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동이’에서 양면성을 가진 오마리아를 보여준 김민정
‘갑동이’에서 양면성을 가진 오마리아를 보여준 김민정
‘갑동이’에서 양면성을 가진 오마리아를 보여준 김민정

tvN 드라마 갑동이는 미제의 연쇄살인사건을 다룬다는 이유로 영화 살인의 추억과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권음미 작가는 두 작품 간 비교에 “‘살인의 추억1980년대의 시대적 패배감이 잘 드러나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는 답으로, ‘갑동이를 통해 2014, 현재를 말하고 싶은 욕망을 말했다. 3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지금, 그토록이나 끔찍한 비극을 다시 소환하여 이야기하려던 것은 무엇일까. 궁금증이 일었으나 더 이상의 질문을 하지 않았다. 드라마를 통해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 않았던 질문의 답은 갑동이가 들려준 스무 편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배우 김민정이 연기한 오마리아가 있었다. 오마리아는 정신과 수련의로, 하얀 가운을 입고 있으면 성녀 마리아를 떠올리게 만드는 말끔한 얼굴을 가졌다. 그러나 때로는 짙은 스모키 화장에 검은 가죽 재킷을 입고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혹자는 그런 그녀를 막달라 마리아에 비유하기도 했다. 극과 극의 얼굴을 가진 마리아는 30년이 흘러도 여전한 비극 가운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줬던 것일까. 그 대답을 누구도 아닌 김민정의 입을 통해 듣고자 했다.



김민정은 ‘갑동이’의 오마리아는 반드시 자신의 입으로 다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민정은 ‘갑동이’의 오마리아는 반드시 자신의 입으로 다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민정은 ‘갑동이’의 오마리아는 반드시 자신의 입으로 다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Q. 마리아의 감정에서 좀 벗어난 것 같나.
김민정
: 글쎄, 모르겠다.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아직은 계속해서 마리아와 관련된 인터뷰를 하고 있어 그런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일까. 실은 모르겠다.

Q. 권음미 작가가 드라마 방송 전 살인의 추억과 비교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갑동이를 통해서는 1980년대와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할 것이라는 뉘앙스의 대답을 했었다. ‘살인의 추억은 봤을 테고, ‘갑동이가 그 영화와는 다른, 어떤 메시지를 전한 것 같나.
김민정 : 작가의 의도를 들은 적이 없다. 그럴 시간이나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작가의 의도인터라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Q. 드라마의 엔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민정
: 좀 더 감각적으로 끝나는 것도 재미있지 않나 싶긴 했다. 그렇지만 작가는 휴머니즘으로 끝내고 싶어 했다. 그것이 작가가 정말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였다고도 했다. 결국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리며 마무리 짓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이해가 됐다. 처음 대본만 봤을 때는 다들 너무 해탈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었다, 사실. 다들 스님이 된 것 같았다.

Q. ‘갑동이의 오마리아를 선택한 이유는.
김민정
: 나는 스릴러나 무서운 것을 잘 보지 못한다. ‘갑동이대본을 읽을 때에도 귓가에 범인의 휘파람 소리가 들릴 정도로 잠을 설치기도 했다. 그렇지만 대본이 재미있었다. 잊히지 않았다. 마리아라는 캐릭터에는 더더욱 매력을 느꼈다. 꽂힌 것이다. 또 조수원 PD와 함께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컸다. ‘사춘기라는 드라마 할 때 조감독과 배우로 만난 이후, 10년이 넘게 흐른 뒤 재회인터라 뜻 깊었다. 워낙에 감독의 전작(‘너의 목소리가 들려‘)이 잘 되어 승승장구하고 계신 분이라는 점에서도 더더욱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

Q. 마리아는 상반된 얼굴을 지닌 캐릭터였다.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김민정
: 캐릭터 대비가 가장 큰 어려움이고 숙제였다. 한 사람한테서 나오는 두 감정이 충분히 전달되어야 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어렵게 느껴졌다. 그 극명한 대비를 표현하기 위해 가발이나 진한 아이라인 등을 소화했어야 했다. 혹시나 그 점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에서 고민이 많았다. 여하튼 그 와중에 내가 이해한 마리아는 죽지 못해 살아가는 여자였다. 세상과 그리고 사람과 제대로 소통하는 것은 정말이지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마리아는 소통을 못하며 꾸역꾸역 사는 사람인거다. 태오(이준)가 그런 마리아에게 왜 저를 한 번도 믿어주지 않으세요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그 때 이 여자는 자신이 이 세상 누구도 믿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절감하면서 감정이 무너져 내린다. 그런 여자였다. 그런데 말이다. 고민도 많고 머리도 아프지만 그것이 잘 전달됐을 때 느껴지는 희열이란 것은 분명 있다.

