현한 ‘고추’, 중반 무반주로 그리운 감정을 담아 부르는 ‘고추’, 후반부 흥이 잔뜩 오른 ‘고추’ 등 다양한 모습이 담겼다. 이 장면으로 정은지는 연기자로서, 가수로서 모두 합격점을 얻었다. ‘고추’는 극중 최춘희의 데뷔곡이기도 하다.

Track 03. 님은 먼곳에 (원곡자 : 김추자)

3회에서 최춘희가 노래방 도우미로 살짝 맛보기만 보여준 노래다. 최춘희는 장준현(지현우)이 춘희의 계약금을 들고 도망간 데다 기획사 사장에 사기에 걸려들어 노래방 도우미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아버지도 사라지고, 준현도 사라지며 희망이라곤 없는 상황에서 춘희는 아무 감정이 없는 표정으로 ‘님은 먼곳에’에를 불렀다. 그 목소리가 어찌도 구슬픈지 조금만 들어도 감정이 울렸다.

Track 04.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원곡자 : 이은하)

가수로 데뷔한 춘희가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의 노래하다’를 패러디한 프로그램에 나가 경연을 펼칠 때 부른 노래다. 이 노래를 계기로 춘희와 준현은 진심어린 음악적 교류를 하는 것에 성공한다. 춘희는 ‘고추’의 무대를 성공적으로 해냈던 그 순간처럼 감정 변화를 선보이며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고추’가 가수가 되고자 하는 풋풋한 캐릭터의 모습이 담겼다면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에는 정은지 본연의 시원한 성량 등 보컬적 역량이 묻어나와 더욱 눈길을 끈 장면이다.

Track 05. 홍시 (원곡자 : 나훈아)

‘홍시’는 극중 치매를 앓고 있는 작곡가 아내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 곡이다. 무반주로 잔잔하게 흐르는 정은지의 보컬은 ‘생각이 난다 /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 /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로 시작되는 ‘홍시’ 가사의 감동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무반주 라이브 뒤에 바람 소리처럼 깔리는 효과음과 최명식(강남길)의 화면이 등장하면서 감정은 더욱 극에 달했다. 시원한 고음이 정은지의 대표적인 장점이지만, ‘홍시’에서는 풍부한 감정표현력을 읽을 수 있다.

Track 06. 사랑밖에 난 몰라 (원곡자 : 심수봉)

5번 트랙에 이은 6번 트랙 ‘사랑밖에 난 몰라’ 또한, 정은지의 감정표현력이 빛나는 트랙들이다. 준현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노래하는 곡으로 떠나간 준현을 두고 그리움을 표현하는 곡이기도 하다. 고백의 설렘보다 그리움의 애잔한 정서로 불러야 하는데 정은지는 여러 차례 장면을 통해서 ‘사랑밖에 난 몰라’를 선보이며 이 같은 과제를 훌륭히 수행했다. 라디오 방송에서 무반주로 들리는 ‘사랑밖에 난 몰라’는 준현의 떠나는 장면의 배경음악으로도 사용되면서 극의 감정을 더욱 끌어올리는데 일조했다.

Track 07. 그대와 나, 설레임(Feat. 지현우) (원곡자 : 어쿠스틱 콜라보)

정은지와 지현우의 하모니가 빛나는 곡이다. 사랑을 고백하고 싶지만, 상대방이 떠나갈까 걱정하는 마음을 담은 달콤한 어쿠스틱 발라드인 ‘그대와 나, 설레임’은 극중 최춘현과 장준현의 썸 타는 관계를 그대로 표현한 곡. 실제 밴드 기타리스트 출신 지현우의 기타 연주와 트로트가 아닌 노래를 부르는 춘희의 모습 등 여러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어떤 상황, 어떤 노래든 자신의 색깔을 입힐 줄 아는 정은지의 능력도 느낄 수 있다.

Track 08. 아빠의 청춘 (원곡자 : 오기택)

‘아빠의 청춘’은 노래가 주는 힘을 알게 하는 노래다. 춘희가 라디오에서 부른 ‘아빠의 청춘’은 극중 딸이 가수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바뀌게 만들었고, 준현이 춘희의 아버지를 찾는 장면의 배경음악으로도 사용되면서 몰입도를 높이게 했다. 앞서 라디오 라이브로 불렀던 ‘사랑밖에 난 몰라’는 무반주로 방송됐다면, ‘아빠의 청춘’은 차분한 피아노 반주가 곁들여져 더욱 아련한 느낌을 자아냈다. 원곡이 힘찬 느낌을 품고 있다면 정은지가 부르는 ‘아빠의 청춘’은 연민의 감정도 느껴져 극중 춘희의 안타까운 상황을 대변하기도 한다.

Track 09. My Way(Feat. 손호준, 신보라) (원곡자 : 윤태규)

춘희가 노숙자 쉼터에서 부른 곡이다. 극중 박수인(이세영)의 악행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춘희의 마음을 대변한 듯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 이제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 내가 가야하는 이 길에 지쳐 쓰러지는 날까지/ 일어나 한 번 더 부딪혀 보는 거야’라는 가사가 용기를 북돋는다. 마지막 ‘마이 웨이~~’라고 시원한 성량과 고음을 자랑하는 은지의 가창력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트로트라는 음악의 특징인 흥겨운 가락에 담긴 삶의 애환도 잘 느껴진다. 손호준과 신보라의 깨알 코러스도 듣는 재미다.

Bonus Track. 하루종일 Duet Ver. (With 지현우)

‘하루종일’은 실제 지현우의 자작곡이자 극중 준현이 춘희를 위해 만든 세레나데 ‘TO.MJ’의 곡명이다. 15회에서 춘희는 준현이 선사하는 세레나데에 화음을 넣으며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정은지표 ‘불후의 명곡’ 앨범을 구매하는 사람을 위해 새롭게 듀엣 버전을 불러보는 것은 어떨까?

굿바이 ‘트로트의 연인’① 트로트와 드라마의 만남, 절반의 성공

굿바이 ‘트로트의 연인’② 정은지 지현우, 도전을 기회로 바꾼 배우들

글, 편집.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KBS2 ‘트로트의 연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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