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해 여우빛②윤소희, “설 연휴에는 맛있는 ‘식샤’를 많이 하세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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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배우 기근 현상’ 몇 년 전부터 방송가와 충무로의 캐스팅 담당자들이 종종 하소연하듯 전하는 얘기다. 연기력 출중한 ‘쓸 만한’ 20대 여배우들이 도통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보석 같은 신예들은 제 자리를 지키며 열심히 스스로를 갈고 닦고 있다. 올해는 생동감을 뜻한다는 갑오년 청마(靑馬)의 해. 숨은 땀방울을 흘리며 누구보다 힘차게 달릴 준비 중인 네 명의 20대 여배우들에게서 한 해 계획과 소망을 들어보았다.

“짱짱맨!” 새침한 표정으로 외치는 말 한마디에 듣는 사람마저 기분이 좋아진다. 케이블채널 tvN ‘식샤를 합시다’(이하 ‘식샤’)에 출연 중인 윤소희는 제 옷을 입은 듯 몸에 꼭 맞는 캐릭터 윤진이를 만나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 정식으로 데뷔한 지 1년, 작품 수로는 3편 만에 거둔 성과다.

캐릭터만 잘 만난 것도 아니다. ‘식샤’를 통해 구대영(윤두준)을 짝사랑하는 풋풋한 20대 여성으로 열연 중인 그녀는 뒤늦게 깨달은 ‘배우의 꿈’을 키우기 위해 “설 연휴에도 연기 공부를 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데뷔 후 조금은 서툴렀던 ‘배우 적응기’를 거친 그녀는 2014년 비상을 꿈꾸며 미래를 향해 한 발 한 발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Q. 첫 주연작 ‘식샤’와 함께 2014년 새해를 맞이한 기분이 어떤가.
윤소희: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그전까지는 막연하게 ‘연기 공부를 해야지’ 했는데, 역시 실전이 최고인 것 같다. 설 연휴에도 집에서 대본을 보고, 연기 연습을 해야겠다!(웃음)

Q.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달라진 점이 있나.
윤소희: 작년에는 엑소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작게나마 무언가를 시작했던 한해였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하고, 적응해나가는 기간이었달까?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첫 작품부터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서 다행이다. 앞으로는 ‘연기’ 하나만 보고 달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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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러 단역을 제외하면 ‘식샤’가 정식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장에서 배우는 게 많겠다.
윤소희: ‘배우’는 멋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도 있지만, 무언가에 몰입할 때의 모습은 정말 멋있다. 연기하다 보면 대사, 동선 외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은데, 함께하는 선배들은 모두 완벽하게 해낸다. 이수경은 항상 밝은 미소를 잃지 않고, 윤두준은 바쁜 스케줄에도 힘든 내색 없이 준비를 완벽하게 해온다. 심형탁은 정말 캐릭터에 몰입하고, 이도연과 장원영도 연극 경력이 많아서인지 내공이 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정말 ‘나는 아직 멀었구나’ 싶다.

Q. 황실 오피스텔(극 중 이수경, 윤두준, 윤소희가 사는 곳) 804호의 문이 열렸을 때 단번에 시선을 빼앗겼다. 능청스러운 연기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캐릭터가 잘 맞는다는 느낌이다.
윤소희: 윤진이는 나와 닮은 점이 많다. 박준화 PD도 그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오디션 제의가 들어와서 시놉시스를 본 뒤에 ‘이 캐릭터는 내가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긴장하면 제 실력의 반도 발휘 못 하는 성격이라 걱정했는데, 박준화 PD는 “곱게 자란 느낌이 담긴 게 캐릭터와 잘 맞네. ‘백치미’를 조금만 넣으면 되겠다”고 하셨다.

Q. 화보나 다른 작품에서 출연했을 때는 차가운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식샤’를 보니 그것도 아니더라.
윤소희: 어릴 적부터 인상이 차갑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머리도 밝은 톤으로 염색하고 화장도 연하게 하는 등 외모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아무래도 1인 가족이다 보니 편한 느낌이 묻어 나야 될 것 같아서(웃음).

Q. 하이톤으로 외치는 “짱짱맨!”도 ‘초긍정 캐릭터’ 윤진이를 형상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윤소희: 사실 ‘짱짱맨’은 태어나서 처음 접해본 단어라서 어떻게 읽어야할지 감이 안 잡히더라. 어떤 느낌으로 살려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수백 번은 다른 톤으로 읽어봤던 것 같다. 어려운 상황인데도 항상 긍정적인 윤진이의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서 내가 가진 것 이상으로 감정을 끌어내야 했다. 문제는 그게 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밝고 사교적인 느낌을 몸에 베게 하려고 현장에서도 윤진이처럼 행동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대사도, 행동도 몸에 착 붙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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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연 배우들과 호흡을 주고받을 때의 모습은 귀엽고 풋풋했다면,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의 표정에서는 어딘가 아련하고 새침한 느낌마저 묻어나더라. 연기 경력이 짧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윤소희: 대본을 보면서 그 상황에 맞는 표정도 똑같이 지어 본다. 그것도 안 될 때는 직접 찍어서 몇 번이고 돌려봤다. 또 방송을 보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캐릭터에 어떤 느낌을 담아야 할지 감이 올 때가 있다. 그렇게 반복, 또 반복하면서 윤진이의 결을 살려 나갔다.

Q. 사실 작년에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까지만 해도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출신’이라는 수식이 따라다녔다. 공부도 연기만큼이나 성실하게 했나 보다(웃음).
윤소희: 중학교 2학년 때 이과 공부에 흥미를 느낀 이후 고등학교에서 심화된 내용을 배우니까 더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더라. 또 생명화학이 인체 과학과 접목할 수 있는 거라 전도유망한 분야이기도 하고(웃음). 어릴 때는 공부 쪽에 재능이 있다고 느껴져서 그쪽에 집중했었다. 근데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연기이다. 그것도 정말 잘~(웃음).

Q. 공부 잘하는 외동딸이 갑자기 배우가 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나. 반대가 심했을 것 같은데.
윤소희: 원래 모든 ‘잘 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겨야만 하는 편이다. 싫은 건 아무리 시켜도 안 한다. 처음에는 반대도 많이 하셨는데 무작정 안 된다고 하신 건 아니다. 단지 “네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전혀 다른 일인데 괜찮겠냐?”는 걱정이었다. 몸은 힘들고 그래도 연기에 재미를 붙인 뒤로 대전에서 서울을 일주일에 2~3번씩 오가는 모습을 보시더니 “그래,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니”라며 허락하셨다.

Q. ‘식샤’를 통해 이름을 알렸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나.
윤소희: 오직 연기 하나뿐! 지금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연기를 잘하고 싶다. 지금 의욕이 절정에 달했을 때 좀 더 바싹 조여야 한다(웃음). 다양한 작품을 통해 나만의 매력을 찾아 나갈 거다. 현장에서 선배들을 보며 느낀 사실은 ‘배우’가 연기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장동건, 한지민처럼 어디에서나 ‘인간적으로 성숙하다’는 평을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디에 갔다 놓아도 자기 몫을 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그런 신뢰가 느껴지는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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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14년 새해를 맞아 텐아시아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윤소희: 설은 민족의 대명절이다. 많은 분이 학교, 직장에서 얼마나 힘든 일이 많은가. 적어도 설 연휴만큼은 가족과 함께 따뜻한 시간 보내면서 힐링 받으셨으면 좋겠다. 아, 또 명절인 만큼 맛있는 ‘식샤’를 많이 하세요!(웃음)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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