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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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가 돌아왔다. 지난 2011년 돌연 군에 입대한 그가 근 3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선택한 작품은 바로 KBS2 ‘드라마스페셜-18세(18세)’ 차기작을 선택하는 데 있어 “익숙함을 버리는 게 목표였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는 연기에 대한 깊은 애착과 갈망이 묻어났다.

16세라는 어린 나이에 모델로 데뷔한 뒤, 김흥수는 스무 편이 넘는 작품에 이름을 올리며 활발히 활동해왔다. 하지만 그는 ‘배우의 삶’에 회의를 느꼈던 순간, 미련 없이 군대로 떠났다. 김흥수는 공백기가 자신이 왜 연기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어느덧 서른 줄에 들어선 김흥수는 배우로서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증명해 보여야만 할 시점에 이르렀다. 4일 오후 11시 55분 방송을 앞둔 ‘18세’가 그런 그의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까. 그와 함께 ‘18’세를, 그리고 지나온 연기 인생을 이야기하는 시간은 그의 회한만큼이나 아팠고, 그래서 더욱 값졌다.

Q. 소집 해제 이후 8개월 만이다.
김흥수: 군 복무를 마치고 ‘멘탈 케어’가 필요했다, 하하. 몸 상태도 많이 안 좋았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쉬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것 같다. 지난 2월에는 필리핀으로 여행도 다녀왔다.

Q. 근 3년간 연기 활동을 멈췄다. 잊히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김흥수: 솔직히 잊히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내가 누구처럼 확실히 자리를 잡아 놓고 군대에 간 게 아니라서, 하하. 하락세를 그리던 시점에 입대한 거다. 입대할 때가 연기 활동 12년 차였다. 어렸을 때는 연기가 내가 선택해서 한 일이라기보다는 그냥 상황이 그러니까 했던 일 같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당연했지. 근데 막상 군 생활을 시작하면서 그 당연했던 일을 하지 못하게 되니까, 그게 참 감사한 일이었다는 걸 알겠더라. 그 깨달음을 얻었다는 게 더 의미가 크다.

Q. 다시 시작하고자 마음먹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김흥수: 의도적인 공백기는 아니었지만, 내게는 ‘독’이라기보다 ‘약’이 됐다.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했던 터라 많이 지쳐있었다. 군대에서는 TV나 영화도 안 봤을 정도다. 또 보면 하고 싶어질 것 같아서. 제대를 앞두고 몸까지 상하니까 상실감 같은 게 생겼다. 쉬면서 생각도 많이 했고 연기에 대한 갈증도 커졌다.
김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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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랜만에 현장에 돌아와 보니 기분이 어떤가. 작품에 임하는 마음도 달라졌을 것 같은데.
김흥수: 모든 게 바뀐 느낌이다. 옛날에는 늘 현장에서 막내였다.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많이 선배들이 예뻐해 줬고 나도 그걸 즐겼다. 근데 군대를 다녀오니 서른이 넘었다. 더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거다. 이제야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게 실감이 나더라. 익숙한 환경이 낯설게 변한 거지. 그래도 관계없다. 연기하고 싶었던 마음만 떠올리며 작품 활동에 집중하자는 마음이다.

Q. 그 시점에 선택한 작품이 ‘18세’이다. 어떤 이유에서 출연을 결심했나. 배역이 마음에 들었나.
김흥수: ‘18세’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김진우 PD가 “예전과 달리 낯선 이미지가 묻어나서 좋다”고 하더라. 내게 이번 작품은 워밍업의 성격이 강하지만, 간만에 시청자를 만나는 작품인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도 ‘18세’를 찍으면서 연기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

Q. 말수가 적고 의뭉스러운 남자 석현 역을 맡았다. 어떻게 표현해보려 했는가.
김흥수: 그간 내가 맡았던 작품들 속 이미지는 대체로 비슷했다. 친근하고 살가운, 그런 편안한 이미지였다. 반면 ‘18세’의 석현은 많이 다르다. 대사도 툭툭 던지는 스타일이다. 후반부에 감정을 터트려야 해서 감정 표현의 폭을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워낙 몸에 밴 연기가 ‘친절한 연기’라서 그걸 고치는 게 급선무였다.

Q. 확실히 입대 전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낯선 냄새’가 난다. 좀 더 남성성이 증가했달까, 하하.
김흥수: 나는 아직 남자가 된 것 같지 않다.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도 있겠지만, ‘남자’라는 단어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기지 않나. 30대가 넘어가면서 더욱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제는 무엇인가를 해도 그 결과에 따라 냉정하게 평가가 갈리는 시기가 됐다. 은퇴도 없이 잊히는 게 이쪽 업계의 특성인지라, 좀 더 책임감을 느끼며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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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 계획이 섰나.
김흥수: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나는 주연을 할 수 없다. 바꿔 말하자면 작은 배역부터 한 계단씩 올라가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어릴 적에는 촬영장 가는 게 지옥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워낙 많이 혼났으니까. 근데 어느 시점이 지나고부터는 내게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어지더라. 그 순간부터 발전이 없어지는 거다. 배우로 살아남기 위해서 대중과 자주 만날 필요가 있고 그러려면 연기를 잘해야 한다. 나를 둘러싼 포장지 없이 현재의 내 위치에서 다시 시작하려 한다. 자신에게 관대해지지 않을 거다.

Q. 연기 변신에 대한 욕심도 크겠다. 아무래도 아직 당신의 이름을 들으면 아역 시절의 모습을 떠올리는 분들도 많다.
김흥수: 물론이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든 밑거름이겠지만, 배우로서는 그런 이미지를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연기에 배고프다. 정말 잘하고 싶다. 군대에 가기 전에는 되지도 않는 실력으로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려고 발버둥 쳤던 것 같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일단 작품이 내게 입혀준 옷을 잘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 후에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볼 것이다. ‘18세’를 하면서 배운 게 많다. 계속해서 기존에 해왔던 것과 다른 것을 해보려는 노력이 나를 성장하게 하더라.

Q. 어느덧 서른둘이다. 배우가 아닌 남자로서도 생각해야 할 게 많아졌겠다. 결혼 생각은 없나.
김흥수: 서른이 넘으니까 조금 신중해진다. 지금 만나는 사람은 없다. 결혼할 생각이 없는데 외롭다고 누군가를 만날 수는 없지 않나. 37세에는 꼭 결혼할 거다. (Q. 37세면 5년 뒤 이야기이다. 이유가 있나.) 연기에 한 번 올인 해보려고 한다. 과거에 돈과 타협에서 작품을 선택한 적이 있는데 스스로 굉장한 자괴감을 느꼈다. 식구가 생기면 난 또 그런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 연기만 보고 미칠 듯이 달려드는 시간을 5년으로 잡은 거다. 한 번은 연기로 일 등을 해보고 싶다, ‘배우’라는 이름이 무겁지 않도록.
김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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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군대에 공백기까지, 정말 오랜만의 복귀다. 마지막으로 기다려준 팬분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김흥수: 혹시나 나를 기다려주신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 그렇게 해서 감사한 마음을 갚고 싶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연기 좋다’는 말 한마디가 내게는 가슴이 찡해질 정도로 감사한 칭찬이다. 좋아하던 일이 직업이 되면서 노력을 안 하게 되고 그 나태함이 나를 병들게 한 시기가 있었다. 이제는 달라질 거다. 그런 나의 의지와 노력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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