Q.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희열을 느꼈나.
김민정
: (한참 생각하더니) , 잘 지나왔다고 생각한다. 중반 이후부터 고민이 참 많아, 감독과도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다. 마치 외줄타기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자칫 잘못하면 뚝 떨어지는 캐릭터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마리아는 정상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렇다고 이해가 안 되는 캐릭터로 표현되어서는 안 되니까, 고민들이 많았던 것이다. , 질문이 뭐였지. , 희열. , 이번에는 연기를 통해 희열을 느꼈다. 억누른 상태로 있다 태오에게로 가서 그 감정을 강하게 전달하며 해소할 때, 희열을 느꼈었다.

김민정은 어느새 데뷔 20년을 넘어섰다. 그 시간만큼 책임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김민정은 어느새 데뷔 20년을 넘어섰다. 그 시간만큼 책임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김민정은 어느새 데뷔 20년을 넘어섰다. 그 시간만큼 책임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Q. , 가장 첫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작가의 의도를 모르겠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갑동이가 들려준 이 시대의 이야기는 바로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보통은 격리되어야만 하는 존재로 그려진 싸이코패스 태오조차도 소통을 통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태오가 가장 소통하고 싶어 했던 인물, 마리아야말로 이 드라마의 주제를 상징하는 존재는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김민정 :
! 그 말을 들으니 마리아가 핵심적 인물이라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낄 수 있어 뿌듯하다. 사실 마지막 회의 가위바위보 신이나 태오가 죽는 순간에서 작가가 마리아에 가진 애정이 얼마나 컸었나를 알 수 있었다. 그 전까지 내가 했던 고민들, ‘비록 마리아가 정상이 아닌 캐릭터라해도 끝까지 데려가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장면을 통해 내가 했던 고민들이 풀렸었다. 가슴으로 마리아의 감정을 느꼈다.

Q. 김민정이라는 배우는 벌써 25년의 경력을 가졌다. 일해온 환경에서 소통은 어느 정도로 중요했나.
김민정
: 소통이 가장 중요하지. 우선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한 지붕 아래 살아도 말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는데, 하물며 일하려고 만난 사람끼리 오죽할까. 그러니 소통은 가장 중요한 최우선의 문제이다. 그렇지만 지금도 물론 잘 안 된다. 중요하다 여기고 노력할 뿐이다.

Q. 나이는 어리지만 경력이 워낙 길다보니, 어느 현장을 가도 아는 얼굴이 있을 테고 그러면 현장이 편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편안한 당신에 의지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텐데.
김민정
: 그래도 한국은 경력보다는 나이가 먼저이지 않나. 20대 때에는 경력과 나이의 갭이 커서 불편한 점도 있었다. 나는 많이 알기도 하고, 많이 보이기도 하고, 또 많이 들리는데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면 오해의 소지가 생기니 늘 말을 아꼈다. 그런데 또 무조건 참으면 어느 순간 욱하고 말아 행동이 이상하게 나오게 된다. 그러면 또 오해를 받는다. 무엇을 해도 예쁘게 봐줄 수 있는 20대에는 그렇게 참으며 또 참다가 터지며 시간을 보냈다. 가치 없는 시간이지. 이제는 좀 더 많이 이야기하려하고, 이번에 이준처럼 예쁜 후배가 있으면 칭찬도 많이 해주려 한다. , 그런데 이 질문을 받고 보니 문득 드는 생각이 내게 의지하려는 이들이 있었던 것도 같다. 혹시 내가 조심스러운 마음에 일부러 피했던 것은 아닐까. 어쩌면 내가 어떤 조언을 해주고 도움을 주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텐데 말이지. , 조금 변해야할까?

Q. 의지는 곧 신뢰이니까, 감사해야할 부분이긴 하지.
김민정
: 어렸을 때부터 들어오는 캐릭터들은 늘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물론 나 역시 그런 캐릭터를 더 선호한다. 그런 캐릭터를 주실 때마다 작가나 감독님들은 민정 씨는 할 수 있으니 드리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 말은 감사했다. 그러나 때로는 부담이 되기도 했다. 늘 두 가지 마음이 같이 존재했다.

Q. 후배들을 바라보면서는 어떤 감정을 느끼나. 이번에는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멤버이기도 한 이준과 주로 호흡했는데.
김민정
: 준이는 예의 바른 친구다. 또 연기적 호흡을 받을 수 있는 배우였다. 이 호흡은 경력과는 크게 관계가 없다. 호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자세의 문제이기도 하다. 되는 사람이 있고, 안 되는 사람이 있는데, 준이는 하더라. 그런 면에서 , 이 친구봐라했던 적이 있다. 배우마다 연기하는 스타일은 제각각 다르다. 나의 경우에는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연기하는 타입인데, 그렇지 않은 배우를 만나면 당황스럽다. 그런데 준이는 소통을 하더라. 좋았다.

Q. 끝으로, 자극적 질문 하나. 윤상현과의 베드신 소감은, 하하.
김민정
: 하하하하. 그게 무슨 베드신인가. 그런데 그 신 전체 드라마 중 가장 나중에 찍었다. 토요일 아침에 비몽사몽간에 찍었다. 둘 다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었다.

.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더좋은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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