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 하지만,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가 재미있는 점은 앞을 미리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MBC ‘기황후’처럼 기황후라는 실존 인물에 픽션을 가미한 경우라면 더욱 실제 역사와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 기사에서는 ‘기황후’ 속 잘못된 역사적 사실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기황후’의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를 예측해 봤다. (지난 기사 참조) 실제 역사와 드라마의 내용을 일일이 따지려고 하면 끝이 없지만, 재미와 별개로 간단한 역사적 사실을 가끔 아는 것도 좋을 듯하다.

MBC '기황후' 캡처
MBC '기황후' 캡처
#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다음 상대는 백안

지난 11일 방송된 MBC ‘기황후’ 37회에서는 모든 이들의 오랜 숙적이었던 연철(전국환)이 드디어 죽임을 당하는 모습이 담겼다. 기승냥(하지원)을 괴롭히고, 고려를 짓밟고, 타환(지창욱)의 성장을 막았던 악인이기에 연철의 죽음에 많은 이들이 쾌재를 불렀다. 여전히 연철의 딸 타나실리(백진희)와 아들 당기세(김정현)가 살아있지만, 이들도 머지않아 최후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기승냥은 이제 ‘기황후’가 되는 일만 남은 것일까? 아니다.

역사에 따르면 ‘고려 핏줄’인 기승냥은 쉽게 황후가 되질 못한다. 타나실리가 죽고도 승냥을 향한 타환의 사랑은 여전했지만, 이번에는 백안(김영호)이 승냥의 앞을 막아선다. 실제 역사에서 연철의 사후, 당기세의 반란까지 진압한 백안은 연철이 있던 대승상의 자리에 오른다. 사실 백안은 한족도 탄압했던 몽골인제일주의자였다. 그렇기에 그는 몽고족이 아니면 황후가 될 수 없다고 기씨의 황후 책봉에 반대하고 나섰다. 결국 옹기라트 가문의 바얀 후투그가 새 황후에 오르고, 백안은 연철 못지 않은 권력을 휘두르게 됐다. 이에 타환이자 원 순제는 백안의 조카인 탈탈과 함께 그가 사냥 나간 틈을 타 내쫓았다고 전한다.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예고라고 한 듯, 37회에서 끌려가는 연철에게 백안이 “정치를 잘못해서 당신이 죽는다”는 말을 하자, 연철은 “결국에 너 또한 나처럼 권력에 맛 들려 살다가 쓸쓸히 인생을 마치겠지”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일종의 복선인 것이다. 또한 최근 새 황후 역으로 배우 임주은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드라마 ‘기황후’가 새로운 내용으로 전개될 것을 예고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타나실리의 뒤를 잇는 새 황후 바얀 후투그는 실제 역사에서 타나실리와 달리 어진 성품으로 알려져 드라마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 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황후로 향하는 승냥의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탈탈(진이한)의 무한 매력이다. 마찬가지로 ‘기황후’의 실존 인물인 탈탈은 백안이 권세라는 함정에 빠질 때, 자신의 백부인 백안을 몰아내는 인물. 자신이 재상이 되고 나서도 옛 정치를 개혁하고, 역사를 편수하는 일을 주관하는 등 제대로 된 정치를 펼치려고 노력했다. 후에 간신 합마의 농간으로 귀양살이를 하던 중 독살 당하나 원나라 최후의 명재상으로 꼽힐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남겼다. 앞으로 진이한의 목소리와 비주얼로 되살아난 탈탈의 매력 지수는 계속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MBC ‘기황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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