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그대’ 방송화면
‘별에서 온 그대’ 방송화면
‘별에서 온 그대’ 방송화면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2회 12월 17일(목)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천송이(전지현)는 레포트를 교묘하게 짜집기해서 제출하지만, 도민준(김수현)에게 날카롭게 지적당하고 공개적으로 빵점을 받는다. 또 다시 악플에 시달리는 천송이는 술에 취해 옆집인 도민준의 집에 들어가 쓰러진다. 이 사실을 안 이휘경(박해진)은 유세미(유인나)와의 약속은 잊은 채, 당장 천송이를 데리고 나온다. 한편, 도민준은 천송이가 떨어뜨리고 간 지갑에서 12년전 만난 소녀의 사진을 발견하고 충격에 빠진다.

리뷰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 도민준이 말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다. 지구인들은 그걸 운명이라고 한다고. 지구에서 400년을 살아온 그가 마치 현자처럼 깨달은 것은 다름 아닌 운명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도민준에게도 지구인이 말하는 운명이 시작되었다. 지구를 떠나기 전 만나고 싶다던, 소녀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도민준은 사람보다 훨씬 세상을 오래 살아오면서 삶의 지혜를 터득했고, 깊은 내공을 쌓았다. 그래서 누구보다 더 날카로운 논리를 보여주고, 지구인의 삶에 대해서도 관조적이다. 그러나 그는 운명을 믿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지구인들이 말하는 운명을 맞닥뜨리게 된다. ‘별에서 온 그대’는 만나야 할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된다며, 사랑의 운명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도민준이 다시 한번 만나고 싶은 기억 속의 소녀. 천송이가 마음 속에 간직한 아저씨. 운명의 상대는 바로 옆집에 있었다. 그 사실을 모른 채 사사건건 부딪히고, 불편한 감정을 쌓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흥미롭다. 그리고 예상보다 빨리, 2회에서 도민준이 기억 속의 소녀의 흔적을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운명은 천천히 다가오는 법! 도민준과 천송이가 서로를 알아보는 순간은 가장 미뤄두고, 아껴두는 순간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제 신호탄만 발사한 것이다.

‘별에서 온 그대’는 도민준과 천송이의 운명적인 사랑에 대한 결론을 놓고 시작하는 드라마다. 그러나 로맨틱 코미디의 묘미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이들이 매회마다 어떤 사건 속에서 감정을 쌓아나갈지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면서 보는 짜릿한 즐거움이다. 김수현과 전지현이 보여주는 캐릭터와 이들의 만남만으로 즐거움은 가득하다. 문제는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 속에서 운명이 어떻게 펼쳐지는 지가 관건. 캐릭터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스토리의 힘을 기대해본다.

수다 포인트
- 김수현의 은밀하고 위대한 샤워씬은 여자들의 위한 보너스? 짧지만 강렬하다!
- 욕도 김수현이 하면 고품격이구나. 병자년 방죽을 부리는군! 유행 예감
- 김수현은 지구인도 아니고, 초능력이 있는 외계인인데 왜 전지현을 알아보지 못하지?

글. 박혜영(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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